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스페인은 볼 소유보다 속도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그 부분을 제어하면서 안정성을 챙기려는 의도가 제일 컸음.
올모가 순간적으로 3 미드필드를 형성할 때 이 세 명을 맨투맨으로 잡으면서 카르바할이나 쿠쿠렐라한테 (가능하면 카르바할한테) 볼이 빠지게 만들고 이때 좌우 포워드들인 벨링엄과 사카의 협력 수비를 더해 좌우 공략을 노렸다고 봅니다.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라이스와 마이누가 무조건적인 맨투맨이 아니란 걸 간파당했고 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페인의 공략에 많이 흔들렸던 게 전반전의 양상이었음.
결국 후반전 되자마자 로드리가 빠지니 포든도 무조건적인 맨투맨을 벗어나면서 기존의 형태로 돌아갔는데 이게 반대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음.
게다가 말이 좌우 공략이지. 벨링엄이 안과 밖을 다 쓰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벨링엄도 한 번은 본인이 볼을 내보내면서 공간을 찾아 들어가야 하니 여전히 사카한테 가는 1원칙은 계속 유지되는 게 무지하게 컸음.
이렇게 되다 보니 사카가 최대한 협력 수비를 자기 쪽으로 땡겨주거나 아니면 쿠쿠렐라랑 빠르게 원온원을 끝내면서 들어가 주거나 아니면 다른 선수들이 스페인의 3~4명이 이뤄내는 협력 수비를 못하게끔 해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의도를 계속 읽히고 있던 게 컸음.
결국 스페인은 쿠쿠렐라나 니코가 사카를 한 번만 늦추는데 성공하면 다 들어오는데 성공하고 협력은 기존과 다르게 포든이 공간을 찾는 것까지 신경 쓰면서 2~3명씩 들어오니까 포든이랑 케인이 동시에 잡아먹혔죠.
애초에 공격 상황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볼 소유 시간이 길거나 터치 자체는 많이 이뤄지는 주고받는 양상도 아니었으니 빠른 교체의 득실을 따져보는 게 맞긴 했지만 60분까지 볼 게 아니라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았나 싶음.
왓킨스를 넣은 것도 케인보다 더 부지런하게 돌아다니면서 동시에 신체 능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는 오프 더 볼이 필요했던 거고.
팔머를 넣어서 오른쪽에 세운 것도 포든이나 왓킨스가 공간을 찾기 더 편하게 그리고 사카한테 붙는 협력 수비의 선택지를 늘리기 위함이었는데 왜 하나씩 넣으면서 지켜봤는지 모르겠음.
그리고 쿠쿠렐라나 라포르테를 공략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대놓고 거기만 팔 생각을 해야지. 상대가 의식한다고 너무 이도저도 아니게 한 것도 크지 않았나 싶음. 세트피스 찬스가 쿠쿠렐라를 노릴 것을 의식한 스페인 선수들의 허를 찌른 킥으로 나오긴 했지만 결국 시간 얼마 안 남아서 토니 넣고 쿠쿠렐라랑 라포르테 노리려던 거 보면 너무 어중간했음.
성적 여부나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 그가 얼마나 기여하냐와 상관 없이 사우스게이트는 보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선수 선발에서도 본인의 지나친 안정성 추구가 너무 들어가 있고. 모든 경기를 1골 싸움, 진흙탕 싸움으로 여기고 있으니 선수들이 너무 힘들게 경기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