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가 워낙 오래 전부터 에레라, 미헬스, 로바노프스키, 퍼거슨, 크루이프 등과 같은 전권 감독들이 이름을 날리고 그래서 그렇지. 옛날부터 대부분의 보드진들은 말 잘 듣는 감독들을 원해왔어요.
이유는 굉장히 명확하고 직관적인데 축구만 하고 살거나 책만 보고 자란 놈들이 그거 말고 아는 게 뭐가 있다고 다양한 범위에서 많은 권한들을 요구하는 거냐는 거죠.
결국 스포츠는 팬들이 와야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그 내적인 것들을 잘 아는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결국 그런 무형의 가치들을 돈으로 환산하고 읽어내고 다음을 예측하는 건 경영자들의 몫이라는 논리기도 한 거죠.
여기에 미국 스포츠를 겪은 사람들은 사실 감독이 선수의 24시간 생활을 통제하고 부상 관리나 의료 점검 등에도 과도하게 관여하는 게 매우 비정상적인 행동에 가깝거든요.
요즘은 유튜브나 X 등이 잘 되어 있으니 접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메이저리그나 NBA 등은 선수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팀 일정만 따르고 그러듯이요. 의료 관련해서도 개인적으로 의사들을 찾아가거나 따로 진료를 다시 받아 비교하고 선수 스스로 선택을 하거나 그러거든요.
감독은 교집합 상태에서 그 안에서 대부분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사람이지. 여기저기 다 끼어들어서 수집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을 지시하거나 그런 것들을 토대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논리기도 하죠.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도 민심을 잡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보통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 선수 영입이고 마드리드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는 건데 그걸 하려면 사실 감독은 빠져 있어야 하거든요.
어차피 좋은 선수들은 스카우터들도 추릴 수 있으며 기술진도 고를 수 있으니 감독은 시키는 데로 하거나 타협에 능한 게 최고라는 거죠. 그러니 항상 기회를 보다 그게 왔다 싶으면 허수아비를 찾는 거죠. (롭슨, 세라 페레르, 레이카르트, 발베르데, 세티엔, 플릭)
플릭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아직도 영어로 인터뷰하고 기자들이 보드진 관련된 얘기들만 꺼내면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거나 자기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거든요. 크루이프, 반 할, 펩, 루쵸, 챠비처럼 역으로 선을 긋거나 반박하던 감독들과는 정반대의 행보죠. 사실 방향성만 맞는 발베르데라 봐도 무방합니다.
첼시 같은 경우도 제가 보기엔 이 보드진들이 원하는 건 어린 선수들이 끊임없는 경쟁 구도를 만들어 스쿼드에 있는 모두가 가치가 있어 고정적인 수입원이 되고 (아무래도 EPL 이라 어느 팀이든 돈은 있으니 이게 무조건 돈이 된다 보는 거겠죠.) 그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주는 팀을 원하는 쪽에 가깝다 봅니다.
노장 선수들을 꺼려하고 꼬맹이들을 장기 계약으로 보통 신체적, 정신적인 전성기까지 묶어두려 하고 로만 때부터 계속 가다듬은 좋은 유스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으니 보드진은 돈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는 거겠죠.
그런 점에서 감독이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사주세요. 보다 누굴 점찍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자신의 축구관을 주장하는 게 짜증 날 수밖에 없는 거겠죠. 이건 결국 본인이 원하는 선수들만 쓰고 원하는 선수단을 만들겠단 소리니까요.
셀링 클럽이 되겠다는 것보단 3-5년의 시간을 들여 이런 큰 구조를 만들어 놓고 지속 가능한 팀을 만들어 보겠다는 쪽에 가깝다 보는데 사실 유럽 축구나 축구 감독들은 이런 게 익숙하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젊은데 더 뛰어난 발베르데를 찾고 있는 거라 계속 얘기해 온 거구요.
게다가 아직까지 팬들이 납득할만한 리그나 챔스에서의 성과란 게 없으니 보드진이나 투자자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기도 하겠죠. 미국 스포츠는 탱킹이 있고 그걸로 시간을 벌 수라도 있지만 유럽은 그게 아니니까. 이미 첼시는 재정적 압박이 있죠.
감독 입장에선 시간을 준다면서, 자신을 믿는다면서 계속 앵무새처럼 압박하는 게 윗대가리들의 앞뒤 다른 행동이라 느낄 수밖에 없는 거고.
이번 선임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방향을 정하는데 주요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개인적으론 포체티노 선임이 실패했을 때부터 (얘가 성공할 거란 생각 자체가 안 들기도 했고) 본인들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게 맞다 보긴 해요.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