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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예전에

by 다스다스 2025. 1. 14.






시티 트레블 시즌에 변화한 방식이나 센터백, 풀백 구분 (스토퍼-스위퍼, 커맨더-파이터 이런 헛소리들은 그냥 거르시면 됩니다.) 이 아닌 후방의 보조자로서의 접근, 반 다이크 설명했던 것, 바르셀로나 수비 방식 등등 다양하게 설명했었던 거처럼 좋은 수비는 그냥 단순히 막았다. 가 아니라 다음 플레이를 무난하게 이어가면서 상대의 점유 시간 자체를 최소화하거나 무의미하게 한다. 에 제일 가까움.





수비수들에게 이런 수비 방식과 미드필드스러운 면모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가 죽자고 달려드는 경우가 아닌 보통의 경우 제일 자유로운 선수가 센터백들이기 때문. 이때 제일 자유로운 선수가 볼을 갖고 있을 때 할 수 있는 게 많으면 당연히 전술전략을 복잡하게 짤 필요가 없음.





센터백들끼리나 풀백, 미드필드들까지 껴서 서로 상호 작용만 몇 번 해도 알아서 볼은 앞으로 굴러가고 있을 테니까.





근데 단순히 볼을 잘 차는 게 아니라 이런 독특한 수비 방식의 이해와 실행이 더해졌을 때 공수 양면에서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에 펩을 비롯한 몇몇 감독들은 수비수를 계속 영입했고 이해시키려 했던 거임.





상대의 볼이 넘어왔을 때 지연이 중요한 이유는 그 몇 초만 잘 잡아두고 볼을 스탠딩으로 끊어내 소유권을 되찾아오면 (그 몇 초 동안 뛰어오던) 동료들이 주변에 다 붙어있기 때문에 볼을 되찾아 오자마자 간격 유지가 되면서 다시 패스가 나갈 수 있는 거임.





지연을 단순히 막는다. 의 개념으로 보는 게 아니라 공수를 다 해내는 또 다른 개념으로 보기에 펩은 웬만하면 슬라이딩을 박지 말고 맨투맨 수비를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라고 가르치는 거임.





못 따라가서 억지로 막으려고 슬라이딩을 박거나 과도하게 붙어버리는 순간 그 선수 하나가 빠져버려 간격 유지는 바로 깨져버림. 왜? 누군가는 그 한 명의 커버 범위까지 고려해 주변 동료들과의 거리를 어느 정도로 벌려야 하는지 인지해야 하니까.





이게 로드리 빠지고 디아스, 스톤스도 빠지니까 워커가 아주 돌대가리 중에서도 상돌대가리라는 게 다 드러나는 이유 중 하나임.





론도를 단순히 발 쓰는 거 가르치고 안 뺏기게 하려고 시키는 게 아니라 이 간격 유지를 어느 정도 거리로 해야 하는 지도 알려줄 수 있으니까 시키는 거임. 어디로 뛰어야 할 지만 알면 그다음은 론도 할 때의 거리만큼만 재빠르게 뛰어가면 되는 거니까.





그리고 이게 마스체라노를 개인적으로 엄청 싫어한 이유 중 하나이자 마스체라노가 바르셀로나에선 피보테로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임.





따라가질 못하면 무리해서 쫓아가서 슬라이딩을 박거나 아예 안 된다 생각하고 다음 경로 예측하고 슬라이딩을 박아버리는데 문제는 그다음이 없음. 막았으니 끝이 아니라 팀도 똑같이 아무것도 못한 거임.





공격 기회와 볼 소유권은 여전히 상대방한테 있으니까. 대형과 간격을 맞출 시간도 줬죠. 혹여나 제껴지면?? 그 똥은 슈테겐이나 발데스, 피케가 못 치우면 실점임. 근데 욕은 저 셋한테 했죠. 수도 없이 봤음.





이걸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사실상 동료들에게 얼마나 바탕을 깔아줄 수 있냐를 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임. 협력 수비가 필요하냐 안 필요하냐를 자기가 제일 먼저 인지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거니까.





애초에 지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적극적으로 붙을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빠지면서 시간을 벌거나 방향을 몰아서 시간을 버는 거죠. 반 다이크가 잘하는 거임. 동료들도 반 다이크를 믿으니까 굳이 그쪽으로 협력을 가질 않죠. 이 작은 차이가 얼마나 큰지 사람들이 모름.





이때 중요한 건 동료들이 박스 안으로 들어오고 거리가 어느 정도 속도로 좁혀지고 있는지 등과 같은 전체적인 상황을 읽으면서 언제 간격을 확 깨버려 1대1 마킹을 하냐인 거임. 계속 간격 유지를 하려다 상대에게 공간을 넓게 주는 순간 그건 시간을 버는 게 아니라 시간을 주는 거니까.





단순히 원온원에서 드리블러를 잘 막는다고 수비를 잘한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임.





근래 들어 미드필드들에게 센터백을 시키거나 종종 기용하는 이유들도 이런 데에 있음. 자신의 뒤에 아무도 없다 생각하고 경기를 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과 판단이 바뀌는 경우가 있으니까. 반대로 이런 경우 센터백의 기용 방식들도 응용해 볼 수 있겠죠. 트레블 시즌 시티가 아주 좋은 예시임.





단순히 볼을 잘 차는 후방의 선수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음. 가진 것들을 얼마나 쓸 수 있냐가 중요한 거죠. 쿠바르시 처음 보고 얘 담금질 해볼 만하다 한 건 자신이 제일 자유로운 순간을 알고 그것을 응용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지. 단순히 볼 잘 차서 그런 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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