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얘기이자 계속해서 얘기해 오고 관찰해 오고 지적했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언급해보고자 함.
경기 얘기 안 할 거니 마드리드 관련 질문들도 다 안 받습니다. 요즘 리뷰를 일부러 안 하고 돌려돌려 통상적인 얘기들을 하니 질문들도 돌려돌려 하는 게 너무 많아져서 생각을 다시 하고 있음. 이건 마음이 정해지면 다시 말씀드리거나 리뷰로 찾아뵙던가 하겠습니다. 리뷰 한단 소리 아니니 오해는 마시구요.
이번 시즌 시티 기대 안 한다고 여러 차례 얘기해 온 큰 틀에서의 이유는 세 가지임.
경기를 조기에 터뜨릴 방법이 데 브라이너 외에 없음. 데 브라이너 외엔 다 기다리거나 자기 플레이 (이기적이란 뜻이 아니라 동료들을 위한 바탕을 깔아주지 못한다는 거임) 를 하려 하니 속도가 나야 할 때도 안 나니 양상이 오히려 답답해짐.
문제는 데 브라이너가 이제 1주일 90분도 불확실한 수준의 몸 상태. 이건 개인적으로 아무도 이 정도로 하락세가 가파르게 올 거란 예상을 못했던 거 같은데 시즌 보내면서 몸에 이상이 생긴 거 같기도 하고.
늘 중요한 선수지만 이번 시즌은 얘가 돌아와서 어느 정도로 해주냐가 더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연패 중일 때도 돌아오고 나서 봐도 늦지 않다고 했던 건데 2개월 정도 지났음에도 1주일 90분도 불확실하고 플레이에도 문제가 있음이 보인다는 점에서 더더욱 재계약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여름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는 게 맞다 생각함.
그리고 저번 시즌부터 베르나르도 실바 외에 안 풀릴 때 오프 더 볼로 경기 양상을 바꿔준 선수 (다른 의미로 변수를 줄 수 있던 로드리는 베르나르도 실바가 건재하고 동시에 안정성도 항상 갖춰져 있으니 전천후로 쓴 거) 가 없는데 이걸 대체할만한 선수를 사질 않았는데 (애초에 살 필요가 없었음. 다른 방식으로 대체가 가능한 알바레즈가 있었으니) 얘가 저번 시즌 중반부에 살짝 맛이 가버렸고.
저번 시즌 후반기~유로를 기점으로 제 기준에선 거의 맛이 갔음. 그래서 바르셀로나 루머도 마음에 안 들어했고 시티도 얘만큼은 슬슬 준비하는 게 맞지 않았냐 얘기했던 거.
똑같이 12-13km 를 뛰는 경기들이 있어도 (이번 경기도 뒤지게 뛰었는데 효율이 박살남. 저번 시즌엔 이렇게 뛰면 경기 관여도 높아지고 양상이 분명히 바뀌었음) 질적인 측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떨어졌고 예를 들면 95% 로 늘 유지되던 몸 상태가 이제 85% 로 유지되니 펩이 아무리 안 풀려도 얘를 이 이상으로 갈아 마실 생각을 못하는 거임.
쉽게 얘기하면 많이 뛰는 건 그대로지만 그 많이 뛰는 방식이 이제 다른 선수들까지 싹 다 보조하기보단 자기 미스도 커버하기 바빠서 변했다는 거임. 실제로 경기 관여는 눈에 띄게 떨어졌음.
저번 시즌 질 경기 비기게 만들어 주고 비길 경기 이기게 만들어 준 바탕을 깔아준 건 로드리랑 베르나르도 실바지. 스탯 쌓던 포든이 아님. 포든은 이용과 활용을 잘한 거죠.
셋째로 로드리가 초장에 뻗어버린 게 제일 크지만 유로로 인해 프리시즌 일정부터 다 꼬이면서 뭔가 시험해 볼 만한 것들도 다 시험해보지 못하고 시즌에 들어갔음.
결국 또 돌아오는 건 그릴리쉬, 그나마 여기저기 쓰임새가 있고 베르나르도 실바의 다양한 역할과 동선 등을 조금이나마 메워줄 수 있는 스톤스 그리고 적응기가 없는 귄도간. 알바레즈를 얼마를 쳐주건 한 번은 설득했어야 했다 주장한 가장 큰 이유.
뭐 근데 펩은 공개적으로 불만 던진 순간부터 잡을 생각이 없었던 걸로 보임. 그나마 밥이 저번 시즌부터 담금질을 시작했으니 얘를 담그다 보면 전체는 몰라도 일부분은 메워질 거라 판단했을 거기도 하고.
많은 팬분들이 주장했던 여름에 누군가를 더 영입했어야 한다도 적응기가 더 길 뿐. 큰 차이는 못 냈었을 거임. 그 정도 선수가 프리시즌을 온전히 같이 보냈을 리가 없으니까. 애초에 계획에도 없던 필립스를 프리시즌에서 썼는데 그만큼 펩이 뭔가를 준비해도 선수들에게 가르치고 이해시킬 시간 자체가 부족했단 뜻임.
시간이 없으니 보강을 적극적으로 하기보단 기존 선수들을 그만큼 믿되 사고가 안 났던 저번 시즌을 생각하면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면 시즌은 돌아갈 거란 판단을 한 거죠. 물론 이게 너무 행복 회로 돌린 생각이었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음. 이전에도 얘기했던 부분이고 그러니 알바레즈를 잡았어야 했다 주장한 거고.
전 저번 시즌이 제일 위험하다 주장했던 사람인데 펩의 관점에선 트레블 여파가 직접적으로 온 시즌을 우승으로 넘어갔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하면 이번 시즌도 기회가 보일 거란 판단이 들어갔을 거라 봅니다.
결국 이 큰 틀에서의 세 가지 이유들이 겹치고 사비우나 도쿠 같이 누적치가 전혀 없는 애들 몇 명을 빼고 스쿼드 대다수의 체력 리듬까지 박살이 나버리니 90분 일관성이 떨어지고 경기 지배는 안 되고 점유도 안 되고 다른 것들도 다 안 되는 거임.
시티 스쿼드 자체가 몇 명 빼면 죄다 바탕을 깔아준 환경에서 이용과 활용을 잘하는 애들이지. 기량 자체가 매우 우수해 뭐든지 잘하는 do it all 에 가까운 선수들이 아니기도 하고.
체력 리듬이 박살이 나버리니 펩이 아니라 펩 할아버지가 와도 전술전략적으로 큰 변화는 주지 못함.
그걸 수행할 체력이 안 되는데 시킨다고 뭐가 되겠습니까. 애초에 말이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임. 체력이 안 되는데 전술전략을 짜서 어디다가 쓸 거? 모든 전술전략의 기초와 선수들의 기술적인 면모들은 체력에서 나오는 거임.
그러니 펩이 사비우나 도쿠의 비중을 늘려보던 거. 일단 자기 플레이라도 시도하고 마무리하는 애들이 좌우에 있으면 변수는 만들 수 있으니까.
유통 기한이 짧아졌고 일관성이 떨어지니 전반전에 승부수를 보고 후반전은 버틴다는 접근 방식은 오히려 60분짜리 유통 기한을 45분으로 줄이는 셈이니 하지 않는 거임. 알아서 15분을 줄이는 미친 짓을 뭐하러 하겠습니까. 이 얘기하는 사람들이 진짜 제일 바보들임.
이건 전술전략이 아니라 그냥 헛짓거리임. 게다가 가뜩이나 안 되는 변수 차단, 부상 관리 등의 개념에서 더 답이 없는 상황들을 만들어 냈을 거.
겨울에 온 애들은 더더욱 어려운 환경에서 뛰기 때문에 이들이 크게 기여할 거란 생각을 하지 않는 거임.
애초에 오자마자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적응기가 짧을 것 같은 애였음 여름에 샀음. 없으니 귄도간을 주워온 거. 그 귄도간도 이제 몸이 머리를 영원히 따라갈 수 없는 상태라는 거 펩이 인정했을 거임. 전 펩이 바르셀로나 경기 안 본다는 거 얘만 봐도 확신할 수 있음.
지금 시티의 축구는 보조자들에겐 보조의 요구치가 높고 전술적 중심에 가까울수록 부담감은 큼. 트레블 시즌 중반부 이후의 축구는 그만큼 한 경기가 주는 부담감, 체력 소모가 크기에 이것에 익숙해져 있는 선수들의 존재감이 더더욱 크게 작용하는 거고 펩이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거임.
전체적으로 뜯어고치려면 데 브라이너부터 시작해 바탕을 깔아주던 몇 명을 조정하거나 내보내거나 해야겠죠. 그래야 전술전략을 바꿔 나갈 테니까. 그러니 여름을 보자 했던 거고 이번 시즌은 챔스만 가도 된다. 로 기대치를 확 낮춘 거.
저번 시즌엔 데 브라이너의 부재를 메우려고 두 명이 너무 무리를 한 탓에 후반기 끗발이 없어 보여 한계가 왔다고 선을 그은 거면 이번 시즌은 그냥 안 되는 거임. 안 되는데 뭘 자꾸 비틀어 보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뿐. 이러다 안 다치던 애들까지 다치면 시즌 접는 걸로 안 끝남. 보강의 방향성 자체를 바꿔야 함.
그냥 시즌 자체가 이렇게 흘러가는 거임. 뜬구름 잡는 거처럼 미래를 걱정해 얘기하던 누적치의 개념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그대로 보여주는 시즌이고. 3일이 아니라 3주일 더 쉬어도 이번 시즌엔 체력 절대 안 돌아옴.
Football/Writing
다스다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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