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개막전 감상평

by 다스다스 2024. 8. 18.

 
 
 
일단 강하게 짚고 가야겠는데 유로 전에도 그렇고 유로 끝나고도 이적 시장에서 빨리 움직이지 않으니 꼬맹이들 위주의 프리시즌을 보내서 그런지 정규 시즌 밀도에서 선수들이 호흡이 너무 안 맞음.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는 것도 감안해야 할 거고 앞선의 선수들이 멈춰서 받는 빈도 수를 줄이는 게 플릭의 목적 중 하나라면 익숙한 선수들 1~2명이라도 스쿼드에 들어가는 게 개인적으로 좋아 보이긴 합니다.
 
 
 
 
 
전반전에 가장 눈에 들어온 부분은 뛰는 선수나 공간에다 패스를 주려고 하거나 2대1 패스로 빨리 박스 근처까지 가려고 하니 그게 안 될 때 선수들이 역주행을 하거나 무의미한 횡드리블을 치는 게 적지 않았다는 거. 그리고 이 와중에 호흡이 너무 안 맞아서 패스 미스 역시 적지 않았다는 점.
 
 
 
 
 
카사도와 베르날을 반대발로 배치했던 것과 하피냐를 야말 옆에 뒀던 것까지 생각하면 숏 패스로 전개하면서 한 방에 반대편이나 대각선으로 패스를 넣어서 공략하려는 의도가 제일 컸다고 보는데 선수들이 중앙에서 패스를 안정적으로 받거나 사이 공간을 잘 활용해서 패스를 못하다 보니 바깥으로만 볼이 돌면서 무의미한 점유가 많았죠.
 
 
 
 
 
게다가 이렇게 직선적인 공격을 강조하는 와중에 가변성과 상호 작용이 떨어지는 후방의 약점이 두드러졌는데 상대가 패스 루트를 읽어버리면 더더욱 볼이 양 측면으로만 흘러버리는 거임. 이러면서 발렌시아 선수들이 야말을 거칠게 다뤘는데 주심이 이 경기보다 더 안 불어주면 더 거칠게 다룰 수 있다는 소리.
 
 



(카사도는 프리시즌과 다르게 본인이 다음 플레이를 이어나갈 공간을 확보해도 상대적으로 더 좋은 패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음)

 
 

(프리시즌엔 저렇게 자리를 잡으면 크게 문제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오늘 경긴 대부분 다 간파 당했음)

 
 

(이렇게만 살짝 좁혀버려도 동료들이 카사도한테 줄 수가 없음. 줘봤자 백패스나 횡패스뿐)

 
 

(계속 볼이 바깥으로 도는 상황. 여기서도 카사도가 한번 어필하는데 쿤데가 주지 않음)

 
 

(쿠바르시가 쿤데의 패스를 받아 내주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듬)

 
 

(결국 볼은 무의미하게 뒤로 돌고 오른쪽에 있던 볼은 왼쪽으로 U자를 그리면서 넘어옴)

 
 

(앞을 보고 갈 때도 문제가 됐던 건 상대가 같이 달리거나 자기 생각보다 빨리 좁힌다 싶으면 빨리 처리하는데 집중하느라 정확도가 박살이 나버림)

 
 

(결국 하프 라인을 넘어가면 발렌시아 선수들 사이 공간에서 자기 공간 확보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뒤로 빠져서 좌우 롱패스를 보내는데 집중했죠.)

 
 
이미지는 카사도로 정했지만 사실 하피냐, 베르날, 발데 등 전부 다 마찬가지였음. 베르날은 왼발 각을 죽여버리거나 왼쪽을 보지 못하게 하면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져서 좋은 선택지를 아예 찾지를 못했는데 사실 이것보다 더 눈에 띄었던 건 간격과 대형 유지를 센터백들하고만 하려 하니 본인 앞에 있는 선수들과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썼다는 거.





조금 더 경기를 넓게 볼 줄 알아야 하는데 난이도가 다르니 어쩔 수 없긴 할 듯.
 
 
 
 
 
발데는 전체적으로 시야는 넓어진 거 같긴 한데 여전히 본인이 속도로 제압하지 못할 때는 원온원을 과감하게 시도할 생각도 안 하고 무의미한 횡드리블 치거나 백패스를 당연하듯이 하는 건 변함 없었음.
 
 
 
 
 
카사도는 앞을 못 보게 하거나 거리를 빨리 좁혀버리면 본인이 다음 플레이를 이어갈 공간 확보를 하질 못하니 백패스나 횡패스를 빨리 돌려버리는 게 많았는데 사실 이건 무의미한 점유일 뿐이고 하나도 위협적이지 않았음. 중앙에서 볼을 많이 만지는 선수가 이렇게 빠른 템포만 극단적으로 추구하면 상대가 익숙해지면 상대적으로 경기는 더 답답해질 수밖에 없음.
 
 
 
 
 
또 본인이 부족한 부분들을 스스로 인지하고 죄다 체력과 움직임으로 메우려 하니 크게 제껴지거나 따라가기 역부족이란 생각이 들 때는 상황을 무시하고 슬라이딩을 남발한다는 건데 이건 퍼스트 팀에서 뛰면서 개선이 안 되면 큰일 날 듯함. 그리고 전반전과 후반전 차이에서도 드러났듯이 본인 공간 확보에 집중할 때는 일단 그게 우선이고 다른 건 다 뒷전이라 이 습관도 빨리 고쳐야 할 듯 싶구요.





물론 푸츠처럼 상대 선수들이 빠르게 다가올 때 위치나 각을 싹 다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패스하거나 시야가 좁아서 경합이 오는 것도 인지를 못하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긴 해서 더 지켜볼 여지는 있습니다.
 
 
 
 
 
결국 U자 빌드업 자체를 비판하기보단 패스 루트를 만들어 내면서 전진을 하지를 못했다는 걸 더 의미를 두고 얘기해야 하는데 이건 서로에 대한 움직임이 이해가 떨어지는 것도 있을 거고 점유율이 높아도 그게 유의미한 점유가 되지 못해 패스가 여러 차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는 게 제일 크겠죠.
 
 
 
 
 
이런 점에서 후반전은 아예 노골적으로 좌우 전개의 비중을 더 높이면서 (가능하면 오른쪽) 카사도는 자기 공간 확보를 가져가기 위한 플레이의 빈도 수를 줄이고 패스를 내주고 직선적으로 공간을 파는데 집중하면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죠.
 
 

(이런 식으로 뒤에 빠져있다가 전개가 이뤄질 때 빠르게 전방으로)

 
 

(여기서도 패스를 내주고 그냥 지체하지 않고 들어가죠.)

 
 



뭐 프리시즌을 사실상 꼬맹이들하고 보낸 거나 다름 없어서 그렇게 혹평하고 싶진 않은데 반대로 긍정적으로 볼만한 것들도 현재로선 잘 모르겠다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음. 실점 장면은 결국 먹힌 과정에서 이니고의 포지셔닝이 엉망인 게 컸지만 사실 하피냐의 무지성 압박으로 인해 오른쪽 공간을 다 내줘버린 게 시발점이었음.
 
 



(야말이 오른쪽을 도맡아주면서 하피냐는 사실상 프리롤로 여기저기 다 끼어들었는데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음)

 
 

(카사도가 동료들의 움직임을 보고 들어왔음에도 하피냐까지 들어왔죠. 이렇게 본인 위치를 무시하고 들어왔는데 끊어내지도 못했음)

 
 

(자기도 말도 안 되게 깊게 들어온 걸 인지하고 돌아가고 있는데 이미 마마르다슈빌리가 눈치를 까버렸음)

 
 

(근데 야말이 붙는 것보다 본인이 전속력으로 뛰어서 붙는 게 더 빠른데 하프 라인을 넘어가니 설렁설렁 오죠. 나중에 잡아준 화면 보시면 아시겠지만 야말보다 더 늦게 내려옵니다.)

 
 

(결국 아무도 지연도 못 시키고 협력 수비도 못한 채로 저기까지 쭉 내주죠.)

 
 



이니고는 애초에 위치를 못 잡으면 그거 만회하는 건 잘한 적이 없는 수비수라서 처음 위치 못 잡으면 어쩔 수 없음.





사실 다른 선수들 실책을 잘 메워주는 수비수라기엔 부족함이 있는 선수고. 판단이 빠른 수비수도 아니죠. 랑글렛처럼 아예 커버 범위가 좁고 멈춰서서 수비하는 선수는 아니라는 게 더 나을 뿐이죠. 하피냐는 저러고 하프 타임 때 혼났는지 그 후로는 그렇게 무지성으로 안 뛰더군요.
 
 
 
 
 
페란 토레스는 고쳐서 쓰려면 최대한 온 더 볼 비중을 줄이고 오프 더 볼 위주로 뛰게 해야 하는데 오프사이드 트랩 걸리는 꼬라지나 수비수들한테 읽히는 거 보면 몸이 고장 난 게 아니라 머리가 고장 난 게 아닌가 싶음.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가 서로를 죽일 뿐  (26) 2024.08.20
빡빡이 v 빡빡이  (26) 2024.08.19
이래서 어그로 안 끔  (27) 2024.08.16
해명 겸 잡담  (15) 2024.08.16
수퍼컵 감상평  (28)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