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아는 사람은 국내에선 별로 본 적이 없음.
애초에 바르셀로나가 90년대 후반엔 이름값 대비 정점은 못 찍는 팀이었고. 챔스에서도 성적 편차가 꽤 심했던 팀이었음. 조별 예선에서 떨어질 땐 파멸적이었고. 토너먼트 가선 경기력 기복이 엄청 심했고. 여기저기서 에고 쎈 놈들은 많이 와서 파벌 논란도 심했고. 지역색도 엄청 짙어서 당시엔 팬들도 또라이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피구 이탈 이후는 그냥 망해가는 팀의 전형이었기 때문에 챠비가 눈에 띌 일이 별로 없기도 했구요. 그럼에도 01-02 부터 챠비는 바르셀로나에선 일단 이름 박고 시작하는 선수 중 하나였음.
이전에도 얘기했던 건데 챠비는 반 할 때부터 담금질 하기 시작한 바르셀로나 유망주 중에서도 유일하게 엘리트 코스를 타는 선수였고. (여러 차례 언급한 얘기임)
어느 정도 기대치라는 게 이미 잡혀있던 선수였음. 펩 과르디올라의 대체자, 후계자 같은. 본인은 그게 너무 무섭고 부담스럽다했지만요. 펩이 농담 삼아서 챠비한테 넌 날 은퇴 시킬 선수라 한 게 아니었다는 거임.
애초에 반 할이 대부분의 경우 펩을 대신해 쓰던 게 챠비임. 펩 없으면 챠비 썼고. 펩 교체 카드로도 1순위는 챠비였고. 99-00 쓰리백 변형 전술에서도 챠비를 적극적으로 썼었고. 진흙탕에서 구르고 구르다가 큰 그런 선수가 아님.
그런 선수가 영향력을 넓히기 시작하고 리가를 벗어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선수 잘한다. 라고 인식이 되기 시작한 건 다비즈가 오고난 후 03-04 후반기부터임.
늘 뒤치닥거리만 하고 대부분의 경우 피보테로만 쓰던 선수 겸 패스 성공률만 주목 받던 선수가 과감할 땐 과감하고 사실은 더 넓은 범위에서 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선수란 걸 보여준 거였죠.
근데 여기서 챠비의 평가가 갈린 건 팀이 호나우딩요와 데코를 중심으로 굴러갔기에 챠비가 다시 보조자로 그치고 그의 장기 부상을 이니에스타가 거의 티가 나지 않게 메워버리면서 어? 그 정도는 아니었던 건가? 란 평가가 동시에 생긴 게 컸죠.
이미 이 즈음부터 챠비를 고평가하던 사람들이 주목하던 건 호환성임. 누구랑도, 어느 위치에서도, 자기 비중이 높고 낮고 상관 없이 잘 뛰는 선수.
아라고네스도 계속 미드필드 조합 이 놈, 저 놈 다 돌려보면서도 챠비는 웬만하면 안 빼려 했고. 그러다 이니에스타에게서 포워드로서의 가능성을 보던 레이카르트와 아라고네스의 눈이 겹쳐지고 다비드 실바까지 튀어 나오면서 챠비가 스페인의 미드필드 중심으로 가기 시작한 거죠.
챠비가 본인의 재능의 크기에 걸맞는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게 유로 08 인 거뿐임. 더 이상 보조자에 그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의 보조가 이뤄질 때 팀을 완성시킬 수 있는 미드필드란 걸 증명한 거고 그걸 인정 받은 거죠. 그 전에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거뿐이구요.
챠비의 진가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자주 추천드렸던 게 03-04 후반기, 04-05 랑 09-10 인데 챠비는 이미 저 때부터 너무 잘했음.
애초에 롱런을 하던 선수를 4-5년 깔짝 봐놓고 평가하는 게 정말 웃긴 거임. 그 중 2년 빼면 나머지는 죄다 건염을 달고 살거나 햄스트링 4연벙으로 이미 맛이 가기 시작할 때임. 과연 이 표본들로 선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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