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번 시즌에도 느꼈던 건데 글을 열심히 쓰면 쓸수록 댓글이 덜 달림.
계속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글을 뜨문뜨문 쓰면 뭔가 제 얘기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몰려오는 느낌이 댓글 달리는 속도나 내용들만 봐도 드는데 계속 쓰면 어쨌든 해당 팀들의 이슈들은 계속 다뤄버리니 굳이 먼저 물어보지 않아도 얘기가 나와서 그런 것 같음.
사실 이건 블로그 자체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반응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편이구요. 시티도 계속 밀리다가 처음 쓸 때는 뭔가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텀이 짧아지니 점점 댓글은 줄어들고. 파리도 비슷함.
바르셀로나야 못하는 게 제일 크겠죠. 못하면 일단 볼 생각이 안 드는 건 사실이니까요. 얼마나 못하나 볼라고 보는 팬은 없음. 만약에 있다면 검사 받아보셔야 함.
뭐 글을 쓰는 빈도를 줄이거나 안 쓰겠다는 건 아니구요. 방문자 수는 계속 느는 게 맞고 하트 수만 봐도 기존과는 차이가 좀 크다 생각하긴 하지만 시청층이 워낙 확고해서 다양하게 찍먹하는 게 아니라 거의 굴착기로 파려고 하는 쪽에 가까워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음.
Q&A 를 했던 것도 사실 이런 활성화의 측면에선 어떤 글들보다도 우위에 있었어서 좋은 점이 적진 않았다고 보는데 제가 생각하는 의도와는 정반대의 글이 돼버려서 한편으론 아쉽기도 합니다. 다시 해봤자 어떻게 될지 뻔해서 안 하긴 할 거임. 너무 피곤함.
2. 종종 비밀 댓글로 국대 질문들이 나오곤 하는데 국대 얘기를 안 하는 건 안 봐서가 아니라 굳이 싸움의 현장에 끼고 싶지 않아서가 1순위임.
이번 시즌이야 다루는 팀들이 어쩌다 보니 바르셀로나 출신들로 겹쳤지만 저번 시즌만 봐도 전 그렇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사람은 아님. 첼시도 망할 게 확실해 보이고 좋아하지 않는 감독이 가서 안 보는 거뿐임.
게다가 어떻게 얘기하든 사람들이 제 글이나 댓글들을 무기로 쓸 게 뻔한 상황에서 제가 글을 써야 할 이유가 없기도 하구요. 전 관심을 먹고 사는 블로거고 관련 이슈들을 계속 끌고 오고 다뤄야 하는 입장에 있지만 그렇다고 여기저기 다 끼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솔직하게 말하면 바르셀로나, 시티, 파리 등을 다루는 것보다 국대 다루고 국내에서 인기 많은 선수들이 뛰는 팀들을 다루는 게 저라는 사람을 알리고 유명해지고 블로그 방문자 수 늘리고 응원 받고 하는 건 몇 배는 더 나을 건데 안 하는 건 이런 이유들이 제일 큽니다.
커뮤니티 지쳐 떠난 것도 싸울 것도 아닌데 싸우니 그걸로 징계 나오고 서로 감정 상하고 그랬던 게 없진 않음. 뭐 지금이야 뭔 욕을 해도 딱히 터치 안 하는 종합 커뮤니티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만... (고소 안 당하나? 싶은 것들이 많은 느낌임)
게다가 클린스만에 관한 얘기는 이미 예전에 여러 차례 얘기했었음. 너무 옛날 껏들 가져오면 그러니까 당장 약 3개월 전 토트넘 얘기하던 글들에서 달아드렸던 댓글들로 대신 합니다. 경기 후기 썼어도 단 한 경기도 긍정적인 얘기 할 게 없었는데 제 블로그를 분노의 현장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구요.
(클릭) (클릭)
게다가 전 좋은 축구를 하면 성적은 알아서 따라온다. 를 굳게 믿는 사람이라 형편없는 축구를 하면 떨어지는 게 맞다 생각함. 선수들의 퀄리티 이전에 접근 방식 자체가 2-4명의 선수가 상대 선수들 전원을 극복해야한다. 란 건 지금 시대엔 맞지 않다고 봅니다.
3. 국대 감독 얘기할 때마다 비엘사 얘기를 자주 했던 것 같은데 전 비엘사가 공격적인 방향성을 극단적으로 선호해서 그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님.
그게 대한민국 국대를 보는 사람들의 니즈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란 이유로 그가 차기 감독으로서 제일 적절한 인물일 수도 있겠다란 얘기를 예전에 했던 것도 아니구요. 물론 당연히 이런 이유가 일부분은 차지할 수 있겠죠.
오히려 저런 이유들로 비엘사란 감독을 데려왔다면 그는 금방 위기를 맞이한 감독이 됐을 거고 팬들은 불만을 매우 심하게 표출했을 거임. 어느 클럽, 어느 국대를 가든 간섭 하지 말라하고 시간, 전권 보장 요구하고. 스태프들 선임에도 자신의 의견을 제일 크게 넣는 양반이니... 어쩌면 엿같아서 못해먹겠다 하고 런쳤을 수도 있죠.
게다가 비엘사는 뉴웰스 시절이나 빌바오 때 아니면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도 못한 양반임. 칠레도 바탕을 깐 건 분명히 비엘사지만 뭔가를 이룩한 건 비엘사 이후 감독들이죠. 비엘사가 담금질 한 애들도 대부분은 비엘사 때 반짝 뜨고 내려앉은 게 아니라 오히려 이후에 전성기 근처로 간 선수들임.
빌바오 때도 체력 소모가 극심한 축구를 한 덕분에 기복의 폭도 컸던 편이고. 과도하게 공격적인 성향이 겹쳐져서 실점도 매우 많은 팀이었구요. 유로파에서 워낙 핫하게 떠올랐으니 상대적으로 단점들은 많이 가려진 편이었죠. 코파 델 레이에서도 결승 상대였던 바르셀로나를 빼면 당시 만난 팀들의 면면이 그렇게 고평가 할만한 여지는 없었음.
그럼에도 그를 몇 년 전부터 최적임자로 생각했던 건 전 다른 것보다 우리나라 꼬맹이들이 그렇게 뒤떨어지는 애들이라고 생각하진 않는 편임.
오히려 몇 년 전부터 전체 카테고리에서 지도자들의 능력이 선수들의 수준을 못 따라오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런 점에서 단순히 국가대표팀의 단기적인 퀄리티 향상과 성적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전체적인 향상과 다른 지도자들의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감독이 와야 앞으로가 의미 있을 거란 생각이 제일 강했음. 어차피 축구는 1, 2년 보는 게 아니니까.
비엘사는 클럽이든 국대든 꼬맹이들부터 보죠. 게다가 우리나란 겸손함도 실력의 일부라는 걸 매우 잘 아는 선수들이 현 스쿼드에 주축들로 있죠.
제 눈에는 비엘사가 제일 적합해 보였지만 관계자들은 비엘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를 찾을 시간이 있었겠죠.
적어도 협회는 한참 전부터 감독 선임에 있어서 신중하지가 못하고 능력보다 네임 밸류와 돈에 너무 취해있다는 비판은 피해 갈 수가 없는 거 같음. 그 낭비 덕에 대한민국이 토탈 풋볼로 4강 신화를 이뤄낸 나라라는 것도 이젠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어졌고 그때의 이론들을 갖고 발전시킨 인물들도 없죠.
4. 제가 궤도에 오를락 말락 하는 팀들을 좋아하는 건 해마다 변해가는 팀, 선수들을 보는 재미가 겹쳐져 경기를 기다리게 만들기 때문임.
당연히 국대는 그것을 하기 힘들겠지만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실력 위주로 잘 개편한다면 적어도 매 경기가 기다려지는 팀이 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함. 대부분의 축구 팬들이 바라는 것도 이런 거일 거라고 봅니다.
그게 불가능한 게 아니라 가능한데 안 하니 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는 걸 알아야겠죠.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