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앙은 현재 파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리그라고 여러 차례 얘기해 왔고. 이건 관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팩트임. 사실 그래서 결과에 일희일비 할 필요도 없다 생각합니다. 계속 말씀드려 왔던 부분.
팀이 무언가를 갖춰나가고 있다면 그게 중요한 거고 의미가 있는 거고 솔직히 이건 전반기부터 과연 이게 후반기를 관통할 수 있는가? 와 챔스에서 만날 빅 클럽들한테 먹힐 가능성이 보이냐? 가 의문이었던 거지. 선수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나아지고 있음. 루쵸도 아니까 더 적극적으로 이런 성장을 이끌어 내려는 방식들을 가져갔다 생각하구요.
물론 아직도 이 부분들이 해소가 되지 않은 건 맞지만 리그는 우승권이 보장되는 선에선 현재 루쵸의 선택들이 그렇게 비판 받을 요소가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거임.
오히려 리그가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보여 선수들이 제일 중요한 시기에 가까워질 때 동기 부여가 소폭 떨어져 대충 하는 느낌이 들 가능성도 음바페로 인해 생긴 잡음들을 잘 대처하면서 사전에 잘 차단하고 있다고 보기도 하구요.
리그가 2월에 끝나는 건 사실 좋은 게 아님. 다른 리그였음 루쵸가 이렇게 운영 안 했을 거라고 봅니다. 이건 리그앙이니까 이렇게 하는 거.
이제 경기 얘기로 들어가면...
1차전에 돈나룸마부터 잡지 않았음에도 압박에 고전했는데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게 뻔한 2차전 양상을 고려해 평소보다 더더욱 좌우 공략에 힘쓴 느낌. 매우 극단적인 좌우 배치였음.
파비안 루이즈는 수 차례 얘기해 왔지만 챔스 8강 정도는 깔고 가야 하는 기대치가 자리 잡은 팀에 주전급 선수로선 너무 부족한 선수임.
좌우로 패스를 내보낼 수도 있고 시야가 어느 정도 돼서 왼발 잡이치고 오른쪽에서도 준수하지만 문제는 간격을 재빠르게 좁히는 것도 안 되고 움직이면서 패스도 안 되니 사실 이도저도 아닌 밋밋한 선수.
그래서 뎀벨레와 에메리를 양쪽에 배치해 이 둘이 어떤 식으로든 간격을 메우면서 누누와 하키미의 직선적인 파괴력도 살리면서 음바페, 바르콜라의 효율성을 조금 더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소시에다드의 노골적인 대응 방식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다고 봅니다.
경기 템포가 빨라지고 양상이 진흙탕일수록 선수들의 시야 문제가 더 눈에 들어올 게 뻔하니 애초에 배치부터 그 부분이 덜 드러나게 하려고 했다고 봐야겠죠.
여기서 뎀벨레는 패스 선택지와 정확도가 좋은 편이 아니고 긴 거리를 빠르게 달리면서 뛰면 100% 터지기 때문에 (그림 설명에서도 덧붙인 것처럼 에메리처럼 뛰면 100% 경기 후 부상 소식 뜸) 가능하면 왼쪽에서 음바페한테 빨리 내주거나 다른 선수들이 달릴 때까지 최대한 볼을 잡아두는 쪽으로 플레이를 가져갔죠.
바르콜라가 평상시랑 다르게 오른쪽에서 움직이는 와중에 에메리, 하키미와 상호 작용이 좋지 못해 전반전은 철저하게 오른쪽 위주로 돌아갔음에도 소득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음.
음바페한테 갈 때마다 유의미한 장면이 대부분 나와서 그렇지. 사실 핵심은 쿠보-오야르사발에서 볼을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공략하는 거였다고 보는데 이런 부분에선 아쉬웠다고 보고. 그래서 그냥 바로 빼버렸겠죠.
에메리가 태클로 끊어낸 루즈볼을 주워 먹어서 크로스한 거 하나 빼면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음. 전반전 중간에 쿠보가 답답한지 오른쪽에만 있다가 중앙까지 들어오고 왼쪽까지 넘어오던 것만 봐도 바르콜라가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면 경기는 진작에 끝났을 거임.
여기저기서 뛰는 게 선수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플레이로도 드러났음. 포리바렌테 또는 멀티 플레이어라고 표현하는 건 자신의 위치에서 동료들을 보고 상황을 이해하고 그때그때 맞게 좋은 움직임을 가져가주는 걸 보고 따져서 얘기하는 거지. 단순히 풀백 뛰고 미드필드 뛰고 윙어 뛰는 그런 걸 따지는 게 아님.
선수 개인이 가지는 가변성은 가면 갈수록 중요한 가치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챔스 토너먼트 첫 공격 포인트 기록보단 플레이가 좋아졌다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좋겠죠. 스탯은 잘하면 따라오는 거임. 10어시를 하든 10골을 넣든 그게 성장과 매치가 안 되면 그건 장기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음.
에메리는 현재 파리의 구성상 그리고 루쵸가 미드필드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얼마나 갖췄냐를 봤을 때 가장 앞선에 있는 선수라고 보는데 자신감이 붙은 것도 있을 테고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뭔가 좀 욕심이 생긴 듯한 플레이의 빈도 수가 늘어나고 있는 느낌임.
자꾸 다음을 얘기하고 있는 루쵸의 의도가 선수들에게도 들어갔다면 이번 시즌뿐만 아니라 음바페가 없는 다음 시즌 이후도 선수들에게 철저하게 준비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문제 삼고 싶은 생각은 없긴 하지만 다음 라운드부턴 조금 더 효율적이고 빠른 판단이 필요할 듯함.
비티냐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보는데 쓸데없는 잔발 치면서 패스 타이밍 못 잡는 건 좀처럼 개선이 안 되는 듯.
레알 소시에다드는 조별 예선에서 만났으면 파리한테는 매우 위험한 상대였을 거라고 보는데 1차전도 그렇고 오늘 경기인 2차전도 5~60분쯤 되니까 선수들이 거북이가 되는 거 보면 후반기부터 체력 리듬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음.
사실 전반기에 챔스가 군데군데 끼면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도 아니고. 알과실도 그런 경험이 많은 감독도 아니고.
무엇보다 원래 많이 뛰기도 하구요. 파리랑 그냥 단순하고 단편적으로 보는 뛴 거리로도 압도도 못하는데 동시에 90분 일관성도 떨어지니 이기는 건 무리가 있었다 생각함.
게다가 선수 구성상 롱볼이 효율적이지 못하니 좌우나 반대편으로 넘길 때 그리고 박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크로스를 하는 게 아니면 죄다 땅으로 가니 너무 뻔해서 베랄두를 비롯해서 얼탈만한 선수들도 오히려 잘해버림. 무키엘레나 돈나룸마 패스하는 꼬라지보고 쓰러질 뻔함.
근데도 끝까지 교체하면서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팬들한테 창피한 모습은 안 보여준 건 멋있었던 것 같음. 팬들도 경기 결과는 받아들이고 끝까지 응원하던데 개인적으로 좀 눈에 들어온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파리는 8강에서 누굴 만날지 모르겠지만 뭐 지금보다 좋아질 여지는 충분히 보여줬다 생각합니다. 아마 좋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