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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피미엔타

by 다스다스 2024. 1. 7.








피미엔타를 라포르타가 자기 사람 세우려고 날렸다는 진짜 좀 아닌 게 아무리 내부 인사를 가져다 쓰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더 심한 바르셀로나여도 커리어가 보잘것없는 내부 인사까지 마구잡이로 가져다 쓰는 게 아니니까 그런 거임.




특히 바르셀로나는 정치판과 다를 바 없는 곳이기 때문에 팬들이 어떻게 반응하냐를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음.




티토가 유일하게 보잘것없는 선수 커리어를 감안하고도 퍼스트 팀 감독이 된 내부 인사인데 티토는 펩이 자신의 후임으로 강추하기도 했고.




황금 세대를 가르친 유소년 감독인데 하필 그 세대가 거품 세대가 아니라 역대 최고의 팀을 만든 바탕 중 일원이 된 선수가 있고 또 더 나아가서 그중 한 명은 그 팀의 에이스였고 또 다른 한 명은 마지막 퍼즐로 돌아온 인물이어서 이미지 메이킹까지 가능했으니 로셀이 전면에 내세운 거뿐임. 실제로 세스크 필살 전술을 더 기대하게 만든 건 티토지. 펩이 아님. 막상 보여준 건 하나도 없지만...




그리고 펩은 티토가 아니라 누가 수석코치였든 그 사람 하면 잘할 거라 했을 거임. 남 흉보는 사람도 아니고 애초에 믿을 수 없는 사람하고 일을 안 하는 성격이니. 이걸 곧이곧대로 믿고 티토 갖다 쓴 로셀이 멍청한 거임. 그만큼 축구 모른다는 티를 그대로 내서 티토한테 권한 다 몰아줬다가 팀이 그대로 꺾인 거.




펩은 측면 보강만 다시 제대로 하고 티아고를 비롯한 몇 명만 잘 갖다 쓰면 충분히 경쟁력 유지할 수 있는 팀 만들어 놓고 갔음. 그거 다 말아먹고 선수들 신체 하락까지 이끈 장본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티토임.




피미엔타가 라스 팔마스를 다시 중위권 팀까지 올려놨으니 능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게 빅 클럽에서도 먹히냐 안 먹히냐를 증명해주진 않음. A매치는 커녕 바르셀로나 퍼스트 팀 자체를 딱 1경기 겪어보고 그 마저도 크루이프란 인물도 언론들에게 공격을 받던 그 시즌에 경험한 거라 실제 바르셀로나의 환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선수로서도 그렇게 얼마 겪어보지 못한 인물임.




물론 이런 인물을 계속 퍼스트 팀 감독 후보로 남겨놓으면 보드진 입장에선 진짜 쓸 감독이 아예 없을 때나 외부 인사가 들어왔을 때 여차하면 수석코치로 제안을 하거나 하면서 총알받이나 차기 감독 후보로 입지를 공고히 하는 식으로 쓸 수 있겠지만 피미엔타가 원한 건 그런 게 아니겠죠.




거의 20년 가까이 유소년 레벨의 선수들을 다뤄왔고 감독으로서도 이제 한 걸음 내딛을 시기가 온 것도 맞긴 했으니 서로 니즈가 안 맞았던 거뿐임. 라포르타 입장에선 챠비가 실패했을 때 또 다른 보험은 필요하니 어쩔 수 없는 것도 맞았고. 제가 당시에 화났던 건 어차피 챠비 실패 보험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끌어다 쓸 내부 인사를 찾고 있었다면 그렇게 급하게 일을 진행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임.
 
 
 
 
발베르데 엄청 깠지만 인터뷰 스킬로는 역대급 감독 중 하나라고 보는데 그 감독도 낚아보려고 별에별 질문들을 다 하던 게 카탈루냐 언론들임. 레이카르트는 아예 자기가 다 잘못했으니 (잘못한 거 없음. 딩요랑 데코, 에투가 그냥 답도 없는 쓰레기들이었던 거고 에드미우손이 당시 존재하던 내부 기자들도 안 흘리던 얘기를 터뜨려서 그런 거.) 그만 얘기하라고 했었을 정도고. 이 레이카르트도 로테르담 말아먹고 왔지만 크루이프, 사키, 반 할 아래서 다 뛰어본 인물이죠.




빅 클럽의 압박감과 중하위권의 압박감은 당연히 다르고. 선수들을 다루는 방식도 천지차이구요. 사키가 밀란 말고 아무 데서도 성공 못한 감독인데도 고평가 받는 건 전술전략적으로 정돈된 기계적임을 반영해 한 차원 발전시킨 감독이라서란 이유 하나가 아니라 최상위 레벨의 선수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실전적으로 증명시킨 감독이란 것도 있음. 보아스, 세티엔 같은 감독들만 봐도 최상위권 진입하자마자 본인의 이론이 쓰레기란 게 바로 뽀록났죠.




게다가 피미엔타가 잘하고 있는 것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라스 팔마스의 스쿼드 구성을 보면 바르셀로나 출신을 비롯한 카탈루냐 지역 출신 선수들이나 마드리드 유스 출신들이 꽤 섞여있는데 이게 이런저런 선수들을 잘 긁어본다는 것과 고쳐서 잘 쓴다는 긍정적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을 스쿼드에 융화시키는 데는 부족하다는 부정적 평가 역시 동반할 수 있음.




이건 빅 클럽 가서 중위권 감독들이나 변방 리그 출신 감독들이 종종 자기도 모르게 파벌 논란을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하죠.




라포르타도 로셀이나 바르토메우와 똑같은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라포르타를 깔 주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였어도 피미엔타 퍼스트 팀 감독은 염두에 두지 않았을 거임. 시기상 연이 맞지 않았을 뿐이고 바르셀로나가 내세울만한 인물은 아니었고 그게 전부. 본인도 그걸 아니 철저하게 선 긋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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