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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전술전략이 없진 않아

by 다스다스 2024. 1. 12.





요번 경기도 이걸 들고 온 거 보니까 사실상 토너먼트 대비용 전술전략 겸 상대적 강팀, 전력이 비슷한 팀들 상대로 최대한 맞춤 대응을 하고자 시즌 초부터 준비한 전술전략 같은데 중도 부임 시즌을 제외한 챠비의 대전제는 안 되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안 하고 안 시킨다. 로 결론지어도 될 것 같음.




이 세 명의 센터백을 쓰면서 미드필드 두 명이 전후좌우를 다 맡으면서 앞선의 다섯 명 중 세 명은 좌중우를 커버하면서 중앙과 패스 워크 관여 그리고 오프 더 볼 위주로. 나머지 두 명은 좌우 터치 라인에 서면서 직선적으로 기여하는 건데 전체적인 대형은 몇몇 팀들과 유사할 수 있어도 바르셀로나는 모든 것들이 두 명의 미드필드 (+ 쿤데) 에게 달려있다는 점. 나머지 선수들은 안 풀릴 때 기여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이겠죠.


(오사수나 상대라서 간격의 문제를 어느 정도 무시한 거라고 보는데 마드리드 만나면 간격의 문제를 다시 의식하겠죠.)



가장 대표적인 경기였던 전반기 엘클과 비교하면 쿤데의 합류로 후방 대형이 선수들의 위치 변경으로 생기는 가변성 자체는 조금 더 좋아졌으나 (후반전은 페드리 투입까지 이뤄지면서 더더욱 좋아지긴 했음) 이니고가 크리스텐센으로 바뀌면서 데 용의 역할은 역시나 많고.




중앙에 관여하는 세 명도 바뀌었는데 이 중 세르지는 본인이 1-2수 앞을 보면서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 내거나 과감하게 경합을 하고 이기는 건 못해도 빨리 줘야 할 땐 주고 열린 공간을 활용하고 원투도 칠 줄 알고 달릴 줄은 아니까요. 크게 기대는 안 하고 신체 능력도 많이 죽어서 유럽 대항전이나 상대적 강팀들 상대로는 어림도 없다 보는데 경험이란 걸 무시할 순 없어서 페르민보단 얘 쓰긴 하는 게 타당하다 봅니다. 세르지 면상도 보기 싫은데 이건 깔 수 없긴 함.




결국 이 전술전략의 의도가 무엇이냐인데 여전히 속도라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특정 선수들이 중앙에서 움직이면서 전체 대형이 이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다 같이 움직이면서 점유를 이뤄내기보단 선수 개개인의 역량과 상대의 대응 방식에 따라 점유율이 왔다 갔다 한다는 거죠.




이렇듯 볼이 느리게 돌면 상대의 높은 수비 밀도를 못 이겨내고 순간적으로 속도를 못 내기 때문에 볼이 어디서 핵심적으로 나가냐와 아무 상관없이 의미 없는 점유가 된다는 거고. 그럴 바엔 중앙과 박스 근처에 애초에 많은 인원을 넣고 최소한의 인원과 한두 명의 기지로 종으로 빠르게 공략하겠다는 거죠.




결국 횡으로 수비 벽을 계속 쳐주고 땡겨오고 강제로 공간을 만들어 줄 선수는 없으니 현 스쿼드에선 이게 최선이라고 판단을 했다는 건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상대에 따라서 이렇게 변하고 자칫 잘못하면 소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리가에서 고전하는 건 뒷공간을 안 주는데 측면 선수들이 힘을 못 쓰니까 그런 거죠.




결국 일관성이 없다. 라는 건 계속 얘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미드필드 두 명과 쿤데의 패싱은 그걸 해내는 과정만 조금씩 다르지. 결국 하고자 하는 건 똑같아서 상대가 이걸 노리고 들어왔을 때 과연 대처가 가능하고 이후 대응책이 있냐 역시 관건일 거라고 봅니다. 재수 없으면 방향성을 잃고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이거나 지겠죠.




이미 그런 경기들이 있습니다. 이기긴 했지만 소시에다드한테 당했던 것처럼 바르셀로나의 주 측면 루트와 정반대로 반대편 루트를 공략하거나. 후반전 전술적 변형에 흔들려서 역전당했던 전반기 엘클이 있죠.




결국 이 전술전략은 중앙을 쓰는 척을 하고 (실제 패싱은 중앙에서 돌지 않음. 오늘도 우측면으로 돌았죠.) 쓰더라도 최대한 짧게 쓰면서 사선이나 직선으로 뛰어 들어가는데 능한 선수들을 중앙에 넣고 받고 내주고 뛰어들어 가는 식으로 쓰죠. 이러면서 열리는 측면 공간을 바탕으로 두 명의 미드필드들의 양 방향 패싱과 쿤데의 종 패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목적입니다.


(이것도 크리스텐센이 갑자기 거리를 확 좁히면서 직선으로 볼을 잡고 파죠. 나머지가 패스 루트를 만들어 주면서 발데는 터치 라인을 활용하는 거죠.)


(이렇게 측면까지 빨리 도달하면서 상대 수비 대형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측면 공간을 빠르게 공략하거나 중앙으로 다시 빠르게 볼을 넣을 수 있으면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인 거죠. 문제는 발데가 원 패턴이라 아무 것도 못하고 오히려 방해를 한다는 거겠죠.)


(수비 대형이 한쪽으로 쏠려있으니 데 용한테 백패스가 가자마자 하피냐가 바로 사선으로 공간을 팝니다.)


(이것도 오사수나가 협력 수비로 중앙을 틀어막고 있고 데 용-귄도간이 동일 선상에 서있죠. 어차피 중앙을 쓸 수 없으니 안 쓰고 이 둘의 패싱으로 최대한 측면에서 속도를 내는 게 목적입니다.)


(귄도간이 오른쪽으로 몸, 시선, 볼을 다 돌리자마자 쿤데가 달라고 하면서 뜁니다.)


(세르지가 기가 막히게 날려먹죠.)



지난 시즌에는 알론소와 쿤데를 이용해 발의 방향으로 속도를 내려했고 레반도프스키를 아예 미드필드들과 동일 선상까지 빼버려서 상대 선수들을 일단 끌고 나와 들어가는 식으로 했다면 그게 실점 대비가 아예 안 되었으니 이번 시즌에는 그 부분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고 속도를 내는 쪽에 초점을 맞춘 거라고 봅니다.




선제골도 바르셀로나가 계속 중앙을 쓰는 척하고 측면으로 빠지니 바로 중앙에서 종패스를 넣을 거라는 건 의식을 안 하고 있다가 오사수나가 당했죠.




문제는 두 명의 미드필드들의 플레이 메이킹이 너무 뒷 지점에서 시작한다는 것과 상대가 측면 경합을 오히려 이용한다는 겁니다. 오사수나도 이걸로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 냈는데 챠비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인지를 해야 되는 부분이겠죠.


(똑같이 여기에 선수를 많이 넣으니 반대편으로 넘겨서 부수는 겁니다.)


(받고 내주고)


(받고 내주고 앞선의 선수들은 다 달리죠.)


(이렇게 반대편으로 확 넘어가는 거에 당하면 사실상 수비수들한테 다 맡기는 겁니다. 뭐 상대적 강팀의 숙명 중 하나일 수 있지만 바르셀로나는 후퇴를 막아주는 선수가 한 명도 없어서 더 위험하죠.)


(이렇게 위험하게 내준 게 결코 적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긴 건 이긴 거고 다행이라고 봅니다만 솔직히 후반기 전망이 밝지는 않습니다. 애초부터 접근 방식을 너무 선을 그어둔 게 저번 시즌에도 결국 치명적인 약점이 됐는데 이번 시즌도 과정이 달라도 똑같다는 건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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