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 전 이후로 4경기 (허더스, 뉴캐슬, 토트넘, 번리) 를 더 봐야 하긴 하는데 일단 어느 정도 흐름을 따라왔다고 생각해서 브렌트포드 전 얘기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저 4경기는 아예 본 적이 없으니 관련된 내용들은 물어보셔도 제가 말씀드릴 게 없다는 걸 미리 말씀드리구요.
아마 다음 경기 이전까지 (중간에 파리 경기랑 코파 델 레이 빼면 딱히 라이브로 볼만한 경기들이 없기도 하고. 그렇다고 저 두 경기들을 쓴다는 건 아닙니다. 본다고 무조건 후기 쓰는 거 아님.) 저 경기들까지 다 보거나 거를 건 거르고 본격적으로 메인 컨텐츠로 삼을 것 같습니다.
그바르디올의 문제점은 크게 봤을 때 딱 두 가지라고 이전에 설명했었는데 연장선으로 보이는 문제점들은 이것들이라고 봅니다.
본인이 위치하는 좌측면에서 차단하는 움직임을 만드는 걸 너무 의식하고 있는데 반대로 움직임은 공수를 다 신경 쓰고 있는 와중에 보통은 볼이 뒤로 빠지는 걸 막아주거나 루즈볼을 주워 먹는 위주다 보니 볼을 너무 보고 있습니다. 거기다 때로는 주변 선수들과의 간격 유지까지 의식하다가 선수를 놓치는 거죠.
그래서 본인이 선수를 놓치거나 이미 볼이 뒤로 빠졌을 때 측면에서 공격을 막으려고 하면서 여기서 본인이 그 상황에서 가져가야 하는 역할을 잊어버리는 거임.
일단 박스로 볼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는 펩이 아니라 펩 할아버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바르디올은 여기서 시야와 판단력이 좁아지는 게 꽤 자주 보입니다. 펩이 지적할 거라고 보는데 막상 급박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해결하는 건 별개의 문제니 그냥 뛰게 냅두는 거겠죠.
저번 글 마지막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데 브라이너가 빠진 몇몇 경기들에서 펩 답지 않게 크로스의 빈도 수를 줄이고 중앙에서 뭘 하려는 거나 지속적으로 그릴리쉬에게 횡적인 주문을 과하게 넣는 등 뭔가 의도는 있어 보이는데 소득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모습들이 많았는데요.
데 브라이너가 선발로 나온 경기를 보니 확실히 뭔가 의도는 있었던 것 같음. 거의 노림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반전에 데 브라이너, 베르나르도 실바, 워커, 그바르디올을 제외한 전원이 중앙 부근에서 공간을 찾는 데만 집중했음.
셰필드 전 이후로 가졌던 생각은 포든은 중앙에 주로 위치할 때 팀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를 확신할 수 있던 거였습니다.
저번 글도 엄청 까는 거 같지만 그가 가진 장점들을 활용하는 면에서 중앙에 위치하는 게 어떠한 메리트도 없어 보인다는 걸 얘기하려는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단 부딪혀봐야 안다는 게 뒤에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 메이킹에 딱히 도움이 되지가 않음. 오히려 가끔 가다 보면 방해하는 느낌이 들 정도.
게다가 프리맨인 것 같지만 아닌 그런 상황을 자주 마주하는 게 사실 팀적으로도 문제지만 포든 본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 가끔씩 그런 상황의 포든에게 볼을 안 주는 건 일부러 안 주는 게 아니라 줘봤자 다음 1~2수가 뻔한 상황이니 안 주는 건데 포든 본인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니 더더욱 움직임이 멈춰버릴 때가 있죠.
근데 그럼에도 펩이 우직하게 밀고 나가니 뭔가가 있겠구나란 생각이 드니 쭉 봤는데 아무것도 없으니 비판을 한 거죠. 아마 펩도 포든이 이렇게 뛰면서 뭔가 변화하기를 의도했을 거라고 봅니다. 펩은 되지도 않는 애한테 억지로 뭔가를 시키지 않음. 전 그래서 팬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포든이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지는 않다고 말씀을 드렸던 거구요.
결국 오늘 경기는 그동안 펩이 포든에게 뭔가를 의도했던 것을 벗어나 데 브라이너와의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서 온 활약이 컸다고 생각하구요.
셰필드 전과 브렌트포드 전 사이의 경기들에선 어떤 모습들이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측면과 바깥으로 빼버리면서 스스로 뭔가 만드는 것보다 공간을 활용하고 골을 노리고 넣는 것에 집중하는 게 현 시점에선 훨씬 더 낫다고 봅니다.
홀란드도 오늘 경기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내내 좀처럼 정신을 못 차리는 거 같은데 얘는 계속 4-5명과 싸우고 상대가 본인 플레이를 어떻게든 못하게 하는데 집중하니 사실 힘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구요.
펩의 의도적인 전술 변형은 포든과 데 브라이너의 전후반 패스맵과 포든의 히트맵으로도 차이점이 확 들어옵니다.
마지막으로 시티 선수들의 가변성을 볼 수 있는 재밌는 장면이 나와서 그 부분을 얘기하고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다른 팀들도 이런 장면들이 종종 나오지만 시티만큼 이런 후방에서의 가변성이 잘 훈련된 팀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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