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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만체스터 시리 8

by 다스다스 2024. 3. 4.

 
 


코펜하겐 전에서 보여줬던 베르나르도 실바가 왼쪽, 데 브라이너가 오른쪽을 기점으로 둘이 프리롤로 움직이면서 좌우 하프 스페이스를 비롯 빈 공간을 쓰는 걸 다시 들고 나왔는데 결국 이건 측면 포워드가 있냐 없냐의 문제랑은 아무런 상관 없이 순간적으로 볼의 속도를 올리고 공간을 찾을 수 있냐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봄.




펩도 그러니 전통적인 측면 포워드 성향이 강한 선수들 (상대적으로 원온원에 강하다거나 또는 버려졌을 때 가치가 있다거나 등) 보단 빠른 패스 흐름을 억지로라도 만들거나 그런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을 더 적극적으로 써보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대표적으로 포든이 측면에 있을 때와 중앙에 있을 때의 차이는 상황을 이용하냐와 만드냐의 차이라고 얘기했던 것도 이 부분이라고 봅니다.




포든은 순간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박스 가까운 곳이나 안에선 잘 쓰죠. 그리고 동료들이 공간을 파주는 게 상대적으로 더 눈에 잘 들어오는 측면에선 선택지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반면에 중앙에서 때론 본인이 한 번은 협력 수비를 버텨줘야 하고 좌우 방향을 잡아줘야 할 때도 그걸 제대로 해주진 못합니다.




게다가 느리게 돌아갈 때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재빠르게 읽어내지 못하니 이 부분도 측면과 중앙에서의 활약상의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 중 하나겠죠. 펩이 데 브라이너가 돌아오자마자 포든의 활용을 측면과 상호 작용 위주로 돌린 것도 지금 당장은 전체적인 향상보단 장점을 살리는 게 낫다고 봤을 확률이 높을 거라고 봅니다. 밥 안 쓰는 것도 포든이 있는데 굳이 밥을 쓸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이게 포든의 스탯이 경기력과는 별개로 계속 쌓이고 있는 증거라고 보구요. 넣어줘야 할 때 넣어주고 있고 상대 선수들이 이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긴 합니다만 과정상 지금보다는 더 끼어들어줘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맨유는 그냥 딱 상대적 약팀이 펩시티 잡는 정석으로 나왔음.




압박을 강하게 하거나 유도에 낚여서 로드리, 스톤스, 베르나르도 실바가 날뛰는 판을 깔아주지 않고 홀란드에게 가는 직선 패스 루트나 데 브라이너가 좌우를 쓰면서 속도를 살리려 할 때를 의식하면서 수비를 해내고.




전환 과정이나 공격에선 측면 공간이나 앞으로 어떻게든 보내고 브루노나 마이누가 최대한 기점을 해주는 건데 브루노나 마이누가 기점을 못해줄 때가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다른 선수들이 간결하고 빠르게를 하질 못하고 본인이 볼을 오래 잡고 있거나 플레이가 길어지니 볼 소유가 적은 걸 떠나서 한 번, 한 번씩 주어지는 플레이들을 위협적으로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느끼고. 전반기에 깔짝 2~3경기 보고 맨유 경기 요즘 안 보는데 브루노 뛰는 거 보니 정상적이진 않은 것 같음.
 
 

(맨유의 대응은 데 브라이너가 볼을 잡거나 들어갈 것 같은 게 아니면 미드필드 라인에선 과감하게 X. 베르나르도 실바는 볼을 잡았을 때 패스 루트가 다양한 선수는 아니니 유도에 낚이지 말고 각을 막아주는 식으로 대응)

 
 

(도쿠한테 볼이 가면 그 전과는 다르게 두세명이 붙어주면서 도쿠의 플레이 선택지를 늘려줬음)

 
 

(선제골을 내주고 생각보다 혼전 양상으로 흘러가니 베르나르도 실바가 후방으로 빠져서 볼을 잡고 선수들에게 천천히 하라고 하죠. 이 장면 이전부터 계속 그랬는데 이 장면에선 아예 대놓고 함)

 
 

(볼을 내주고 나서도 천천히. 선수들이 인지했는지 천천히 하기 시작함)

 
 

(어차피 맨유가 특정 상황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질 않으니 천천히 해도 된단 판단이었겠죠. 적절한 지시고 상황을 매우 잘 읽고 있었다고 봅니다.)

 
 

(맨유는 도쿠나 포든한테 볼이 가는 건 그렇게 의식하지 않았음. 데 브라이너나 베르나르도 실바가 측면 공간-하프 스페이스를 쓰는 게 핵심이니 그 부분과 홀란드를 제어하는 게 더 중요했죠.)

 
 

(도쿠 주변에 스톤스가 붙어주니 베르나르도 실바는 그냥 아예 오른쪽으로 빠져 포든과 홀란드 사이에 섬)

 
 

(미드필드 라인에서 웬만하면 과감하게 붙지 않던 맨유 선수들이 데 브라이너가 볼만 잡으면 위치 상관 없이 바로 붙었음. 찰나의 순간에서도 속도를 살려버리는 걸 알고 있으니 당연한 거겠죠.)

 
 

(로드리가 데 브라이너를 가리키고 있는데 도저히 패스 각이 나오질 않음.)

 
 

(줄 곳이 없는 와중에 스톤스가 뒤에서부터 상황을 보면서 들어오고 있음)

 
 

(사이 공간에 들어가 패스 루트가 되어주면서 데 브라이너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거죠. 마이누가 눈치를 까서 빨리 대응했지만 이게 경기 전체적으로 꽤 큰 포인트였다고 봅니다.)

 
 

(바로 붙으면서 데 브라이너한테 패스가 가지 못하게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시티 선수들은 여기서 힌트를 얻었을 거라고 봅니다.)

 
 

(워커는 뭐 당연히 견제할 가치가 없음. 달릴 공간이 없는 워커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음)

 
 

(스톤스가 전반전 중반부터 계속 연결 고리가 되어주려고 공간을 찾고 사이 공간에 들어가 패스 루트가 되어주니 맨유 선수들이 그에 따라 움직이고 데 브라이너를 의식하니 홀란드에게 바로 꽂는 직선 패스 루트가 열렸죠. 1대1이었지만 슬슬 마이누를 비롯해 흐름을 잘 따라가던 선수들이 지쳐가는 게 보이고 있었다고 봅니다.)

 
 

(당연히 디아스는 놓치지 않고 넣어줬죠. 카드를 뽑아냈다는 것보다 맨유 선수들의 중앙 수비와 밀도 높은 수비가 슬슬 깨져간다는 게 보였죠.)

 
 

(알바레즈가 들어오면서 좌측면을 베르나르도 실바-알바레즈가 쓰다가 좌우를 바꿔버렸죠. 워커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다른 선수들에게 맡겨 포든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쓰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계속 워커 의식하던 포든을 위치를 바꿔 프리하게 풀어버린 거죠.)

 
 

(뒤에 아케가 있는 거랑 워커가 있는 건 천지차이. 데 브라이너한테 내주고 공간을 파지만 무위로 돌아가죠.)

 
 

(데 브라이너가 바깥에 빠져있으니 나머지는 다 안에서 공간을 찾는데 집중함)

 
 

(데 브라이너는 어디서 볼을 잡든 일단 한 명은 무조건 빠르게 붙습니다.)

 
 

(포든한테 내주는데 알바레즈 쪽이 비죠. 이때 알바레즈가 센스 있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에서 잘 잡아줬는데 슬금슬금 포든 왼발 각으로 빠져주면서 볼을 잡자마자 돌아서 맨유 선수들이 자신 쪽으로 올 걸 알고 바로 내주죠.)

 
 

(동점 골에서도 로드리가 내주고 공간을 파주니까 포든이 자신한테 협력 수비가 안 붙는 걸 알고 바로 빠르게 슈팅까지 가져갔죠. 두 골 다 판이 깔린 상태에선 포든이 유의미한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줬다고 봅니다.)

 
 

(마이누가 빠지고 암라밧이 들어가니 데 브라이너가 프리맨이 되는 빈도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기존보다 더 높은 라인에서 압박을 할라고 하는데 뭔가 기계적인 압박이라기보단 볼을 무지성으로 쫓는 압박에 가까워서 그런지 간격과 대형이 엉망이었죠.)

 



데 브라이너는 현재 유일하게 시티에서 패스 속도와 정확도에서 궤가 다른 선수고 베르나르도 실바는 본인이 기술과 움직임으로 조지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어떻게든 공간을 열어주거나 본인이 쓰는 편이죠.




도쿠도 드리블이 읽혔음에도 계속 써보는 건 그릴리쉬가 빠졌으니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릴리쉬 밀어주기 할 때도 느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동료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펩의 의도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봅니다.




잘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드리블이 막히니 이제 좀 플레이의 시야가 넓어졌다고 해야 하나. 확실히 무지성 플레이의 빈도 수는 줄어들었음. 근데 이러니 문제점이 도쿠한테 볼이 가면 루즈볼이 안 만들어짐.




하나를 배우면 그전에 배운 것까지 해서 둘은 하거나 다음을 본인이 생각해야 하는데 하나를 배우면 그것만 하는 느낌. 덧셈 가르쳐줬으면 알아서 뺄셈도 해야 하는데 그냥 덧셈만 계속 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임.

 

(이전의 도쿠였다면 여기서 뭘 했을 거 같나요. 무지성으로 보지도 않고 아슬아슬하게 엔드 라인에 걸쳐서 크로스 갈겼을 겁니다.)

 
 

(베르나르도 실바가 들어오고 있다고 계속 알려주고 있고 데 브라이너가 가까이 오는 걸 본인도 보니까 가까이 왔을 때 내주죠.)

 
 

(여기까지 이어졌는데 이전의 도쿠라면 이런 패턴 플레이를 이끌어 내지 못했을 겁니다.)

 
 

(마지막은 역시 모범 납세자 워커. 손 들고 있는 것도 있는 건데 또 볼만 보고 있다가 주변 상황 파악을 안 했음)

 
 

(래쉬포드가 저기 올 때까지 상황 파악도 못했음. 다른 선수들은 이미 늦었죠. 한 경기에 한 번씩은 이런 세금성 플레이를 꼭 함. 돌대가리라 몇 번을 당해도 모르는 듯)

 
 
세금 잘 내고 살아야 한다는 워커의 모범적 행동으로 마무리. 역시 주장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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