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오니 검색이나 유입에 이런 류의 검색들이 유독 눈에 띄길래 뭔가 했더니 뉴스들이 있었던 거 같네요. 이 블로그엔 샤비랑 챠비 아니면 관련 내용들은 안 나와요.
개인적으론 떠나고 나서도 몇 차례 썼지만 여전히 의문이 많은 감독임. 사실 그걸 해소하려면 부담감이 덜한 곳에 가거나 본인 사단을 다 버리거나 (특히 자기 형과 피지컬 트레이너)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갖춰야 한다 생각하구요. 가능하면 2가지가 다 갖춰지는 게 좋겠죠.
부담감이 덜한 곳에 가면 그래도 다른 건 다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거나 일부분 타협할 수 있다 보는 건 본인 입지가 박살 날 위험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 (강등권만 안 가면 살려주는 정도?) 이니 조금 더 시간을 벌고 가다듬을 수 있을 확률이 높음.
동시에 그게 그릇의 크기는 물론이고 그것에 무엇을 더 담을 수 있을지를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을 확률 역시 높다 보구요. (안 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
사실 전권 보장이나 영입이나 방출에서 자신이 관여하거나 최종 결정권을 달라하는 등 바르셀로나에서도 보드진과 이런 부분들에서 많이 부딪힌 것도 성적을 내면 더더욱 이런 쪽에서 본인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보드진이 숙이기 마련이니 큰 그림을 그렸었다고 봐야겠죠.
애초에 본인이 봐온 감독들이 레이카르트를 빼면 잘 나갈 땐 다 저랬으니...
본인의 부족한 부분들을 메우고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시간이 필요한 감독인 게 분명한데 그런 점에서 성적을 내야 하고 극성맞은 지역 언론들이나 정신병 걸린 사람들이 많은 곳은 사실 현재의 챠비에게 그렇게 적합한 행선지라고 보는 편은 아님.
아마 제 눈에 띌 정도로 검색이나 유입이 보였다는 건 맨유 행 루머가 제일 크지 않았나 싶은데 전 아모림 부임 때도 지나가던 루머에 말씀을 드렸던 거처럼 맨유는 챠비의 바람직한 행선지라 보지 않습니다.
바르셀로나 시절 조명이 안 된 부분이 에두 폴로를 사단으로 데려왔던 건데 이 양반은 엘 문도 데포르티보에서 기자 하던 양반이자 카탈루냐 언론계에서 25년 넘게 굴러다니던 인물입니다. 챠비가 본인의 언론 플레이를 조언해 주고 필요한 부분들에선 직접 대응해 주는 인물로 선임했었죠.
펩이 종종 본인 감정을 못 잡을 때가 있어서 평상시에 본인과 대부분의 것들을 공유하는 에스티아르테를 개인 비서로 썼던 것 (6관왕 후 보드진에게 내부자로 받아들일 것을 들이밈) 과 아주 유사한 행보였습니다.
이건 정신병 걸린 사람들이 가득한 카탈루냐의 고유하고 이질적이고 어려운 환경을 고려한 사단 구성 중 하나였습니다. 아무래도 선수 시절 다양한 감독들을 겪어가며 본 게 있고 지역 언론들이 워낙 극성맞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느꼈겠죠.
이건 챠비의 선수 시절을 살짝 살펴보고 가면 재밌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챠비의 데뷔 감독이었던 반 할은 당시 바르셀로나 보드진이 필살기로 모셔온 최고 명장 중 하나였기에 아주 오만하고 싸가지가 없어서 언론들 (선수들과 보드진, 기존 코치들과도...) 과 3년 넘게 싸우기만 했죠.
세라 페레르는 힘이 없어서 모든 방향에서 얻어맞은 감독이었고. 렉사흐는 쿠만처럼 레전드로서 탱킹 해줬죠. 안티치는 지나가는 감독이었지만 아주 잔뼈가 굵은 지금으로 치면 조금 더 호전적인 발베르데에 가까웠던 감독이고. 레이카르트는 아무도 지켜주지 않아 늘 샌드백처럼 맞고만 다녔고.
펩 역시 라포르타는 이미 지역 언론들에게 뒤지게 맞은 참이라 성적이 잘 나올 땐 기어 나오고 별 다른 일이 없을 땐 숨어 있으니 (지금과 비슷하게) 펩이 감당할 게 많아 늘 조심스러웠죠. 로셀 역시 지역 언론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해 모든 질문들엔 선을 긋고 이성적인 대응만을 강요했고. 본인 역시 그랬고.
티토는 뭐 표본 자체가 얼마 없으니 거르고 타타가 딱 챠비랑 비슷하게 본인 보호하려는 제3자 화법을 자주 써서 언론들과 서서히 멀어졌죠. 자기 잘못 보단 다른 데서 잘못을 많이 찾았음. 선수 탓도 점점 하기 시작하다 후반기 가서 노골적으로 하니 선수들과도 멀어졌고.
루쵸는 펩과 마찬가지로 매우 잘 알고 있던 환경이었고 잘 헤쳐나갔지만 보드진, 지역 언론들과 너무 부딪히는 와중에 버팀목 (주비사레타 이탈) 이 없으니 본인이 놔버린 케이스고.
챠비의 바르셀로나 시절을 얘기하면서 레이카르트와 타타를 자주 얘기한 것도 은근히 겹치는 부분들이 많아서였습니다. 일단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건지 아닌지 분간이 안 되는 보드진과 감독. (레이카르트) 남 탓은 패시브에 자신 있어 보이는 것과 다르게 뭘 보여주는 건 거의 없는 감독. (타타) 챠비의 모습이었죠.
챠비가 베테랑이나 바르셀로나의 관념을 꽤 많이 공유한 팀 (펩이나 바르셀로나를 연구한 투헬 등) 에서 뛰어본 선수들을 유독 원한 게 단순히 내적인 이유들만 있다 보지 않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알아서 이해하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책임감을 느끼고 그것을 바깥으로도 표현해 줄 수 있는 더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을 원한 거라 봅니다.
사실 감독을 볼 때 많은 분들이 전술전략적인 부분들을 위주로 보지만 트렌드에 뒤쳐지더라도 상황 파악이 빠르고 경기 중 대응이 좋거나 지저분하더라도 대부분의 경기를 잡을 승리 플랜이 있다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봅니다. 문제는 챠비는 이것도 되지 않았다는 거죠.
이게 첫 풀 타임 시즌 챔스 조별 예선에서 떨어졌을 때 경험 있고 내부 인사들과는 접점이 없는 외부 인사의 코치를 원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물론 제 의견이 전달될 리는 없었습니다만...
다른 관점으로 축구를 보고 선수들을 파악하면서 챠비에게 의견 제시를 할 사람이 필요했단 거죠. 데코가 그 역할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만 챠비는 보드진의 간섭이라 느낀 거 같구요. 데코도 옳은 건 아니었지만 중간을 찾으려 했으면 적어도 어떤 영역에선 더 나았을 거라 봅니다.
이건 동시에 챠비가 아직도 정신을 덜 차렸다 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보구요. 아직도 본인을 떠보거나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는 팀들에게 사단 고용 보장을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휴식기를 갖고 한 걸음 떨어져서 다양한 경기들을 접해도 가르침의 영역에서 부족함을 드러낸 감독과 감독과 그리 다르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더 떨어지는 눈들로 바라보고 있는 나머지 코치들이 금방 달라질 거라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팬심으로 EPL 을 가길 바라긴 하는데 그건 감독으로서 다양한 대응 방식들을 겪으면서 발전하길 바라서지. 잘할 거라 봐서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 압박이 심한 곳은 피해 가는 게 맞다 보는 편입니다. 맨유 역시 챠비로부터 그렇게 얻을 게 많지 않다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 제가 본 챠비는 본인과 사단 코치들의 능력으로 리가를 먹었던 거라 보고 있는 거 같고. 리가 경쟁력에 아무런 의심도 가지지 않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보는 편이라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빅 클럽들에 가면 보다 더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보는 게 맞겠죠.
또 다른 변수는 가족들이 챠비랑 챠비 형이 같이 욕을 먹는 걸 생각 이상으로 힘들어 했다는 건데 카탈루냐보다 심한 곳이 있을까 싶다가도 그나마 여기니까, 챠비니까 그 정도였다는 생각도 들고. 이것도 꽤 큰 변수라 봅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