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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수비수의 제1덕목은

by 다스다스 2025. 12. 24.




무조건 머리임. 크루이프가 장난으로 축구는 머리로 하는 거라 한 게 아니라 머리만 좋아도 다른 부족한 부분들을 메우거나 그 이상으로 할 수 있으니까 했던 얘기죠.





이 중 이게 제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 수비수라 보는 편.





아직도 많은 분들이 화려함에 속아 좋은 수비의 기준을 아슬아슬한 장면에서 깨끗한 태클로 걷어내거나 상대와의 경합의 연속에서 한 순간도 밀리지 않고 제압하는 수비에 두지만 사실 좋은 수비는 그런 순간 자체를 내주지 않는 수비임.





그리고 더 좋으려면 점유까지 안정적으로 이어가 주변 동료들에게 볼이 굴러가 그 속도를 죽이지 않고 플레이를 이어가는 거죠.





그럼에도 수비수들의 신체적인 요소들을 많이 보는 건 항상 옳은 판단만 하고 사이즈를 빨리 낼 수는 없으니 그런 순간들을 신체적인 요소들로 메울 수 있는 선수가 기복의 폭이 적고 환경을 안 탈 확률이 높기 때문인 거죠.





요즘 수비수들 중 높은 평가를 받다가 점점 낮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협력 수비가 잘 이뤄지거나 개개인의 책임이 적은 순간에는 매우 잘하지만 본인의 책임이 높아지고 때로 바탕을 깔아주면서 동료들을 보조해줘야 하는 순간이나 본인의 판단력이 우선시되는 순간이 올 때 영리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이 많다는 거죠.





바르셀로나에도 한 명 있죠. 아라우호라고.





아라우호가 수비 스킬 자체가 안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사실 수비 방식 자체가 일단 최대한 붙으면서 상대의 소유권을 끊어내거나 힘으로 밸런스를 깨는데 집중하는 수비를 많이 하다 보니 자신의 뒤를 봐주거나 아니면 본인이 그렇게 한 방에 수비할 수 있게끔 다른 선수가 볼을 잡은 선수를 잡아주거나 하는 등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현재의 바르셀로나처럼 오프사이드 트랩이 뚫리거나 지연이 되지 않을 때 광활한 공간을 열어두고 따라가는 수비가 전부인 상황에는 잘 어울리는 거 같으면서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수죠. 과도하게 붙으면서 끊어낼라 하고 일단 상대의 소유권을 뺏는데 집중하는데 그러려면 각이 좁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보면 전체적인 상황을 아예 보지 않고 일단 볼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게 맞나? 싶은 수비들이 점점 많아지는 거죠.





근래 바르셀로나를 거쳐간 수비수들 중 랑글렛 같은 핸드볼 선수 빼면 카드를 다양한 이유들로 제일 많이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라우호의 한계를 예전부터 지적한 부분들을 풀어써보면 수비 방식에서 습관이 되어가는 모습들이 표본이 쌓이고 있었고. (이건 챠비 탓이 크다 보는 편이긴 해요. 본인도 어떻게 할 지 모르니 내보내달라 했던 거라 생각하구요.)





분명히 원온원 수비에서 박살이 나는 경우는 적은데 이상하게 카드를 자주 받는 (퇴장이 아니더라도 파트너로 뛰었던 선수들 대비 카드를 훨씬 더 많이 받음. 이니고처럼 안 되면 카드랑 맞바꾸는 선수랑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선수가 되어가고 있었다는 거죠.





그러니 동료들의 영향을 점점 많이 받게 되고 본인이 반대로 동료들에겐 바탕을 못 깔아주니 아라우호의 장단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상대 팀들은 선수 파악이 훨씬 더 쉬워지는 악순환에 빠져버린 거죠. 볼을 잘 다루냐 못 다루냐를 넘어서서요.





아라우호를 버릴 생각이 없던 (아니면 버리고 싶어도 못 버리는) 데코의 영입 의도들도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해가 됩니다.





공수 양면에서의 성실함을 갖춘 (특히 경합) 측면 포워드와 경합과 수비적인 면모에서 더 탁월함을 갖춘 미드필드를 우선적으로 데려와 개개인의 책임을 줄이고 아라우호가 마주하는 수비 상황을 어느 정도 고정적으로 만들어 주려던 이유가 있던 거죠.





허수아비 감독을 세우는 게 목적이었던 거까지 고려해 보면 더더욱 의도가 보였던 거죠.





결국 혼자 높은 책임을 져야 할 때는 늘 실수를 하는 선수라는 게 이미 몇 년 전부터 보이고 있었고. 높은 가격에 팔 수 없다면 안고 가야 한다는 내부 판단이 들어간 상태였으니...





이런 점에서 현재 상황을 바라보면 바르셀로나가 구해야 하는 수비수는 더더욱 명확하게 들어오죠.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





시장에 이런 선수들은 드물고 있다 하더라도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어설픈 선수들을 찾을 바엔 현재 스쿼드에 만족한다 얘기하는 거라 보지만 그러기엔 현 스쿼드는 너무 매력이 없고 경쟁력이 없다는 거겠죠.





숫자가 부족하니 그거부터 채우고 봐야 한다는 바르셀로나 정도 클럽에는 어울리지 않음. 차라리 동기 부여 가득한 반등을 노리는 애들 임대 뒤져보는 게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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