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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아리고 사키가

by 다스다스 2025. 9. 25.




고평가 받는 건





당시 무식한 트레이닝론 (축구 실력 향상보단 격투기 선수들이나 할법한 전혀 상관없는 트레이닝론들) 이 거의 정론처럼 퍼져있던 시기에 실용적인 트레이닝론을 도입했고


그를 바탕으로 무질서한 토탈 풋볼을 질서 있는 토탈 풋볼로 만들어 냈으며


2-3경기 뒤까지 생각하며 교체 플랜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일정 등을 짜는 등 현대 축구의 핵심 중 하나인 시즌 관리의 기초를 닦았음. (당시엔 장기 집권한 감독들이 아니면 이런 건 불가능하단 시선이 주류였음)


그리고 한 명에 의해 돌아가는 1 의 시대가 아닌 상호 작용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버린 이론가 중 한 명이라 고평가 받는 거.





근데 너무 독단적이었던 성격 문제와 초라한 경력으로 인해 아무리 성공을 해도 선수들과 언론들을 항상 납득시켜야 했기에 그런 부분들에서 충돌이 많았다 알려져 있음.





인터뷰 자체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싸가지 없는 건 기본이고 지나칠 정도로 날이 서있고 공격적이었음. 애초에 자신을 무시하는 환경 속에서 맞서 싸웠으니 대답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고.





한 번 본인 생각이 맞다 싶으면 그거 바꾸는 것도 보기 드물었음. 이건 은퇴한 이후 조언자 겸 관찰자 포지션이었던 때도 심했죠. 바르셀로나-즐라탄 때도 맞는 말이긴 했지만 (유일하게 공개적인 자리들에서 초장부터 절대 성공 못한다 주장한 사람) 존중이 없었음. 그게 즐라탄이 밀란 가면서 터진 셈이고.





지금이야 여러 선수들과 원수가 되어 있는 반 할이나 이제야 유해진 쿠만, 초짜 감독부터 시티 초창기까지의 펩이 선수들과의 소통 단절로 유명하지만 원조는 미헬스로부터 이어진 크루이프와 사키이기도 함.





레이카르트가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도 종종 인터뷰를 했었지만 레이카르트가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날 때 보드진을 비판할 때를 제외하곤 말 자체가 다 공격적이었죠. 바르셀로나를 늘 칭찬해 오던 양반도 아니었음.





무링요가 이후 고평가 받은 것도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이끌어 내는 방식 (지금은 올드 스쿨이지만) 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트레이닝론을 짜냈고 그걸 축구로 이어갔기 때문. 사이에 끼어있는 반 할 역시 무분별한 트레이닝은 선수들에게 반감을 사기만 할 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몸에 익는 훈련이 중요하다 얘기한 거죠.





재밌는 건 이게 크루이프가 선수 시절 경험이 중요하다 한 이유 중 하나임. 선수로서 겪어봐야 선수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논리였죠. 아무리 이론이 중요해도 실전은 다르고 변수가 무궁무진하기에 선수 시절 경험들이 그것들을 다룰 수 있게 해 준다는 거였음.





그래서 항상 시기에 맞춰 (일찍 가는 건 늘 반대했음) 좋은 환경을 갖춘 빅 클럽들을 가라 했죠. 그게 생각을 넓혀주고 한계에 가까워지게 만들어 주고 시선을 바꿔주니까.





크루이프가 무링요를 지적했던 건 이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가르치면 (무링요의 선수 경험은 매우 초라하고 가치가 없음. 실제로 쳐주는 사람 본 적도 없고) 그걸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우선이었는데 항상 무링요는 자기가 옳단 식으로 굴고 역으로 크루이프를 옛날 사람 취급하고 가르치려는 태도로 덤벼들었기 때문에 매번 싸웠던 거.





기자들이 비아냥 거리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죠. 롭슨 따라다니면서 통역관 하던 사람이 왜 이렇게 세상 다 아는 거처럼 떠드냐란 뉘앙스. 유독 스페인 언론들과 자주 그랬던 건 그 사람들은 무링요의 90년대를 다 알고 있으니 당연한 거.





크루이프도 원래는 무링요를 싫어하던 사람이 아님. 통역관임에도 전술전략적으로 매우 영리하고 배움의 자세가 갖춰져 있어서 비행기에서도 밤새 떠들 정도로 조언자 포지션이었던 크루이프가 좋아하던 사람 중 하나였죠.





반 할 오고 조언자 포지션에서 빠지기 전까지 무링요와 제일 가까웠던 사람은 펩이나 루쵸가 아니라 크루이프였음.





사키는 반대로 현실적이라면 누가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쪽이었죠. 가르치는 거랑 실제로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니까. 그래서 똑같이 궁극적으로 공격적인 방향성을 추구하더라도 이런 접근의 차이나 무링요가 고평가 받던 시기에 평가가 달랐던 거임.





이걸 사키이즘이니 크루이프이즘이니 나누는 건 진짜 헛짓거리인 거고. 그래서 그런 짓들 좀 제발 하지 말라 한 거임. 사키도 막상 감독 시절은 물론이고 조언자나 제3자로 빠져서 한 인터뷰들에서도 자주 경기를 지배했냐 못했냐와 점유율에 대한 얘기를 하던 사람임.





사키를 좋아하고 그의 관점들을 흡수하려 한 건 그는 다른 이론가들과 다르게 실전적으로 적용되는 것에 매우 집중하고 그걸 항상 고민하던 사람이었던 게 매우 컸음. 사실 이런 이론가들은 여전히 리스펙 받고 고평가 받아야 한다 생각하구요.





근래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론가들을 보면 매우 복잡하게 본인 이론을 꼬아놓고 그것을 누구에게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음. 이런 건 좋은 감독이 아니라 그냥 망상이나 하고 있는 감독이죠.





비엘사가 스타 선수들이 많은 곳을 기피하고 본인의 명성이 상한가를 칠 때도 빅 클럽들을 피한 건 본인의 이론을 아무런 고정 관념과 습관 없이 받아들일 선수들이 더 중요했기 때문. 그래서 어린 선수들을 좋아하는 거뿐. 그가 그들을 납득시킬 수 없어서가 아님.





반대로 몇몇 빅 클럽들은 그 후유증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겠죠.) 이 매번 부정적으로 나타났으니 피하는 거죠.





좋은 감독은 꼭 전술전략을 잘 짜고 기계적으로 팀을 다루는 게 아님. 가능하다면 선수들에게 세세하게 짚어주고 상대가 파악하기 힘들게 복잡하게 짜는 게 좋기야 하겠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법 역시 없다는 거죠.




그러니 너무 거기에 쏠려서 축구를 보지 말라 얘기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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