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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플릭 3

by 다스다스 2024. 9. 1.

 
 
 
 
 
예전에 챠비 첫 풀 타임 시즌 전반기에도 얘기했었던 거 같은데 같은 패턴에 계속 당하는 리가 팀들 상대로 이기는 건 솔직히 의미 부여 할만한 경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임. 리가 저평가 하는 것도 이런 팀들이 객관성을 상실하게 만들기 때문인데 사실 빈도 수가 결코 적지 않은 편이고. 초치는 거 같지만 4경기란 적은 표본은 감독 교체의 효과가 진짜냐 아니냐를 평가하기엔 너무 적음.
 
 
 
 
 
경기가 조기에 끝나서 다행이었고 일단 이적 시장을 너무나도 못 보냈기에 사실 스쿼드가 그렇게 변하지도 않았고.





감독 교체의 유의미함을 찾으려면 팀적인 틀을 빠르게 갖출 필요가 있는데 이게 4경기에선 공통적으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가 전임 감독 대비 조금은 더 뚜렷하고 정해져 있다는 점 (개개인의 기량을 덜 타고 있으니) 과 선수들 개개인의 성장세, 리듬에 많이 의존해야 하는 시즌일 가능성이 높기에 초반에 까먹지 않고 있다는 점만 집중하는 게 맞겠죠.
 
 
 
 
 
바야돌리드가 마드리드 상대로 그래도 좀 버티다가 무너진 건 중앙을 아무도 파지 않는 상황에서 횡드리블 각을 3명이 막으면서 횡으로 줄줄이 소세지처럼 벽을 쳐서 대응을 했기 때문인데 바르셀로나는 정반대로 접근해서 부순 거임.
 
 
 
 
 
유독 중앙으로 패스를 과감하게 넣은 건 야말을 잡으려고 항상 2명은 바로 움직일 수 있게, 나머지 1명은 여차하면 들어올 때 대응하거나 횡드리블을 치기 좋은 지점 (박스 근처) 에서 대응하려고 항상 애매한 지점에 서있으니까 중앙으로 패스를 넣으면 순간적으로 바야돌리드 센터백들이나 최후방 바로 앞에서 수비하던 선수들이 단체로 낚여버려서 뒷공간 파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거죠.
 
 
 
 
 
빌바오 전에서도 본인 색깔을 강화하고자 하는 건지 아니면 상대의 방식을 분석한 건지 지켜볼 포인트 중 하나라고 했었는데 오늘 경기 보니 상대 분석은 좀 철저하게 하는 모양인 것 같고 챠비 사단하고 비교해 봤을 때도 훨씬 더 날카롭고 잘하는 느낌.
 
 
 
 
 

(보통 여기서 측면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페드리한테 내주죠.)

 
 

(올모까지 과감하게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죠.)

 
 

(여기서 이 패스 워크에 간격과 대형이 다 깨져버리는데)

 
 

(그러면서 페드리가 오른쪽까지 넘어와 야말에게 내준 상황인데 야말을 저렇게 막는 게 우선 과제였기에 횡으로 줄줄이 소세지로 서기 전엔 항상 어딘가 저렇게 비었음)

 
 

(이렇게 보면 더 잘 보임. 바깥을 쓰려하지만 오른발을 잘 안 쓰고 횡드리블과 반대편 동료들을 자주 쓰는 야말 플레이 스타일상 일단 첫 번째로 제어할 게 횡드리블이고 바르셀로나가 야말 위주로 돌아가니 마드리드랑 비슷하게 대응하려 한 거임)

 
 

(여기서도 쿠바르시가 중앙에다가 패스를 넣어버립니다.)

 
 

(또 위험 지점에 패스가 빠르게 들어오니까 두 줄 수비가 패스 한 방에 무너졌죠.)

 
 

(최대한 다 들어와서 수비하면 마드리드처럼 측면 타고 공략할 거라 생각했으니 여기에 집중한 게 독이 됐다는 거임. 3명이 협력하면서 혹시라도 검은색 방향으로 들어오면 쟤가 보다가 막타를 치는 건데 오히려 바르셀로나가 중앙을 파니 이 방식이 안 먹힌 거죠.)

 
 

(쿤데가 횡드리블 칠 때 수비가 하나라도 덜 붙으라고 저렇게 떼어주기까지 하죠.)

 
 

(마드리드는 이런 오프 더 볼도 없었어서 공략하는데 오래 걸린 거임. 어떻게든 횡드리블 각만 막죠.)

 
 

(게다가 왼쪽 측면을 발데한테 맡겨버리고 하피냐가 프리하게 돌아다니니 여기는 아예 바깥을 열어두고 한 명을 붙이기만 했음)

 
 

(근데 전 시즌 대비 시야나 판단력이 살짝이나마 늘어서 그런지 꺾어서 들어와서 페드리한테 줬죠. 올모랑 하피냐가 사이를 파주니까 저 둘이 잠깐의 여유가 생긴 겁니다.)

 
 

(여기서도 야말한테 갈까봐 야말은 의식하는데 페드리랑 올모로 뚫어버릴까봐 수비가 한쪽 공간에 몰려버리죠.)

 
 

(저렇게 야말 의식하면서 오른쪽에 쏠리니 바로 간격이 벌어지고 왼쪽은 숫자가 딸리죠. 쿠바르시가 놓치지 않고 이동 방향에 맞춰서 띄워서 찔러주죠.

 
 

(야말이 하프 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아서 안으로 들어오니 또 올모 통해서 패스 워크로 뚫으려는지 알고 레반도프스키가 파는 걸 다 놓치죠.)

 
 

(결국 야말이 안으로 들어와있으면 아예 최대한 중앙지향적으로 막기 시작했죠.)

 
 

(횡으로만 들어올 거라 생각했으니 측면으로 가면 항상 이랬음. 마드리드 전에도 이랬고)

 
 

(저기로 가게 하면 편하게 수비 성공하는데 저길 가지 않고 중앙을 골고루 쓰니 바야돌리드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거죠.)

 
 

(여전히 똑같음)

 
 

(오히려 여기서 놀랐는데 막타 칠 거 아니까 한 번 횡드리블 치는 척하고 방향을 속여버리죠. 확실히 판단력이나 실행하는 방식이 좀 다름)

 
 
후반전에도 별로 바뀐 게 없었음. 그러니 전반전보다 더 얻어맞은 거고 쉽게 간 거죠.
 
 

(후반전에도 계속 비슷한 방식에 똑같이 당하고 야말을 과하게 의식하니 다른 선수들을 너무 쉽게 놓쳤죠.)

 
 

(항상 급하게 플레이를 하질 않고 주변 동료들이나 상대 수비수들을 시야에 빨리 담아버리니 뎀벨레 같은 짓을 안 함)

 
 

(여기서도 올모가 신경 쓰이는 위치에서 야말하고 패스 워크 할 거처럼 하니까 또 레반도프스키가 파는 걸 못 따라가죠. 하피냐가 루즈볼을 먹어서 득점한 거지만 사실 전반전이랑 별 차이가 없이 먹힌 겁니다.)

 
 

(여기서도 올모가 바깥을 파줍니다.)

 
 

(올모를 의식하는 거 같으니까 야말이 반대편 시야를 확보하죠. 그 와중에 하피냐가 들어가는 걸 봅니다.)

 
 

(그대로 깔아서 주고 골)

 
 
쉽게 가야되는 경기를 쉽게 갔다는 당연히 칭찬할 부분이지만 이런 경기는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엔 역부족이란 거임. 적어도 바르셀로나가 경쟁해야 되는 팀들은 이렇게 같은 거에 여러 차례 당하고 대응책도 변하지 않고 그러지 않음. 이건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게 아니라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씀드리는 거임.
 
 
 
 
 
하피냐는 옛날부터 자주 얘기해 왔던 부분인데 원투 터치 플레이의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고 왼발 잡이임에도 왼발로 첫 터치를 가져가고 투 터치도 왼발로 가져가는 게 너무 안 됐는데 이런 부분들이 향상되면서 선수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향을 많이 벗어났음.





그리고 주변 선수들이 얼마나 있냐가 본인이 선택지를 가져가는데 영향을 많이 끼치기 때문에 사실 버려두는 것보단 최대한 사이에 끼어서 노는 게 나은데 플릭은 이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킥이 좋은 걸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건 순간적인 온 더 볼이 좋은 거지. 드리블의 연장선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기에 킥으로 가는 동작에서 자유롭고 (예전엔 항상 혼자 빠져있다가 볼을 받았으니) 선택지가 넓어지니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봅니다.
 
 
 
 
 
올모는 양 발 사용에 능하다 보니 위치를 덜 가리는 것도 있지만 동료들을 위한 포지셔닝이 몸에 베어있는 것도 있음.





항상 상대 수비수들이 거슬릴만한 위치를 찾아가려고 하다 보니까 상대 중 한 명이라도 신경쓰기 나름이고 필요할 때는 본인이 움직여서라도 가려고 하니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하는 거죠.





게다가 플레이 방식이 터치의 방향으로 상대를 속이거나 상대의 이동 방향이나 움직임을 읽고 최대한 이용하는 쪽에 가까워서 팀적으로 시선을 분산시키기 좋을 때 활약상이 더 나오는 거죠.
 
 
 
 
 
대승이라 초치기 싫어서 별로 덧붙이고 싶은 내용은 아니었는데 카사도는 왜 챠비가 피보테로 안 썼는지 그리고 플릭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지 너무 잘 보였다고 봅니다.
 
 

(일단 동료들 위치를 너무 안 보니 저렇게 말도 안 되게 겹쳐있고 동료들끼리 간격이 벌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될 때가 있음)

 
 

(베르날이랑 같이 뛸 때나 프리시즌 때랑 다르게 본인이 완전히 후방으로 빠져버리니 적극성이 배로 떨어져서 바로 주기 난감한 수준의 거리와 밀도가 되버리면 아예 받을 생각 조차 안 함)

 
 

(결국 쿤데 쪽으로 돌아버리니 올모가 신호 주고 뛰죠. 베르날이었으면 억까가 아니라 살짝 움직여서 저거 받아서 올모나 페드리한테 전개할 수 있었음)

 
 

(거리가 가까우니 얼타다가 거리를 벌리면서 받았는데 금방 붙을 거 아니까 횡패스로 재빨리 돌려버리죠. 푸츠는 보지도 않고 돌린다면 얘는 보고 돌리는 정도임)

 
 

(게다가 동료들을 위한 포지셔닝을 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협력 수비를 하러 가질 않고 간격 유지에 신경을 쓰질 않음. 쿨링 브레이크 이후에도 계속 측면 수비할 때 4를 이니고나 쿠바르시가 만들러 갔죠. 체감상 가운데서만 뛰었던 거 같은데 히트맵 보면 비슷하게 나올 거 같음)

 
 

(또 이니고가 가죠. 이러면 얘는 있을 이유가 없음)

 
 

(우측에서도 그러더니 다시 좌측 넘어와서도 또 이러고 있죠. 사실상 얘는 지금 없는 거임. 있으나 마나)

 
 

(이것도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본인이 협력 수비 붙을 타이밍을 놓쳐 쿠바르시가 더 뛰어서 메우죠.)

 
 



아무리 봐도 얘는 이렇게 뛸 거면 후방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없음. 쓸 거면 오히려 공격적으로 써야 하는데 그럴 거면 페르민이 낄 때 끼고 안 낄 때 안 끼게끔 이해시키는 게 낫죠.





프리시즌 때도 말씀드렸지만 수비를 느슨하게 하는 경기들에서 자기 공간 확보하고 제 플레이 하는 거랑 정규 시즌에서 그렇게 하는 건 난이도가 차원이 다름. 벌써 상대 팀들은 다 알고 있음. 거리만 좀 좁히면 더 빨리 처리하고 더 빨리 피하는 거.
 
 
 
 
 
B팀 경기를 안 보니까 챠비가 훈련은 시키는데 왜 로메우 같은 구더기를 교체로 쓸까 의문이었는데 이번 시즌 경기들 보면서 그 의문은 다 해소됐음. 적어도 얘는 현재 팀 스쿼드 환경 덕에 기회를 받고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이적 시장에서 여유가 있었다면 안 잡았을 선수고 잡을 필요도 없는 선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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