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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푸욜도

by 다스다스 2025. 10. 27.





어렸을 때 뒤지게 많이 털리고 경기 중에 데 부어한테 붙잡혀서 (지도 못했으면서..) 잔소리 듣고 주변 선수들도 지시해 주고 그랬지만 무리하게 슬라이딩을 박는 습관은 거의 없고 스탠딩 태클 타이밍이 좋아서 경험이 쌓이면 나아질 거란 희망이 있었음.





실제로 경험이 쌓이고 다양한 선수들을 겪어보니 최종 수비수로서의 판단력이 매우 좋아지고 더해서 다양한 위치를 뛰어보니 본인이 순간적으로 어디로 가야 할 지에 대한 판단이 매우 빨랐음.





이 얘기는 그만큼 전체적인 상황을 인지하는 게 빨랐다는 소리임. 동료들의 위치도 그만큼 빠르게 봤다는 거고.





마스체라노랑 비교하는 게 굉장히 기분이 나빴던 게 마스체라노는 그냥 되든 안 되든 슬라이딩 박는 거고 (몇 년이 쌓인 습관이라 고칠 수도 없었음) 푸욜은 그런 쪽과는 거리가 먼 수비수였음.





애초에 마스체라노는 최종 수비수로서의 판단력이나 포지셔닝부터 구더기니 슬라이딩으로 한 방 수비 하던 건데 이걸로 엄한 피케나 발데스 욕하던 사람들이 수두룩 했음. 당시 바르셀로나의 수비적인 실책들은 대부분 마스체라노와 티토 때는 알바 그리고 간혹 가다가 발데스에게서 온 거지. 대부분은 피케 탓이 아님.





본론으로 들어와 쿠바르시가 저번 시즌부터 성장세가 멈춘 건 팀이 볼을 소유하고 있는 과정에서 최후방 자원으로서 기능할 때와 반대로 최종 수비수로서 상황 파악을 해야 할 때의 판단력의 간극이 너무 크고 안 될 것 같다는 사이즈 계산이 너무 느림.





당연히 많이 뛰고 있고 누구보다도 그 부분에 대해 선제적으로 우려를 표한 입장이기도 하고 가비나 야말, 페드리 등으로도 여러 번 얘기했던 터라 일부분 공감하나 체력적으로 딸리는 걸로 쉴드 칠만한 수준이 아님.





그러니 저번 시즌에도 종종 이니고가 뭐 하냐는 제스쳐로 뭐라 하는 경우들이 나왔던 거. 자신이 어디로 갈지 항상 재빠르게 판단해서 움직여도 쿠바르시는 그 박자를 전혀 못 따라갔다는 거임.





이니고가 어느 정도 가려줬다는 건데 얘도 읽혔으니 더 이상 얘기해 봤자 의미가 없음. 이니고 있었어도 달라졌을 일은 없음. 전개 과정이 조금 더 간결해지거나 치고 박는 양상에서 유리할 수는 있었겠지만.. 가짜 수비수들은 대부분 1-2년이면 유통 기한이 끝남. 그거 더 봐서 뭐 할 거.





다시 돌아와서 쿠바르시는 이니고랑 볼만 보면서 움직여도 되는 상황에서도 엉뚱한 곳을 보다가 놓치거나 살짝만 자기 시야 밖에서 벗어나서 들어오면 상대 선수들의 오프 더 볼에 그대로 당했기 때문.





플릭 이후로 이게 점점 심해지는 건 똑같이 뒤에서 상황을 보더라도 다르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대부분 느린 상황이나 간헐적 압박을 하면서 뒤로 빠지거나 기다리는 수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챠비 시절과 다르게 현재는 2-3초 안에 사이즈 딱 내고 다 해결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지니 계속 약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음.





압박이 안 되기 시작하고 지연이 아예 안 되니 상대의 전진 속도가 빨라지고 이 빈도 수가 더 많아지면서 더 티가 나는 거임. 오늘 실점 장면들도 잘 보여주는데요.





첫 번째 골은 볼을 보면서 간격 유지를 하려다 자기 시야에서 살짝 빠진 음바페가 공간을 파려는 걸 3-4초 정도 의식을 안 하다 그대로 뚫렸고.





두 번째 골은 이미 엔드 라인으로 몰린 비니시우스를 협력으로 잡을 필요도 없는데 애매한 위치에 서있다 루즈볼 싸움을 위한 공간을 다 내줬음.





되게 사소해 보이지만 이게 순간적으로 시야를 더 좁게 만들어 버리는 거임. 그래서 빠르게 판단하면 이상하게 수비하고 느리게 판단하면 이미 늦어서 포기하거나 쪽도 못 쓰는 거.





이 문제들은 결국 센터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쿼드의 경쟁력, 기이함 등에서 오는 거기도 하기에 무작정 까지 않는 거기도 하죠.





현 바르셀로나 자체가 약점을 가리기 위해 빠른 템포를 극단적으로 추구하고 숏카운터나 뒷공간 공략을 메인 무기 중 하나를 넘어선 필살기로 삼으니 맨 뒤에 있어도 볼을 너무 보고 있거나 에릭이나 주변 선수들과의 간격을 최대한 맞추려다가 전체적인 상황을 아예 놓쳐버리는 경우가 너무 잦음.





에릭 가르시아도 모자란 선수인데 쿠바르시가 이런 영역들에서 아예 개선이 안 되고 있으니 사실 감독은 알면서도 고칠 수가 없는 거임.





어쨌든 공격이 되어야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양상으로 끌어올 수 있고 야말 의존증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으니 그런 거임. 이게 되지 않으면 팀이 패스 루트가 고정되고 양상도 고정되고 개개인의 동선 관리 (특히 페드리, 데 용) 가 더더욱 되지 않으니.





결국 현재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좋은 선수를 사 와야 한다는 결론 (포워드와 센터백) 밖에 나오지 않음.





앙리가 얼마 전 하이 라인을 지적한 건 바르셀로나는 간격을 유지해야 할 때, 깨야 할 때, 지연을 누가 해줘야 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함이 없으니 그럴 바엔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며 개개인의 책임 범위를 줄이고 협력 수비로 대응해 일부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해결하라는 뜻이기도 함.





발베르데도 랑글렛 같은 구더기 데리고 1년은 그렇게 했으니 일단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하라는 거죠. 근데 바르셀로나에서 그러면 살아남지 못하는 거고. 결국 무능한 보드진과 허수아비의 딜레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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