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 행보를 지켜보는 건 또 다른 재미 중 하나긴 함.
바르셀로나로 올 때부터 모르겠다고 한 거나 미래가 될 수 없을 거다라 한 거 때문에 이상하게 뎀벨레를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안티라고 낙인이 찍히고 몇 년 동안 다양한 방식들로 테러를 당해왔지만 또 그만큼 이 선수에 대해서 다양한 시선으로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음.
사실 이젠 국내에선 저만큼 이 선수를 오래 본 사람은 찾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구요. 전 도르트문트 때부터 얘 쭉 보고 있는 거임.
네이마르도 그렇지만 애초에 애정을 갖고 본 게 아니기도 하고 (네이마르는 초창부터 역대급이라 빨아대던 사람들한테 낚여서 본 건데 계속 보다가 그건 아닌데 다른 재미를 찾아서 계속 본 거) 가능하면 환상을 안 가지려 하니 전 반대로 더 과감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거구요.
이게 불편하면 그냥 안 보시는 걸 추천 드림. 여러 차례 말씀드린 거기도 하고 어떤 주제든 굳이 저랑 의견 교환하고 설득하려 하실 필요 없음.
뭐 많은 사람들에겐 뎀벨레의 발롱도르 수상이 선수 평가의 척도를 바꾸고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사실 안팎으로 성실해지고 예전에 비해서 머리가 돌아가는 선수가 됐다 정도 빼고는 옛날의 뎀벨레랑 놓고 봐도 그렇게 크게 바뀌진 않았음. 이건 단순히 제 감상이 아니라 보구요.
이제 와서 발베르데와 데샹이 못 쓴 거다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음. 그들은 뎀벨레를 중심이나 중심축 중 한 명으로 써야 하는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랬던 거고. 그 선 안에서 뎀벨레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명확했음. 이들은 그것을 지시했을 뿐. 루쵸도 음바페가 있을 땐 크게 다르지 않았음.
루쵸와 뎀벨레의 파리 행이 이뤄지면서 뎀벨레에겐 잘 맞는 감독을 만났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다란 얘기를 한 적이 있음.
단순히 루쵸가 다른 사람들은 모른 척하던 네이마르의 진가를 어떻게든 뚫어주려 노력했던 유일한 감독이어서 뎀벨레도 다르게 볼 거란 생각을 했기에 그렇게 얘기한 건 아니었음.
사실 가진 것들을 활용하고 응용한다는 걸 봤을 때 뎀벨레는 네이마르 근처도 갈까 말까 할텐데 거기서 루쵸가 창의적으로 바라보는 게 가능할 거란 생각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저번 시즌 바빠지기 전에 파리 주제를 다룰 때도 얘기했었지만 루쵸가 뎀벨레를 중심축 중 한 명으로 삼은 후 행한 접근 방식은 쿠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음. 주변 환경과 주변 선수들이 다르니 조금은 다른 축구와 형태로 드러나는 거죠.
루쵸 본인도 선수 시절 다양한 부위의 부상을 당해왔고 감독들마다 본인을 보는 시선과 방향성이 달라 감독들과 부딪혀온 선수였음. (마드리드에선 본인을 풀백으로 쓰려한 발다노와 부딪혔고 바르셀로나에선 본인을 포리바렌테로 보는 반 할과 부딪혔음. 재밌게도 둘과 부딪히면서 한동안 뛰지 못한 선수기도 했고.)
게다가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시절의 전술적 중심은 매우 극단적이었는데 한 명은 본인이 최대한 어렵게 뛰면 동료들은 편하게 뛸 수 있으니 본인이 힘들게 뛰는 것을 굳이 마다하지 않는 선수였고 한 명은 본인이 편하게 뛰기 위해 동료들의 희생을 아무렇지 않아 하는 선수였음.
전자는 피구고 후자는 히바우두죠. 항상 힘들게 플레이 하고 극적인 골들이 많다 보니 히바우두가 많이 미화되지만 그건 그냥 플레이 때문이었지. 피구처럼 일부러 어려운 공간에 들어가고 어렵게 볼을 받고 하는 게 아니었음. 그냥 중앙에서 뛰고 싶은 욕심, 멍청한 탓, 왼발만 쓰려고 한 탓 등에 일어난 일들이었죠.
크루이프도 항상 이런 히바우두를 비판하던 입장이었음. 반 할도 엄청 싫어했고. 세라 페레르는 저거 맞춰주다 본인 커리어를 조졌고.
루쵸의 축구 철학 자체도 반 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보니 특수한 상황이 될 때가 아니면 항상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중요시 하는 사람임. 그러니 선수들에게 90분을 일관성 있게 뛸 수 있어야 하고 하나하나의 액션에서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거죠.
뎀벨레의 과거를 보면 사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전형이라 봐도 무방한 선수였음.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터치의 기복이 심하고 양 발 잡이임에도 그게 플레이의 다양성으로 나오는 선수가 아니다 보니 서로 공간을 내주고 치고박는 양상에서 매우 강한 선수였죠.
문제는 긴 거리를 빠른 속도나 가속을 붙여 달리거나 순간적으로 강하고 쎈 움직임을 가져가면 부상이 찾아왔는데 특히 상대 선수들이 플레이를 끊어내려고 붙으면서 동작이 조금만 부자연스럽거나 드리블이 길어지면 필연적으로 부상이 왔음.
게다가 본인도 이런 문제점들을 어느 순간부터 인지했는지 초창기엔 과도하게 슈팅 페이크나 동작이 큰 페이크를 섞으면서 수비가 가까이 붙는 걸 경계하기도 했고 바깥을 많이 쓰기 시작하면서부턴 슈팅이나 크로스를 일단 갈겨보고 루즈볼 만들기의 일환으로 쓰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했음.
이건 팀은 그만큼 더 비효율적으로 뛰어 다녀야 했다는 거고 뎀벨레의 많은 시도들이 결국에는 골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거임. 실제로 그랬죠.
플레이 스타일이 엄청 다르고 과정이 다르지만 히바우두와 유사점이 참 많았음. 동료들을 힘들게 하는 게 예측이 안 되고 본인이 편하게 뛰기 위해 본인의 멍청함을 동료들이 최대한 가려줘야 하고...... 등등
루쵸가 음바페에게 수비 가담에 대해서 설명한 게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사실 수비 가담이란 것에 꽂힐 게 아니라 전술적 중심으로서 모든 상황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얘기했던 거임.
이게 왜 중요하냐면 팀의 기계적인 면들은 대부분 전술적 중심 (이나 들) 을 위주로 돌아가는데 이 선수가 상호 작용을 얼마나 잘하냐는 곧 전술전략의 심플함과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발판이 되기 때문.
음바페가 몇 골을 넣든 그건 중요하지 않음. 저번 시즌 마드리드에서도 개인적으로 비판했던 건 과도할 정도로 일방적인 상호 작용을 요구하는 부분이었음. 알론소로 바뀐 지금은 어떤지 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서 나아지지 않는다면 사실 스탯을 아무리 잘 쌓아도 더 발전하긴 무리가 있다 생각하고.
뎀벨레의 파리에서의 첫 번째 시즌과 두 번째 시즌 역시 이 차이가 잘 보이는데 뎀벨레가 모든 플레이를 대충대충 하지 않고 동료들이 본인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걸 어느 순간부터 아무렇지 않아 하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이해하려 하기 시작했음.
가장 눈에 보이는 걸론 동료들을 보고 있다가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있으면 지체하지 않고 그것을 행하기 시작했죠.
무위로 돌아가도 상관이 없는 거임. 동료들은 뎀벨레가 이 상황이 됐을 땐 이렇게 해주고 저 상황이 됐을 땐 저렇게 해준다는 믿음이 생기는 거죠. 첫 시즌엔 이런 게 거의 없었음. 그 전으로 가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구요.
이 작은 차이가 팀을 바꿔주는 거임. 그리고 이게 어려울 때 더 전술적 중심이나 특정 동료를 믿게 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는 거죠. 루쵸는 이걸 수비 가담이란 주제로 얘기를 했을 뿐임. 아마 뎀벨레에겐 다른 예시로 얘기했겠죠.
시티의 베르나르도 실바, 바르셀로나의 메시, 챠비, 이니에스타 등등 다양한 예시들로 다 얘기할 수 있음. 루쵸는 그때 필요한 주제가 수비 가담이어서 그렇게 얘기한 거죠.
뎀벨레란 선수 자체가 변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축구를 해석하고 바라보고 동료들을 이해하는 머리의 영역이 변한 거지. 플레이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음.
사실 이건 프랑스를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생각하구요. 무지성으로 박는 게 줄어들었지만 파리처럼 본인에게 모든 걸 제공해주지 않는 팀에선 여전히 그는 뚜렷한 한계가 있는 선수임.
파리에서도 여전히 전 상대 팀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활약상이 줄어들거나 조금 더 난이도가 높아질 거라 생각하구요. 팀이 더 변화무쌍해지거나 뎀벨레가 더 노련해질 필요가 있겠죠.
이건 앞으로의 과제임. 나아진 게 단순히 그동안 뛰던 팀들을 통틀어 가장 좋은 환경이어서인지 아니면 상대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 머리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본인의 장점들을 이해했는지.
개인적으로 발롱도르란 상에 그렇게 가치를 두지 않는 편이어서 이게 그동안의 뎀벨레에게 내려졌던 평가들을 단번에 뒤집을만한 일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어떤 식으로든 바뀌고 좋은 환경을 만나 좋은 활약을 했다는 거겠죠.
어떻게 보면 파리로 간 게 뎀벨레 본인에게도 바르셀로나에게도 다행인 일이었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