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레즈 왼쪽 시험이 그전 경기와 이 경기의 난이도 간극을 생각하면 바로 과감하게 시험해 볼 정도는 아니라고 보긴 했는데 펩이 긍정적인 신호를 받자마자 바로 시험해 본 거 보면 플랜 A 가 확고하지 않고 라인업이 계속 1~3자리 바뀌고 있다는 게 현 시점에선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고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음.
빨리 제일 나은 라인업을 찾고 고정시켜야 한다는 건 결국 시즌 끝까지 경쟁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고 더 나아가 3-5월을 달리고 그 안에서도 토너먼트에서의 변수 대응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론이니 펩 입장에서도 답을 빨리 내놓긴 해야 함.
물론 데 브라이너가 사실상 혼자서 순간적으로 양 측면 윙포워드로서 기능을 하고 있는 게 후반기 승부수나 다름 없고 현재 제일 파괴력 있는 것도 맞지만 동시에 변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겠죠. 무작정 계속 쓰기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거임.
그중에서도 건강에 적신호가 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건 펩 입장에서 마냥 내키는 수는 아닐 거임. 가능하다면 체력적으로 일관성 있고 좋은 선수가 측면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 것도 있겠죠. 오늘도 전력 질주 몇 번 하더니 눈에 띄게 움직임이 죽던 거 보면 컨디션도 100%가 맞나 의심스러움.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데 브라이너-베르나르도 실바가 좌우에서 중심이 되어주는 게 제일 나은 선택인 건 맞으니 어느 정도 위치 변화는 가져갈 수 있을 땐 가져가되 알바레즈와 포든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횡으로 들어가면서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거 이상을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를 보려고 했겠죠.
그래서 오늘 경기는 기존과는 다르게 데 브라이너-베르나르도 실바가 적극적으로 측면으로 빠져주거나 같이 움직이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중앙을 이용하기보단 반대로 이 둘이 중앙에 위치하는 모습이 많았음.
어느 정도 리버풀의 전개 방식을 고려한 맞춤 대응도 들어갔다고 보는데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게 그렇게 유의미한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느끼긴 했는데 아마 펩도 비슷하게 느꼈을 거라 생각하구요.
결과야 무승부지만 과정상은 40점도 아까웠다고 보고 사실상 진 경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기에 실패라고 해도 지장이 없을 듯함. 오늘은 좌우. 그중에서도 좌는 최악이었음.
스코어만 앞서고 있었지. 사실 과정상으론 전반전 중반부터 시티가 말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음.
결국 시티가 의도한 건 리버풀의 중앙 전개를 막고 볼을 탈환하면 시티 선수들은 중앙에서 이미 수적 우위를 점했으니 리버풀 선수들이 처음은 그것을 의식하게 되고 좌우 공간은 열리면서 리버풀 선수들이 알아서 다지선다에 걸려 무너지는 그림이었는데 그것이 단 한 번도 제대로 그려지지가 않음.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측면 공략이었다 생각하구요.
아케의 뻘짓으로 동점이 된 시점부터는 펩도 변화를 주긴 해야 한다고 느꼈을 거라고 봅니다. 알바레즈랑 포든이 열려있는 측면 공간을 쓰면서 다시 중앙 선수들의 공간을 열어줘야 했는데 특히 알바레즈가 어느 시점부터 완전히 읽혀버려서 리버풀이 역으로 좌측면 전개를 유도하고 협력 수비는 2명만 해도 철벽이 될 정도였음.
후반전 시작하고부터는 이 수가 읽혀서 리버풀의 중앙 전개를 막고 중앙-측면을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최후방에서 중앙을 완전히 잡아먹히고 측면 싸움에서도 지면서 치고 박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맞는 양상이 되면서 하마터면 경기를 내줄 뻔했음.
다시 보기 쭉 할 때 한 11월? 12월? 경기들부터 느끼다가 후반기에도 계속 이 느낌이 사라지지가 않는데 체력 싸움에서도 90분 일관성이 너무 떨어져 있음. 특히 후반전에 한 번 흐름을 뺏기면 되찾아오는데 시간이 엄청 걸리거나 아예 내줘서 극복이 안 되는 경기들이 이번 시즌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님.
좁은 공간에 다 모여있다가 덮치는 식의 수비가 좋을 때도 있지만 그게 너무 잦으면 안 되는데 너무 잦은 거 보면 체력적 한계가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 역시 지적을 안 할 수가 없을 듯하고.
단기적으로 극복이 될만한 문제는 아닌지라 경기를 조기에 박살을 내놔야 유리한데 또 이것 역시 체력이 따라오질 않아 그게 안 되니 잘 풀린 경기 대비 어렵게 가는 경기들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음.
지면 안 됐는데 지진 않았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펩이 고집을 피우진 않았으니 그것 역시 다행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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