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전에서 보여줬던 베르나르도 실바가 왼쪽, 데 브라이너가 오른쪽을 기점으로 둘이 프리롤로 움직이면서 좌우 하프 스페이스를 비롯 빈 공간을 쓰는 걸 다시 들고 나왔는데 결국 이건 측면 포워드가 있냐 없냐의 문제랑은 아무런 상관 없이 순간적으로 볼의 속도를 올리고 공간을 찾을 수 있냐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봄.
펩도 그러니 전통적인 측면 포워드 성향이 강한 선수들 (상대적으로 원온원에 강하다거나 또는 버려졌을 때 가치가 있다거나 등) 보단 빠른 패스 흐름을 억지로라도 만들거나 그런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을 더 적극적으로 써보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대표적으로 포든이 측면에 있을 때와 중앙에 있을 때의 차이는 상황을 이용하냐와 만드냐의 차이라고 얘기했던 것도 이 부분이라고 봅니다.
포든은 순간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박스 가까운 곳이나 안에선 잘 쓰죠. 그리고 동료들이 공간을 파주는 게 상대적으로 더 눈에 잘 들어오는 측면에선 선택지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반면에 중앙에서 때론 본인이 한 번은 협력 수비를 버텨줘야 하고 좌우 방향을 잡아줘야 할 때도 그걸 제대로 해주진 못합니다.
게다가 느리게 돌아갈 때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재빠르게 읽어내지 못하니 이 부분도 측면과 중앙에서의 활약상의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 중 하나겠죠. 펩이 데 브라이너가 돌아오자마자 포든의 활용을 측면과 상호 작용 위주로 돌린 것도 지금 당장은 전체적인 향상보단 장점을 살리는 게 낫다고 봤을 확률이 높을 거라고 봅니다. 밥 안 쓰는 것도 포든이 있는데 굳이 밥을 쓸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이게 포든의 스탯이 경기력과는 별개로 계속 쌓이고 있는 증거라고 보구요. 넣어줘야 할 때 넣어주고 있고 상대 선수들이 이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긴 합니다만 과정상 지금보다는 더 끼어들어줘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맨유는 그냥 딱 상대적 약팀이 펩시티 잡는 정석으로 나왔음.
압박을 강하게 하거나 유도에 낚여서 로드리, 스톤스, 베르나르도 실바가 날뛰는 판을 깔아주지 않고 홀란드에게 가는 직선 패스 루트나 데 브라이너가 좌우를 쓰면서 속도를 살리려 할 때를 의식하면서 수비를 해내고.
전환 과정이나 공격에선 측면 공간이나 앞으로 어떻게든 보내고 브루노나 마이누가 최대한 기점을 해주는 건데 브루노나 마이누가 기점을 못해줄 때가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다른 선수들이 간결하고 빠르게를 하질 못하고 본인이 볼을 오래 잡고 있거나 플레이가 길어지니 볼 소유가 적은 걸 떠나서 한 번, 한 번씩 주어지는 플레이들을 위협적으로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느끼고. 전반기에 깔짝 2~3경기 보고 맨유 경기 요즘 안 보는데 브루노 뛰는 거 보니 정상적이진 않은 것 같음.
데 브라이너는 현재 유일하게 시티에서 패스 속도와 정확도에서 궤가 다른 선수고 베르나르도 실바는 본인이 기술과 움직임으로 조지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어떻게든 공간을 열어주거나 본인이 쓰는 편이죠.
도쿠도 드리블이 읽혔음에도 계속 써보는 건 그릴리쉬가 빠졌으니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릴리쉬 밀어주기 할 때도 느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동료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펩의 의도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봅니다.
잘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드리블이 막히니 이제 좀 플레이의 시야가 넓어졌다고 해야 하나. 확실히 무지성 플레이의 빈도 수는 줄어들었음. 근데 이러니 문제점이 도쿠한테 볼이 가면 루즈볼이 안 만들어짐.
하나를 배우면 그전에 배운 것까지 해서 둘은 하거나 다음을 본인이 생각해야 하는데 하나를 배우면 그것만 하는 느낌. 덧셈 가르쳐줬으면 알아서 뺄셈도 해야 하는데 그냥 덧셈만 계속 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