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만체스터 시리 4

by 다스다스 2024. 2. 6.

 


셰필드 전 이후로 4경기 (허더스, 뉴캐슬, 토트넘, 번리) 를 더 봐야 하긴 하는데 일단 어느 정도 흐름을 따라왔다고 생각해서 브렌트포드 전 얘기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저 4경기는 아예 본 적이 없으니 관련된 내용들은 물어보셔도 제가 말씀드릴 게 없다는 걸 미리 말씀드리구요.




아마 다음 경기 이전까지 (중간에 파리 경기랑 코파 델 레이 빼면 딱히 라이브로 볼만한 경기들이 없기도 하고. 그렇다고 저 두 경기들을 쓴다는 건 아닙니다. 본다고 무조건 후기 쓰는 거 아님.) 저 경기들까지 다 보거나 거를 건 거르고 본격적으로 메인 컨텐츠로 삼을 것 같습니다.




(이 글 뒤에서 포든 얘기를 할 건데 먼저 깔고 가자면 계속해서 문제가 되는 장면이 바로 이런 거임. 포든이 몇 골을 넣고 몇 어시스트를 하든 그런 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얘기하는 건 이런 부분들에서의 향상이 없기 때문. 선수들이 종종 포든에게 패스를 안 주는 건 주변 상황을 봤을 때 확률상 좋은 선택지가 아니어서가 전부임)

 



그바르디올의 문제점은 크게 봤을 때 딱 두 가지라고 이전에 설명했었는데 연장선으로 보이는 문제점들은 이것들이라고 봅니다.




본인이 위치하는 좌측면에서 차단하는 움직임을 만드는 걸 너무 의식하고 있는데 반대로 움직임은 공수를 다 신경 쓰고 있는 와중에 보통은 볼이 뒤로 빠지는 걸 막아주거나 루즈볼을 주워 먹는 위주다 보니 볼을 너무 보고 있습니다. 거기다 때로는 주변 선수들과의 간격 유지까지 의식하다가 선수를 놓치는 거죠.




그래서 본인이 선수를 놓치거나 이미 볼이 뒤로 빠졌을 때 측면에서 공격을 막으려고 하면서 여기서 본인이 그 상황에서 가져가야 하는 역할을 잊어버리는 거임.




일단 박스로 볼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는 펩이 아니라 펩 할아버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바르디올은 여기서 시야와 판단력이 좁아지는 게 꽤 자주 보입니다. 펩이 지적할 거라고 보는데 막상 급박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해결하는 건 별개의 문제니 그냥 뛰게 냅두는 거겠죠.



 

(볼을 걷어냅니다.)

 
 

(딱 맞게 떨어지니 원 터치로 바로 토니한테 내주죠.)

 
 

(문제는 여기입니다. 앞선에서 간격 유지와 본인 위치를 신경쓰다가 그바르디올이 꽤 깊게 들어간 상황이었죠. 본인이 늦은 게 아님에도 본인이 있어야 할 자리고 빨리 끊으려고 빠르게 아케한테 협력 수비를 붙습니다.)

 
 

(문제는 아케가 대처를 잘해서 본인은 중앙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오히려 다른 애들보러 중앙에 들어가라고 하면서 아케랑 협력 수비를 하죠. 디아스 말고 아케랑 토니 속도보다 먼저 중앙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는 그바르디올밖에 없습니다.)

 
 

(토니가 엔드 라인까지 끌고 가는데 거기까지 따라갑니다. 아니나 다를까 본인과 비슷한 시기에 박스에 들어간 선수는 디아스 한 명뿐이었습니다. 로드리도 이 둘보다 늦었죠. 과정은 다를 수 있어도 문제가 되는 건 계속 비슷합니다. 이 경기에서도 이후에 종종 이런 부류의 문제들이 나옵니다.)

 



저번 글 마지막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데 브라이너가 빠진 몇몇 경기들에서 펩 답지 않게 크로스의 빈도 수를 줄이고 중앙에서 뭘 하려는 거나 지속적으로 그릴리쉬에게 횡적인 주문을 과하게 넣는 등 뭔가 의도는 있어 보이는데 소득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모습들이 많았는데요.




데 브라이너가 선발로 나온 경기를 보니 확실히 뭔가 의도는 있었던 것 같음. 거의 노림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반전에 데 브라이너, 베르나르도 실바, 워커, 그바르디올을 제외한 전원이 중앙 부근에서 공간을 찾는 데만 집중했음.

 

(데 브라이너가 측면에서 볼을 잡으면 일단 바깥으로 빠져야 되는 인원들을 빼면 다 중앙에 넣어버렸죠.)

 
 

(베르나르도 실바한테 주고 살짝 돌아서 파줍니다.)

 
 

(보통 여기서 워커는 되도않는 종 패스를 하거나 중거리를 갈기거나 안정적인 패스 선택지 (이 장면에선 베르나르도 실바와 데 브라이너겠죠.) 만 찾으니 알바레즈가 저렇게 모여버린 수비수들을 보고 공간을 파죠.)

 
 
 
셰필드 전 이후로 가졌던 생각은 포든은 중앙에 주로 위치할 때 팀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를 확신할 수 있던 거였습니다.




저번 글도 엄청 까는 거 같지만 그가 가진 장점들을 활용하는 면에서 중앙에 위치하는 게 어떠한 메리트도 없어 보인다는 걸 얘기하려는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단 부딪혀봐야 안다는 게 뒤에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 메이킹에 딱히 도움이 되지가 않음. 오히려 가끔 가다 보면 방해하는 느낌이 들 정도.




게다가 프리맨인 것 같지만 아닌 그런 상황을 자주 마주하는 게 사실 팀적으로도 문제지만 포든 본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 가끔씩 그런 상황의 포든에게 볼을 안 주는 건 일부러 안 주는 게 아니라 줘봤자 다음 1~2수가 뻔한 상황이니 안 주는 건데 포든 본인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니 더더욱 움직임이 멈춰버릴 때가 있죠.




근데 그럼에도 펩이 우직하게 밀고 나가니 뭔가가 있겠구나란 생각이 드니 쭉 봤는데 아무것도 없으니 비판을 한 거죠. 아마 펩도 포든이 이렇게 뛰면서 뭔가 변화하기를 의도했을 거라고 봅니다. 펩은 되지도 않는 애한테 억지로 뭔가를 시키지 않음. 전 그래서 팬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포든이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지는 않다고 말씀을 드렸던 거구요.




결국 오늘 경기는 그동안 펩이 포든에게 뭔가를 의도했던 것을 벗어나 데 브라이너와의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서 온 활약이 컸다고 생각하구요.




셰필드 전과 브렌트포드 전 사이의 경기들에선 어떤 모습들이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측면과 바깥으로 빼버리면서 스스로 뭔가 만드는 것보다 공간을 활용하고 골을 노리고 넣는 것에 집중하는 게 현 시점에선 훨씬 더 낫다고 봅니다.




홀란드도 오늘 경기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내내 좀처럼 정신을 못 차리는 거 같은데 얘는 계속 4-5명과 싸우고 상대가 본인 플레이를 어떻게든 못하게 하는데 집중하니 사실 힘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구요.
 
 

(전반전에 포든은 이렇게 계속 중앙과 좌우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죠.)

 
 

(근데 후반전이 되면서 펩이 포든을 바깥으로 빼고 측면으로 빼면서 데 브라이너의 위치를 보고 상호 작용을 하라고 지시한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움직였습니다.)

 
 

(주변 선수들과의 간격 유지도 전반전보다 더 신경 썼습니다. 이미지가 많으니 전반전은 생략합니다.)

 
 

(데 브라이너가 안에 있으면 포든은 가능하면 좌측면과 바깥에서만 움직입니다.)

 
 

(여전히 데 브라이너가 안에 있고 포든은 바깥에 있죠.)

 
 

(포든이 안으로 들어오니 데 브라이너가 이제 바깥으로 나갑니다.)

 
 

(데 브라이너가 이제 좌측면 포워드로 기능을 하니 포든은 다시 전반전처럼 중앙 공간을 공략하고 중앙의 일원이 됩니다.)

 
 

(이것도 포든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중앙을 마음 편하게 파라고 본인은 그냥 측면을 파버립니다.)

 
 

(데 브라이너가 바깥이나 측면에 있으면 포든은 안이나 중앙에 있는 겁니다.)

 
 

(데 브라이너가 안에 들어와있지만 포든이 뭔가를 하려 합니다. 아케가 때마침 그걸 보죠.)

 
 

(아케가 올라오면서 그바르디올과의 간격을 맞춰줍니다.)

 
 

(다시 데 브라이너가 안에 있으니 포든은 이제 슬금슬금 빠져줍니다.)

 
 

(빠져서 달라고 하죠.)

 
 

(뭐 할 게 없으니 그냥 디아스한테 주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데 브라이너가 이때 바깥으로 나옵니다.)

 
 

(포든이 정중앙에 있고 그바르디올이 터치 라인 부근에 있으니 데 브라이너는 윗쪽으로 빠져줍니다.)

 
 

(또 달라고 하죠. 저기서 받아서 포든이 뭘 할 확률보다 뺏길 확률이 더 높습니다. 억까가 아니라 포든이 그 정도로 모든 상황에 대응이 가능한 선수가 아니니까요. 그럴 때 안 주는 겁니다. 포든은 이런 판단이 너무 느리거나 아예 안 하는 게 문제라는 거죠.)

 
 

(그냥 베르나르도 실바한테 돌려버립니다.)

 
 

(그러고 볼이 도는 와중에 워커가 좌측으로 크게 돌려버리죠.)

 
 

(여기서 데 브라이너가 측면에 있으니 중앙에 있던 포든은 데 브라이너가 볼을 오른발로 갖다댈 때 바로 손을 듭니다. 본인이 들면 바로 줄 거란 믿음이 있는 거겠죠. 그러고 바로 골이 나옵니다.)

 
 

(여기서도 데 브라이너가 측면에 있고 본인은 중앙에 있으니 알바레즈 보러 좌측으로 빠지라 합니다.)

 
 

(알바레즈가 아케랑 그바르디올과 간격 유지를 하죠.)

 
 

(공중볼을 포든이 커트합니다.)

 
 

(데 브라이너가 바깥에 있으니 그걸 보고 포든은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와중에 브렌트포드가 직선 패스 루트를 그대로 열어줬습니다. 선수들이 순간 집중력을 잃었죠. 그대로 패스가 들어가고 실점)

 

펩의 의도적인 전술 변형은 포든과 데 브라이너의 전후반 패스맵과 포든의 히트맵으로도 차이점이 확 들어옵니다.


(좌 - 포든 전반전 히트맵, 우 - 포든 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좌 - 포든 후반전 히트맵, 우 - 포든 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좌 - 전반전 데 브라이너 패스맵, 우 - 후반전 데 브라이너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노란색 - 키 패스 및 어시스트)

 



마지막으로 시티 선수들의 가변성을 볼 수 있는 재밌는 장면이 나와서 그 부분을 얘기하고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골키퍼가 볼을 잡자마자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빠질 준비를 하죠.)

 
 

(던져서 빨리 가려고 하니 일단 본인 위치에서 최대한 빨리 빠지는 데 집중합니다.)

 
 

(간격과 대형을 갖췄는데 뭔가 좀 이상하죠. 그바르디올은 오른쪽. 워커는 중앙. 베르나르도 실바는 왼쪽)

 
 

(베르나르도 실바는 상황을 보면서 슬그머니 빠져나오고 포백들이 간격을 유지하면서 대형을 다시 만듭니다.)

 
 

(그러고 루즈볼 상황이 나오자 그바르디올이 재빨리 반응해 스탠딩을 들어가죠.)

 
 

(이제 여기서 베르나르도 실바가 일시적으로 오른쪽 풀백이 되어줍니다.)

 
 

(그바르디올은 이틈을 타서 본인 자리로 돌아가죠.)

 
 

(문제는 본인들 위치와 간격 유지를 너무 신경쓰다가 뒤에서 들어오는 선수를 아무도 의식을 못했습니다. 먹혔으면 타격이 컸을 건데 다행인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팀들도 이런 장면들이 종종 나오지만 시티만큼 이런 후방에서의 가변성이 잘 훈련된 팀은 없음.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숏숏  (12) 2024.02.11
잡담일 수도 아닐 수도  (39) 2024.02.07
만체스터 시리 3  (18) 2024.02.05
돌팔이의 처방전 2  (26) 2024.02.04
이런 사람이야  (10) 202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