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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당했다

by 다스다스 2024. 3. 11.

 



알바레즈 왼쪽 시험이 그전 경기와 이 경기의 난이도 간극을 생각하면 바로 과감하게 시험해 볼 정도는 아니라고 보긴 했는데 펩이 긍정적인 신호를 받자마자 바로 시험해 본 거 보면 플랜 A 가 확고하지 않고 라인업이 계속 1~3자리 바뀌고 있다는 게 현 시점에선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고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음.




빨리 제일 나은 라인업을 찾고 고정시켜야 한다는 건 결국 시즌 끝까지 경쟁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고 더 나아가 3-5월을 달리고 그 안에서도 토너먼트에서의 변수 대응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론이니 펩 입장에서도 답을 빨리 내놓긴 해야 함.




물론 데 브라이너가 사실상 혼자서 순간적으로 양 측면 윙포워드로서 기능을 하고 있는 게 후반기 승부수나 다름 없고 현재 제일 파괴력 있는 것도 맞지만 동시에 변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겠죠. 무작정 계속 쓰기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거임.




그중에서도 건강에 적신호가 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건 펩 입장에서 마냥 내키는 수는 아닐 거임. 가능하다면 체력적으로 일관성 있고 좋은 선수가 측면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 것도 있겠죠. 오늘도 전력 질주 몇 번 하더니 눈에 띄게 움직임이 죽던 거 보면 컨디션도 100%가 맞나 의심스러움.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데 브라이너-베르나르도 실바가 좌우에서 중심이 되어주는 게 제일 나은 선택인 건 맞으니 어느 정도 위치 변화는 가져갈 수 있을 땐 가져가되 알바레즈와 포든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횡으로 들어가면서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거 이상을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를 보려고 했겠죠.




그래서 오늘 경기는 기존과는 다르게 데 브라이너-베르나르도 실바가 적극적으로 측면으로 빠져주거나 같이 움직이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중앙을 이용하기보단 반대로 이 둘이 중앙에 위치하는 모습이 많았음.




어느 정도 리버풀의 전개 방식을 고려한 맞춤 대응도 들어갔다고 보는데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게 그렇게 유의미한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느끼긴 했는데 아마 펩도 비슷하게 느꼈을 거라 생각하구요.




결과야 무승부지만 과정상은 40점도 아까웠다고 보고 사실상 진 경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기에 실패라고 해도 지장이 없을 듯함. 오늘은 좌우. 그중에서도 좌는 최악이었음.

 

(시티의 오늘 의도는 평상시랑 다르게 리버풀의 중앙 전개를 순간적으로 다수의 인원이 대응해 막아내고 홀란드와 데 브라이너는 중앙에서 최대한 상대 선수들을 끌어내면서 좌우는 알바레즈와 포든이 쓰는 형태)

 
 

(문제는 맥 알리스터와 엔도를 통한 전개를 막으려는 데서 허점이 나타났는데 이걸 엘리엇, 브래들리로 리버풀이 잘 대응함. 딱 이 시점부터 뭔가 문제가 있다 느껴지기 시작함)

 
 

(여기서도 사이 공간을 찾고, 동료들의 공간을 열어주려는 맥 알리스터와 엔도를 시티 선수들이 원형으로 가둬버리려 하고 있는데 좌측면까지 커버하는 알바레즈와 베르나르도 실바까지 이 과정에 관여하니 엘리엇이 계속 프리맨이었음)

 
 

(이것을 놓치지 않은 엔도가 엘리엇한테 패스. 적극적으로 올라오던 브래들리와 오른쪽 전개에서 도움을 주고 때론 전개를 해주니 슬슬 경기가 시티가 원하는 양상으로 가지 않기 시작함)

 
 

(결국 안 풀리니 베르나르도 실바가 필요 이상으로 더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윗 지점에서 볼 소유가 되기 시작하고 선제골이 나오면서 이 양상으로 흘러가진 않았음. 천만다행이었다 생각함.)

 
 

(또 하프 라인을 넘어가기 전에 원형으로 맥 알리스터와 조 고메즈를 가둬버리고 있는 시티)

 
 

(이때 엔도가 오른쪽으로 볼을 내주면서 화면 바깥에 엘리엇과 위에서 브래들리가 내려오고 있음. 엔도는 빠져있고 맥 알리스터만 갇혀있으니 알바레즈와 베르나르도 실바가 움직임)

 
 

(엘리엇이 저기서 받아주면서 본인은 갇히지만 맥 알리스터는 반대로 공간이 열림. 엔도는 상황을 보면서 맥 알리스터 근처로 가는 중)

 
 

(맥 알리스터가 고립되지 않고 시티의 원형 대형은 부쉈으니 이제 전개 가능성은 더 올라감)

 
 

(이 틈을 타 올라온 엔도가 패스 루트가 되어줌과 동시에 앞선으로 빠르게 전개를 하려하지만 시티 선수들이 막아내고 오른쪽 전개로 선회함)

 
 

(결국 엘리엇이랑 브래들리한테 계속 당하니 로드리가 들어가면 알바레즈는 빠져서 상황을 보는 식으로 대응했음)

 

스코어만 앞서고 있었지. 사실 과정상으론 전반전 중반부터 시티가 말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음.




결국 시티가 의도한 건 리버풀의 중앙 전개를 막고 볼을 탈환하면 시티 선수들은 중앙에서 이미 수적 우위를 점했으니 리버풀 선수들이 처음은 그것을 의식하게 되고 좌우 공간은 열리면서 리버풀 선수들이 알아서 다지선다에 걸려 무너지는 그림이었는데 그것이 단 한 번도 제대로 그려지지가 않음.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측면 공략이었다 생각하구요.




아케의 뻘짓으로 동점이 된 시점부터는 펩도 변화를 주긴 해야 한다고 느꼈을 거라고 봅니다. 알바레즈랑 포든이 열려있는 측면 공간을 쓰면서 다시 중앙 선수들의 공간을 열어줘야 했는데 특히 알바레즈가 어느 시점부터 완전히 읽혀버려서 리버풀이 역으로 좌측면 전개를 유도하고 협력 수비는 2명만 해도 철벽이 될 정도였음.




후반전 시작하고부터는 이 수가 읽혀서 리버풀의 중앙 전개를 막고 중앙-측면을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최후방에서 중앙을 완전히 잡아먹히고 측면 싸움에서도 지면서 치고 박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맞는 양상이 되면서 하마터면 경기를 내줄 뻔했음.

 

(후반전에도 시티의 의도는 여전히 동일. 이 둘을 묶어 중앙 전개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역으로 중앙 전개의 이점을 가져가고 측면을 공략해 리버풀 수비진들을 악순환에 빠지게 만드려했지만 한 번도 이 과정을 만들어내질 못함)

 
 

(반대로 리버풀은 여기서 힌트를 얻어 중앙 전개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선수들을 과감하게 전진시키고 더 넣어 시티를 최후방에서부터 측면으로 몰아내는데 집중함. 그리고 가능하면 좌측면으로)

 
 

(물론 여전히 가능하면 중앙 전개를 가져가려 했으나 시티가 이것만큼은 기를 쓰고 내주지 않았음)

 
 

(사실 이게 먹혔으면 시티가 매우 쉽게 이겼을 건데 알바레즈가 오히려 약점이 되어버렸음. 동작을 길게 가져가게 하거나 협력 수비로 각을 막아버리면 힘을 못 쓰는 걸 간파하고부턴 철저하게 몰아버리는데 집중함)

 
 

(알바레즈가 좌측면에서 리버풀 선수들을 조급하게 만들거나 본인에게 더 많은 선수들이 오게 만들어야 했는데 오히려 알바레즈가 볼을 잡으면 위협적이지 않다는 걸 아니 알바레즈가 뭔가를 하기도 전에 리버풀 선수들이 대형은 대형대로, 간격은 간격대로, 마크는 마크대로 다 하고 있었음)

 
 

(그리고 이렇게 대응책이 변하면서 공격은 볼을 탈환하면 한쪽 측면에서 최대한 간결하게 앞으로 넘기면서 반대편으로 넘겨야 할 땐 바로 넘겨버리면서 시티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정석을 보여줌)

 
 

(시티 선수들은 후방 선수들이 쭉 빠질 시간을 벌어주면서 가능하면 측면에서 제어하려고 다 모여버리니 반대편엔 선수가 없었음)

 
 

(다시 또 중앙 경로는 막아버리고 로드리-스톤스로 5~6명을 상대할 순 없으니 할 수 있는 건 좌우 측면으로 빠지기. 후방에선 패스 각이 다양하지 못한 아칸지와 아케가 당했음)

 
 

(로드리가 받아서 올라가려 하든, 베르나르도 실바가 내려오든 리버풀은 필요하면 엔도와 좌우 풀백들까지 올려서 대응하려고 했음)

 
 

(그리고 측면으로 빠져서 최후방 라인과 가까워지면 미드필드 1명과 그쪽에 위치한 풀백이 과감하게 들어가 고립시켜버림)

 
 

(이렇게 탈환하면 간결하게 내주면서 다시 또 반대편으로 넘겨버리기)

 
 

(결국 알바레즈를 빼버리고 데 브라이너까지 빼면서 얻고자 한 건 후방에서의 안정성과 전개를 덜 읽히고 유도 당하지 않으려는 의도. 아칸지는 왼쪽 전개와 왼발 사용이 강제되지 않도록. 아케는 패스 각이 제한되지 않도록.)

 
 

(게다가 좌우가 알바레즈-포든이 아니라 도쿠-베르나르도 실바가 되면서 상대 선수들한테서 볼을 어떻게든 몇 초라도 더 지켜내거나 이겨낼 수 있는 여지가 생기니 리버풀이 이제 더 이상 과감하게 덤벼들질 않음)

 



다시 보기 쭉 할 때 한 11월? 12월? 경기들부터 느끼다가 후반기에도 계속 이 느낌이 사라지지가 않는데 체력 싸움에서도 90분 일관성이 너무 떨어져 있음. 특히 후반전에 한 번 흐름을 뺏기면 되찾아오는데 시간이 엄청 걸리거나 아예 내줘서 극복이 안 되는 경기들이 이번 시즌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님.




좁은 공간에 다 모여있다가 덮치는 식의 수비가 좋을 때도 있지만 그게 너무 잦으면 안 되는데 너무 잦은 거 보면 체력적 한계가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 역시 지적을 안 할 수가 없을 듯하고.




단기적으로 극복이 될만한 문제는 아닌지라 경기를 조기에 박살을 내놔야 유리한데 또 이것 역시 체력이 따라오질 않아 그게 안 되니 잘 풀린 경기 대비 어렵게 가는 경기들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음.




지면 안 됐는데 지진 않았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펩이 고집을 피우진 않았으니 그것 역시 다행이라 생각함.

 

(이때 누네즈가 아케 시야에 안 들어온 것 같은데 뭐 그거 감안해줄만한 실책성 패스는 아니었고. 차라리 쎄게 차는 게 맞았다고 보는데 너무 약하게 내줘서 에데르송이 메워야 한다는 판단이 들어간 게 컸다고 봅니다. 사실 앞서고 있어서 다행이었지. 흐름을 내주면 안 됐는데 진짜 판단력 후진 돌대가리급 패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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