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스쿼드에서 쿤데-야말이 제일 파괴적인 측면 조합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이들을 통해 박스로 가는 걸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걸 강하게 보여준 경기.
크리스텐센도 바르셀로나에선 아라우호 때문에 왼쪽 센터백으로 많이 나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패싱이 오른쪽을 향할 때 더 괜찮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선수고 센터백에서 볼 찰 때도 보면 시야도 대부분은 다 오른쪽으로만 열려있음. 왼쪽에 두면 가끔씩 터지는 뽀록성 패스 빼면 무의미한 횡패스 머신이 되는 이유 중 하나.
패스를 못하는 선수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아라우호처럼 약점이 너무 뻔한 선수도 아니지만 밋밋한 느낌을 주는 건 이런 쓰임새의 제한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
상대 팀들이 계속 페냐-아라우호를 조져버리니 아라우호를 중앙으로 옮겨두고 쿤데와 쿠바르시를 양 사이드에 두는 처방전을 내놨지만 결국 쿤데를 종으로 제대로 쓰질 못하고 그 덕에 공격 전개의 어려움을 겪은 저번 경기의 또 다른 처방전으로 크리스텐센 피보테 기용을 꺼내 들었다고 봅니다.
문제는 최후방으로 빠져서 필드 전체를 보는 것과 상대가 지속적으로 본인의 시야 각을 제한하면서 달라붙는 미드필드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계속 주변 확인하고 상대가 빠르게 붙는 것을 의식해 몸을 볼을 지키는 것을 과하게 의식한 자세를 잡고 있어서 오히려 답답했죠.
결국 오른쪽 패싱 자체가 이뤄지더라도 우측면 전개 자체를 빠르게 이뤄내기 적합하거나 야말한테 패스가 빨리 들어가 측면 공간을 찾아냈다거나 상대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빨리 가는 성격에 가까운 패싱 자체는 나오질 않았음. 그러니 쿤데가 움직이기 편해지지가 않았죠.
게다가 이렇게 좌우 측면에서 열린 공간을 찾는데 집중하고 페드리가 고장 날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으니 양 방향 패싱 자체가 한 명으로만 이뤄지는 것 역시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 또한 이전보다 팀을 파악하는 모습이 나아진 건 맞긴 합니다.
결국 오른쪽 측면으로 가는 과정에 경기력을 끌어올려주고 공격 방향을 설정하고 플레이 메이킹을 하는 미드필드들이 최소한으로 끼어들면서 양 방향 패싱은 귄도간 한 명이 아니라 귄도간-페드리 둘이 좌우에 서서 해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게 현 스쿼드에서 내놓은 챠비의 궁극적인 해결책이자 목표라고 보는데 과연 가능할지.
페드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음. 오늘 알라베스 선수들도 페드리가 볼을 잡았을 때 빠르고 강하게 쎄게 경합을 들어갈 수 있으면 그렇게 하던데 팬의 입장이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도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생각하구요. 이런 빈도 수가 자주 나온 거 보면 저렇게 하면 페드리 대응이 잘 먹혀서란 이유밖에 떠오르지 않음.
현 바르셀로나에서 페드리 잡는 것만큼 효과적인 대응책이 없는 것도 맞으니 좀 아닌 것 같다 싶을 때쯤 페르민하고 바꿔줄 생각 하는 거 보면 단순히 부상 관리보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죠.
알라베스도 바르셀로나가 좌우를 쓰지만 가능하면 우측면만 쓴다는 걸 간파하고 전반전부터 일부러 좌측면만 죽어라 팔라 하던데 수준 높은 팀들이 들고 나오는 대응책에 순간적인 대응이 가능하냐도 앞으로 관건 중 하나가 되겠죠.
결국 로메우가 답이 없으니 크리스텐센 쓰는 건데 첫 경기라 감안하고 보는 게 맞긴 하지만 적응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미드필드 기준 민첩성에서 여기서 아무리 나아져도 (나아질 일도 없음) 불합격이기 때문에 상대가 경합을 들어올 때 버티면서 다음 동작까지 이어가야 하는데 오늘 경기는 이것도 잘 모르겠네요. 상대가 들어오는 타이밍을 아예 못 읽어서 본인이 완전 프리맨일 때만 볼을 달라하고 가끔씩 본인이 볼 피해 다니기도 하던데 쉽지 않아 보임.
게다가 현 바르셀로나가 하프 라인 넘어갈 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볼을 굴려서 넘어간다기보단 계속 움직이면서 넘어가는 쪽에 가깝고 파트너인 데 용도 움직이면서 하는 선수라 이 부분도 계속 헤매는 원인이 되긴 했음. 데 용 의식하고 움직였더니 볼은 바로 오른쪽으로 가버리고 데 용은 돌아오니 본인 포지셔닝은 붕 떠버리고.
임무 자체는 간단했지만 과정이 쉽지 않으니 이거저거 다 껴버린 셈인데 가변성이 좋은 후방의 선수가 거의 없는 것도 감안해서 써본 거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답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이제야 나온다는 게 웃긴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멘탈 터져서 놔버리지 않았다는 건 다행이겠죠.
어쨌든 이니고가 돌아왔다는 점과 슈테겐도 곧 복귀한다는 걸 생각해 봤을 때 전반기 내놓았던 vs 강팀 전술전략 (엘클 때 썼던 거) 을 다시 들고 올지. 또 다른 처방전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