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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마드리드와 마드리드

by 다스다스 2024. 1. 11.





보다가 계속 꾸벅꾸벅 졸아서 자세하게는 아니고 간단하게.




1.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전방 압박을 비롯한 전방위 압박이 안 되는 거지. 기본적으로 중앙을 좁히고 박스 안을 틀어막는 수비와 측면으로 몰아서 하는 숫자 싸움 등은 쌓인 경험치가 있고 검증된 팀이라 측면부터 스타트를 끊어 벽을 부순다는 전제를 깔고 가는 건 타당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게다가 어떤 식으로든 마드리드의 전방 선수들이 박스 바깥에서 플레이를 시작해 박스 안에서 마무리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 사항이었을 테구요.




문제는 이 측면을 쓰는 방식을 완성시켜 줬던 벤제마가 빠졌으니 일부분 대체를 벤제마 다음으로 이끌던 모드리치로 하려고 한 건데 이 모드리치가 움직임이 고장 나고 있다는 거임. 엘클 때도 교체로 나와서 그런 거라 느끼긴 했는데 선발로 나오니 움직임이 죽는 시간대가 엄청 이르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덕에 벨링엄은 물론이고 비니시우스, 호드리구의 효율이 싹 다 죽고 있음.




비니시우스, 호드리구는 동료들을 쓰면서 박스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가 플레이를 마무리하는 포워드들이고 벨링엄은 아무리 봐도 종으로 공간을 쓰는 게 더 파괴적이고 효율적인 선수인데 (+ 발베르데도)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니 답답한 모습이 나오는 거라고 봅니다.




측면에서 스타트를 끊으면 상대가 숫자로 누르려고 하는 측면 압박에 대응해 숫자를 맞추거나 3대4 구도라도 맞춰버리면 벤제마처럼 정확하게 받고 내주면서 패스 속도나 드리블 속도에 비례해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횡으로 수비 벽을 흔들어 주는 선수가 없고.




최후방에서의 롱패스나 빠른 템포의 직선 패스로 전개를 시작하면 엔드 라인으로 빠져서 플레이하는 게 익숙한 선수가 카르바할, 발베르데밖에 없어서 비니시우스, 호드리구가 죽어버리는 거죠.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는 오히려 엔드 라인으로 빠지게 만들면 수비가 성공하는 선수들이죠. 측면을 단발성으로 쓰거나 공격의 마무리를 크로스로 하는 게 익숙한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죠.




(비니시우스는 저렇게 박스 안에 본인이 갇혀버리면 저기서 상대 선수들을 어떻게 끌어내고 잡아낼까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기보단 일단 빠져나오죠. 호드리구도 본인 공간을 의식하지. 동료들을 의식하진 않습니다.)


(마드리드가 늘 하던 것처럼 이렇게 측면에서 스타트를 하면 횡으로 공간을 파주는 선수가 없습니다. 벨링엄은 이미 여기까지 관여하는 건 물론이고 전후좌우 동선이 말도 안 된다고 봅니다.)


(결국 이렇게 측면에선 원온원이 나오면서 나머지 인원들이 나머지 공간들을 쓰는 게 제일 낫긴 한데 이것도 최선이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범용성, 효용성 등을 다 따져봤을 때 제일 좋은 선수들이 발베르데랑 카르바할인데 발베르데는 이렇게 쓰면 벨링엄과 과정은 달라도 공격에서의 가치가 너무 안 나오고.




카르바할은 리노랑 원온원 때도 보였는데 밸런스 무너지는 게 심상치 않은 게 저번 시즌부터 보이는데 신체적 하락의 징조이자 위험 요소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속도에 지는 것보다 상대 동작에 속았을 때 밸런스 무너지는 게 너무 크게 무너져서 놓치는 게 더 심각하다 봅니다.




근데 현재 측면을 단발성으로 쓰고 크로스를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공격 루트의 일환으로 쓸 수 있다는 가장 나은 선수인 건 맞죠. 그건 오늘 경기에서도 증명됐다고 생각하구요.





2.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여긴 이거저거 따질 것도 없이 코케, 데 폴이 문제라고 봅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이 둘이라고 보는데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이 그렇게 뛰니 굴러가는 거라는 거죠.




한 명은 첫 과정까진 어떻게든 되는데 과정이 길어지거나 연속적일 때 몸이 못 따라가고.


한 명은 계속 여기저기 다 끼려 하니 있어야 할 때 없고. 없어도 될 때 있고. 뒤죽박죽이고.



결국 이 둘이 못 버텨주면 그리즈만이 완전히 과부하가 걸리는 건데 영입 말고는 답이 없지 않을까 싶네요. 사울도 왜 이렇게 못해졌는지...




그리즈만은 바르셀로나가 죽 쒀서 개 준 꼴임. 오른발 사용 능력이 향상된 것도 된 거지만 전체적인 경기를 읽는 판단력, 통찰력 등등도 다 좋아졌고. 순간적인 센스도 과거에 비하면 너무 좋아졌음.




물론 오로지 바르셀로나에서의 경험들로 그런 성장이 이뤄진 건 아니긴 하지만 이번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간 이후로는 한 단계 확실히 성장한 것 같습니다. 남 좋은 일 시켜주기는 역시 바르셀로나의 유구한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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