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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리뻐뿔

by 다스다스 2024. 3. 8.

 
 
 
제목은 검색에 안 걸리려고 하는 거지. 다른 의도는 없으니 오해 금지. 매 리뷰, 매 글마다 창의적인 제목을 짓기엔 역부족이어서 그런 거뿐입니다. 제가 재밌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원래 처음 계획은 리버풀이긴 했는데 찍먹 컨텐츠나 댓글들에서도 레버쿠젠 얘기가 꽤 나와서 볼까 고민하다가 선발 라인업이 어느 정도 힘을 빼고 나온다는 얘기를 들어서 리버풀로 돌아왔음.




시티랑 하는 것도 자연스레 보게 될 테니 뭐 유로파는 리버풀이 떨어지는 게 아닌 이상 계속 리버풀로 갈 듯함. 반응이 별로면 당연히 바뀔 수 있습니다.





리버풀은 올 시즌 처음. 시티랑 했던 전반기도 다시 보기 하던 과정에서 영상을 못 구해서 이미지를 못 따니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걸렀던 편이라 못 봤음.




그럼에도 클롭이 늘 추구하던 색깔은 언제나 비슷하다고 보는데 볼이라는 게 아무리 소유를 하고 반대로 아무리 내줘도 결국 계속 굴러다니고 날라오는 건 맞으니 클롭이 중점적으로 보는 건 넓은 범위를 움직이면서 얼마나 자신 있게 경합을 하고 그것을 90분 동안 유지할 수 있냐죠. 이건 지금도 크게 바뀐 철학은 아니라고 생각함.




여기에 다른 것들이 더해지면 그게 그 선수의 스타일이 되는 거고 클롭은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트렌드에 맞게, 구성에 맞게 퍼즐을 맞춰주는 거구요.




영리하게 흐름을 잘 읽고 다른 선수들의 순간적인 미스를 빨리 파악하면 수비의 중심 중 한 명이 되고 신체 사이즈가 좋거나 엄청 넓게 돌아다니거나 기술이 좋으면 보조자 중에서도 비중이 높아지고 다른 선수들과는 조금 다른 플레이를 가져가거나 특출나게 뛰어나면 전술적 중심이 되거나 그에 가까워지고 그런 식이죠.




지금 선수들도 한 경기만 봐도 알 수 있는 게 위치 변화가 일어나도 경합은 자신 있게 들어가죠. 자리를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거기서 경합을 시도해야 하냐 안 해야 하냐 이걸 보는 거임. 그래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 다른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메워줄 거란 걸 믿고 과감하게 바로 만회하러 가기도 하구요.




물론 경합은 이기는 게 중요한데 그거 이전에 어느 지역에서든 볼을 탈환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같다는 뜻임. 그리고 보통 통계에서 경합은 볼이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경합만 체크하지만 볼이 없는 곳들에서 최대한 경합이나 오프 더 볼을 적극적이고 많이 시도해 그것들을 유의미하게 만들어 우위를 점하는 게 클롭의 축구 중 일부라는 거죠.




그럼 이렇게 모두에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수비를 가르쳐 놓으면 공수를 다 해낼 수 있다는 기본 바탕이 깔리는 건데 이제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런 완전한 보조자의 개념에 가까운 선수들과 다른 특이한 것들을 가지거나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밑에서부터 도와주면서 포워드들이 틀을 만들어주는 거임.

 
 

(적극적이고 과감한 경합 시도는 클롭 팀의 매력 중 하나. 보통 공중볼이나 불확실한 볼 경합이 일어날 때 떨어지는 방향을 보고 움직이는 게 대부분인데 클롭은 선수들에게 여기서 더 적극적일 것을 요구하는 감독. 저 공중볼 경합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데 일단 엘리엇은 달리죠.)

 
 

(이런 적극성이 루즈볼 경합에서의 우위와 루즈볼은 잘 주워먹는다는 느낌을 주는 거임)

 
 

(이것도 마찬가지)

 
 

(땅으로 구르든, 공중에서 떨어지든 일단 최대한 빨리, 적극적으로 경합을 자주 가져가면서 우위를 점하는 거임. 당연히 이 모든 것의 기반은 선수들의 체력. 다른 팀들보다 유독 클롭의 팀이 체력 리듬이 박살나면 고전하는 건 당연할 수밖에)

 
 

(로버트슨의 터치가 튀면서 볼이 루즈볼이 돼버림)

 
 

(로버트슨은 맥 알리스터가 빠져있는 걸 봤으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프라하의 전개를 막으려고 압박을 함)

 
 

(결국 왼쪽 센터백까지 볼이 빠졌는데 완전히 뒤로 돌리게 해서 본인 자리로 돌아갈 시간까지 벌어야 압박 성공인데 어떻게든 전개를 해내려고 하니 끝까지 시도함)

 
 

(본인이 제껴지는 와중에 엘리엇이 붙으니 상황을 보면서 본인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함)

 
 

(로버트슨이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전개가 이뤄지면 어딘가는 비어있단 뜻이니 엘리엇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압박을 계속 이행함. 사실상 공수를 다 하는 것이자 압박이 다시 시작되는 거임.)

 
 

(로버트슨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서 보조를 해주던 맥 알리스터가 올라와서 볼을 커트해냄. 반칙이 불렸지만 그냥 넘어갔다면 좋은 역습 찬스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죠.)

 



측면에서 직선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중앙에 위치하는 선수들의 핵심 사항은 이 경기로만 봤을 땐 상대 선수들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되 열린 공간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라에 가깝다고 봅니다.




맥 알리스터나 엘리엇, 엔도, 소보슬라이 등을 잘 보면 본인이 움직여야 할 때, 포지셔닝을 잡아야 할 때 찾는 공간은 자신이 온전히 프리맨이 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주변 동료들의 공간을 열어줄 수 있는 상대 선수들 사이 공간을 찾는 게 더 많음.




자신이 견제를 피하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받더라도 다른 선수들의 공간은 열린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거죠.




펩을 비롯한 몇몇 감독들이 기술적으로 뛰어나 실책이 거의 없고 담력이 강해 위험한 플레이를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선수들로 유도를 시도하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데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뛸 순 없으니 클롭은 선수들에게 체력과 움직임을 바탕으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걸 지시하는 거죠.


 

(고개를 좌우로 다 돌리면서 상황을 보고 있는 엘리엇)

 
 

(엔도가 디아즈와 맥 알리스터 쪽을 보면서 저 박스 친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라고 얘기하고 있음. 디아즈가 들어가고 있는데 늦었음. 이때 오른쪽 상황 파악을 다 끝낸 엘리엇이 사이 공간에 들어가려 하고 있음. 조 고메즈도 알려주고 있죠.)

 
 

(스로인이 되면서 서로 대형을 갖출 시간을 벌었으니 아까보다 자리는 더 빨리 잡은 엘리엇. 콴사도 이걸 알고 있고 뒤에 조 고메즈가 열려있는 와중에 알려주고 있는 것까지 잡힘)

 
 

(엘리엇이 좌우를 확인하는 와중에 프라하 선수가 패스 루트를 읽고 오는데 엘리엇이 패스 타이밍과 프라하 선수가 오는 걸 놓치죠. 결국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실책성 플레이가 됐음.)

 
 

(계속 사이 공간에 들어가 빨리 넘겨버려서 전개를 하거나 좌우나 중앙 공략을 하니 프라하 선수들이 리버풀의 대형이 뒤로 빠졌을 때 측면 전개는 내주되 중앙 경로를 막으려고 했음. 그러니 누네즈가 들어와서 패스 루트가 되어줬죠.)

 
 

(측면 전개까지 이뤄지니 중앙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공략을 하려고 함)

 
 

(경합을 모든 지점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가져가니 경합에서 졌을 때나 제껴졌을 때 생기는 리스크는 이런 것. 유로파 수준에서 리버풀이 이렇게 해도 공략을 매우 위험하고 효율적으로 해낼 팀들은 거의 없긴 할테니 클롭이 딱히 의식하진 않겠지만 반 다이크의 존재감이 매우 중요할 듯)

 
 

(결국 자살 골로 이어지고. 또 루즈볼이 흘러나왔음)

 
 

(흘러나온 볼을 맥 알리스터가 먹고 로버트슨한테 내주는데 엔도가 바로 저 자리에 자리를 잡음)

 
 

(엘리엇이 저 공간에 있고 누네즈가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살짝 나와 받아주려 하고 있으니 엔도한테는 삼지선다가 있는 거임.)

 
 

(엔도가 볼을 잡고 전진하려 하니 누네즈가 길을 터주면서 비어버린 상대 최후방 선수들 사이 공간에는 왼쪽에 있던 디아즈가 들어감)

 
 

(누네즈가 빠지고 소보슬라이가 들어왔는데 이러니 엘리엇이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소보슬라이가 엘리엇이 하던 걸 함)

 
 

(이건 꼭 전개의 의도를 드러내기보단 때론 횡이나 사선으로 서있는 선수를 프리맨으로 만들어 내서 볼 소유나 볼 흐름, 순환 등을 원활하게 할 수도 있는 것)

 
 

(이 장면에선 아래까지 내려와 디아즈가 저 사이 공간에 끼어버리니 맥 알리스터가 올라가서 저 사이 공간에 서버림)

 
 

(반 다이크가 저 공간을 가리키고 있는데 소보슬라이가 늦었죠. 엔도가 저기로 들어가려 합니다.)

 
 

(반 다이크가 그냥 한 박자 죽여버리니 엔도는 갈라다가 말고 프라하 선수들이 볼을 보면서 슬금슬금 움직이는 와중에 맥 알리스터가 저기 포지셔닝을 잡죠. 소보슬라이가 아까보다 공간이 생겼습니다.)

 
 

(반 다이크가 놓치지 않고 꽂아줬죠. 이미지가 너무 많아서 이후는 스킵하는데 마지막 추가 시간에 넣은 골 장면도 잘 보시면 엔도랑 엘리엇이 사이 공간에 들어가서 패스 루트 뚫어주죠.)

 
 
 
 
보면서 전체적으로 느꼈던 건 반 다이크가 들어가기 전까지 다른 선수들의 미스를 위험 지점으로 들어오기 전에 막아주면서 전개의 이점을 살려주는 선수가 너무 부족하단 느낌이 들었음.




이건 그만큼 경합에서 밀리고 중앙의 선수들이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잡아먹혔을 땐 경기를 매우 쉽게 내줄 수도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구요. 그런 경기가 이전에 있었나 모르겠지만 뭐 후반기는 분석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대응책이 나오는 시기라는 점에서 잠재적 위험 요소라는 건 이 한 경기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지 않나 싶음.




그리고 프라하 상대로도 맥 알리스터 빠지자마자 바로 이런 전개의 속도와 방식이 꽤 크게 뒤틀리던데 소보슬라이나 엘리엇이 더 성장하면 좋을 듯함.




엘리엇은 저번 시즌엔 왜 쓰냐는 질문 받았을 때 뭔가 보이니 쓰지 않을까라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진 거보면 뭔가 보이긴 했던 것 같음. 조 고메즈도 숨이 턱 막히는 애였는데 오늘 경긴 오히려 상대적으로 영리해보였구요.




마지막으로 이전엔 미드필드들이 철저한 보조자가 되어 최대한 넓게 움직이면서 좌우 측면을 지원해 주는 팀이었다면 지금은 이들이 전개 과정에 많이 끼고 플레이 메이킹도 적극적으로 가져가는 팀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네요. 뭐 살라가 선발로 나오는 경기를 더 봐야겠지만요. 그냥 이 경기로 느낀 점이지. 그렇다는 게 아니니 오해는 안 하셨으면 함.




아쉬웠던 건 각포는 진짜 너무 못했고 (얘가 제일 못한 듯) 후방에서 보조하고 기여하는 선수들이 넓은 범위를 제대로, 잘 커버한다는 맥 알리스터 빼면 다 애매한 것 같음. 얘야 뭐 검증됐으니... 저한테는 이번 경기보단 시티 전이 뭔가를 파악하기엔 더 괜찮은 경기일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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