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는 시간대가 극악이라 불가능했고 원래 로마 대 빌바오를 발버지 응원하는 입장에서 보고 관찰할라 했는데 너무 노잼이라 라이브로 본다 최면 걸고 이걸 꾸역꾸역 돌려봤음.
많은 분들이 제일 궁금해하실 뎀벨레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이런 기용 방식의 변화는 표본이 엄청 많은 선수 중에 하나가 뎀벨레기도 함.
이번 시즌 이뤄지는 기용 방식의 변화는 그동안 뎀벨레를 쓴 감독들 중 쿠만에 제일 가깝고 루쵸도 그런 부분들에 초점을 맞추고 재해석을 했다 생각하구요.
뎀벨레는 양 발 사용 능력이 매우 좋은 선수인 건 맞지만 그걸 플레이에 녹여내는 건 상대적으로 엄청 떨어지는 편이라 오히려 이런 능력들이 강조되기보단 왜 있나 싶은 플레이들이 더 많았던 선수.
특히 상대가 높은 수비 밀도로 대응하거나 원온원이나 개인 대응책의 영역에서도 동작이 큰 페이크나 슈팅 페이크로 속이는 것에 낚이지 않는 수비수를 만나서 공간과 시간이 없거나 거리를 크게 벌리지 못했을 땐 플레이가 단조로워지고 그냥 무지성으로 바깥을 파는 경우가 많죠.
발베르데랑 데샹, 챠비는 그래서 넓은 공간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70분 이후 교체 출장이나 버려두기 등등) 직선적으로 쓰려했던 거고. 루쵸도 저번 시즌엔 음바페가 중앙에 있으면 어떻게든 좌우 측면 공간은 나니 이 부분을 최대한 써먹었던 거죠.
이건 좌측으로 옮겼을 때에도 뎀벨레의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니기 때문에 차이가 없었음. 여기선 반대로 슈팅만 보는 모습들이 많았죠. 양 발 잡이임에도 측면 포워드로 쓸 때 발의 사용, 방향이 의외로 고정되어 있는 선수임. 그래서 발베르데가 좌측면 기용을 몇 번 해보다 아예 엎어버리고 교체 자원으로 분류했던 거였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면 이런 점에서 과거 쿠만은 시즌 도중에 뎀벨레를 메시에게 최대한 가까이 붙이고 중앙 기용을 가져간 적이 있는데 이것의 의미는 뎀벨레가 가지는 장점들을 다른 의미로 써먹겠다는 거였죠.
일단 박스에 상대적으로 더 가까워지면서 양 발 사용 능력이 터치 라인에 붙어있을 때보다 무조건 더 부각될 수밖에 없고 뎀벨레가 연속적으로 수비수들을 상대하는 빈도 수를 줄이고 한 번만 제끼는데 성공하면 슈팅 과정까지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즉, 페이크 한 번만 잘 먹히면 뎀벨레의 양 발 사용 능력이 빛을 발하니 일단 다른 거 다 따지지 말고 뎀벨레 개인만 놓고 보면 이게 맞다 본 거였다는 거임. 이건 발베르데의 수석 코치인 아스피아주도 뎀벨레가 합류한 첫 시즌부터 주장했던 부분이죠. 문제는 팀적으로나 뎀벨레 개인적으로나 공수 양면에서 메리트가 없었음.
도르트문트에서 이뤄진 중앙 기용들도 큰 맥락에서 보면 이런 뎀벨레의 특성들이 반영된 게 제일 컸음.
이제 파리와 루쵸로 넘어와 루쵸는 여기서 조금 더 만져줘서 뎀벨레가 완전한 중앙에 위치하는 것보단 하프 스페이스나 살짝 애매한 위치에 서서 상대가 일단 무조건 이지선다에 걸리게끔 뎀벨레의 포지셔닝을 조정해 뒀음. 그리고 뎀벨레 개인의 측면에서도 예전만큼 시야가 좁고 돌대가리 짓을 하지 않고 본인이 해야 되는 플레이들을 잘 가져가고 있구요.
한 번 막히면 동료들을 잘 안 쓰는 뎀벨레의 특성을 이제 대부분의 팀들이 다 알고 있기에 몰아서 단조로운 플레이를 유도하면 다 걸려드니까 그 부분을 아예 없애버린 거죠. 이러니 뎀벨레의 플레이들이 기존에 비해서 훨씬 더 효율적이고 노련해 보이고 안정성이 생긴 거처럼 다가오는 거임. 그리고 지금까진 잘 먹히고 있구요.
전체적으로 보면 루쵸는 쿠만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만져줬다는 거고. 뎀벨레는 그때보다 선수 개인 측면에선 더 나은 선수가 돼서 수행 능력이 나아졌다는 거임. 이제 이미지들로 짚어보면서 파리로 넘어가 보겠음.





























팀적으로는 상호 작용과 가변성이 저번 시즌 대비 훨씬 좋아졌는데 문제는 필요할 때는 도망가지 않고 중앙에서 버텨주면서 동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감 있는 포워드가 전무하니 위치 변화를 너무 자주 가져갈 수밖에 없는 건 때론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생각하구요.
이런 점에서 사이즈에서의 우위를 적극적으로 잘 쓰냐 못 쓰냐를 떠나서 일단 신경이 쓰이긴 하는 파비안 루이즈의 가치가 저번 시즌 대비 확 올라올 수밖에 없음. 게다가 팀 내에서 유일하게 양 방향 패싱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긴 있습니다. 이건 무조건 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거임.
네베스는 떨어지는 포워드들의 수비 능력, 한 박자 늦는 포지셔닝이나 미스를 메워주는 부지런함은 팀 내에서 으뜸임. 지연을 시켜야겠다는 판단 자체도 거리낌 없고 실행도 빠르고. 의외로 상대가 롱볼로 처리하는 빈도 수가 굳이 세지 않아도 적지 않은 건 이 선수가 컸다 생각하구요.
비티냐도 패스 루트를 찾는 거나 후방 자원으로서 유도를 비롯한 전형적인 바르셀로나, 스페인식으로 루쵸가 추구하는 빌드업, 전개 방식에선 떨어져도 일단 볼을 소유한다는 측면에선 좋은 편이고 상호 작용과 가변성에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서 저번 시즌보다 좋아졌다 봅니다.
루쵸의 미드필드를 쓰는 방식이나 그로 인해 나타나는 기용 방식은 여전히 넓은 범위 커버와 90분의 일관성이 우선이라 에메리도 저번 시즌 막바지부턴 이 부분에선 많이 뒤쳐졌다고 보고.
후반전도 계속 움직이면서 체력 싸움을 걸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은데 오히려 위험해질 것 같으니 상대적으로 위치 변화도 덜 가져가고 빠른 템포로 승부 보는 빈도 수도 줄였다고 보는데 차라리 더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우는 게 낫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은 들긴 합니다. 뭐 루쵸의 토너먼트 운영 특성상 절대 안 했을 거 같긴 하지만요.
첫 교체로 바르콜라를 빼고 두에를 넣은 건 사실 어떤 전술전략적인 의도가 있다기 보단 그냥 바꾸기였다 보는데 너무 안 풀릴 때 경기 양상을 바꾸기 위한 교체 카드로는 이강인이 있지만 한 끗이 모자랄 때 윤활유가 되어주거나 포워드로서 다른 쓰임새를 가진 선수가 없다는 건 명확한 드러난 부분임.
전반기에도 짚었듯이 이번 시즌은 루쵸가 분명 안일했고 여름부터 모든 문제들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과감하게 부딪혔으면 지금쯤이면 더 좋은 팀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리그 페이즈가 다른 팀들에겐 하나도 도움이 안 됐다 보지만 파리에겐 많이 도움이 되긴 했음. 안일하게 굴던 루쵸가 정신 차리는데 기여를 하긴 했다는 느낌.
바르셀로나는 이유가 있어서 최대한 안 다루려 하는 거지만 파리는 무슨 글을 써도 결국 이강인 얘기만 하니 보더라도 가능하면 얘기를 하지 않던 거임. 이번에도 안 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하게 됐네요.
전 한국 선수들 잘 됐음 하는 마음은 똑같이 갖고 있지만 매 경기 그걸 주제 삼고 싶은 생각은 없음.
솔직히 경기마다 일희일비하고 반응이 갈리는 것도 이상하다 생각하구요. 만족스럽지 않을 순 있다 생각하는데 현 이강인이 파리에서 아무런 가치가 없고 비는 자리에나 나오는 선수란 생각은 진심으로 하지 않음. 그건 하무스 같은 구더기들이겠죠.
전 어그로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도 아니라 과해지면 파리 역시 계속 피해갈 거임.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획에 없다 (16) | 2025.03.09 |
---|---|
챠비는 (16) | 2025.03.08 |
관찰 6 (16강 1차전 2) (12) | 2025.03.06 |
관찰 5 (16강 1차전) (23) | 2025.03.05 |
관찰 4 (12) | 2025.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