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아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보긴 합니다.
비니시우스가 사실 바르셀로나도 노렸던 선수인데 네이마르의 존재로 비니시우스 본인과 그의 가족들이 거절했었거든요. 물론 네이마르는 여름에 바로 나가버렸지만...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걸 모르고 있었으니 그대로 놓쳤죠.
그리고 이게 이뤄졌다면 바르셀로나는 뎀벨레 오버 페이도 하지 않았겠죠. 네이마르가 남았다면 메시 이후는 물론이고 네이마르 다음도 노릴 수 있었을 거고 네이마르가 나갔어도 비니시우스가 있었던 게 될 테니.
제 블로그에도 당시 비니시우스 이적에 대한 번역이 있을 겁니다.
당시 바르셀로나가 이적료는 물론이고 연봉도 더 불렀음에도 거절을 당했는데 이게 마드리드와 페레즈한테는 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보거든요.
남미 시장을 완전히 뺏겨버린 마드리드가 남미 시장을 되찾아온 시발점이면서 바르셀로나와의 경쟁이 이제 순수하게 돈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훨씬 크다는 게 드러난 이적이었죠.
그리고 바르토메우는 사실 제일 하고 싶었던 건 마드리드를 내외적으로 찍어 누르는 바르셀로나를 초장기 프로젝트로 만드는 거였다 봅니다. 페레즈가 00년대 초반에 했던 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돈을 물 쓰듯 쓰면서 스타 선수들과 차기 유망주들을 모으고 그게 또 돈을 불러 모아 또 다른 선수들을 사는 원동력이 되고.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마드리드가 노리는 선수들을 가능하면 최대한 뺏어와서 팬들에게 우리가 마드리드보다 모든 면에서 한 수 위야. 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던 거죠.
실제로 마드리드보다 더 돈을 많이 벌고 잘 버는 바르셀로나를 간판 홍보로 삼았었죠. 최고 연봉도 여기지. 마드리드가 아니라고 틈만 나면 기사를 냈고. 경쟁 붙으면 돈 더 주는 건 패시브였고.
왜 그러냐면 바르셀로나의 00년대 초반은 피구 런 이후 처참했고 바르셀로나가 먼저 접근을 해도 마드리드를 비롯해 다른 팀들이 부르면 바로 그 팀들을 택했습니다.
당시 바르셀로나가 남미 시장으로 방향을 튼 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선수들이 안 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합쳐져 가스파르트는 떠나고 야심차게 팀을 반등시키기 위해 내걸었던 라포르타의 공약인 베컴도 마드리드가 노리자마자 그대로 가버렸고.
그래서 오래된 바르셀로나 팬들이 히바우두와 더치맨들 (정확히는 코쿠랑 클루이베르트긴 합니다. 데 부어랑 라이지허는 워낙 편차가 심해서 좋아하는 사람 찾는 게 더 힘듬) 을 좋아하는 겁니다.
암흑기에도 남아서 여기가 최고라고 외치면서 뛰었고 본인이 떠날 때가 오면 그것을 인정하고 떠났고. (히바우두는 반 할 때문에 떠났지만.. 그래서 오래된 팬들이 반 할을 증오하기도 하구요.) 오는 선수들마다 다 실패하는 처참한 팀이었는데 이들은 떠나려고 하지 않았죠.
사실 더치맨하면 바르셀로나 하지만 선수로서 성공한 선수는 쿠만 말고 없습니다. 크루이프도 바르셀로나에선 선수로선 별로 이룬 게 없거든요. 오히려 암흑기를 버틴 더치맨들보다도 리가 우승 횟수는 더 적죠. 그냥 카탈란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아주 특별한 이방인이었던 거죠.
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오면 그런 점에서 비니시우스는 단순히 유망주 하나 큰돈으로 영입한 게 아니라 바르셀로나한테서 남미 시장을 뺏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페레즈한테는 인상적이면서도 소중한 선수가 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 봅니다.
대하는 거만 봐도 이건 추측이 아니라 그냥 사실이라 봐도 무방하다 보구요.
그리고 이후에 마드리드는 남미 시장에서 큰돈을 쓰면서 과감하게 시장을 점령하려 했죠. 남미 지역을 주로 스카우팅했던 칼라팟을 수석 스카우터로 올린 것도 비니시우스 이적 직후구요. 선수들 가족의 성향까지 파악하려는 이적 정책의 변화도 이때부터죠. 비니시우스 이적이 뭔가 힌트가 된 거겠죠.
바르셀로나도 그래서 무리하게 뎀벨레를 질러놓고도 겨울 시장에서 또 무리를 해서 쿠티뉴를 끌어왔고 이후에는 말콤과 아르투르 (+ 에메르송, 칠레 아이돌인 비달도 곁다리로) 로 경쟁에 나섰구요. 말콤이 당시에는 꽤 평판이 좋은 브라질리언이었거든요.
근래에 온 엔드릭도 첼시나 파리가 온갖 작업들을 쳐도 비니시우스가 롤 모델이고 마드리드를 좋아해서 여기에 왔다 할 정도니 이제 그의 존재감이 커진 거까지 페레즈가 체감을 하겠죠. 게다가 근래의 성공들에서 비니시우스는 주역이었으니까요.
라포르타가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다 못해 철벽으로 만들어 준 딩요를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오기 직전까지 아꼈던 거처럼 페레즈 입장에선 종신으로 해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또 다른 사이클의 주역이 된 인물을 아끼는 건 정치인으로선 당연한 일 아닐까요.
게다가 해외 언론들 일부는 비니시우스를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로 표현하기도 해서 (유네스코 대사기도 하니까) 정치적인 입장에서 잡음이 너무 많다고 바로 내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금방 반전될 거라 보고 있겠죠.
당연히 축구 선수는 축구 선수 그 자체로 봐야겠지만 협동 조합으로 이뤄진 클럽인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는 절대 그럴 수가 없고. 선수의 입지, 인기, 보드진과의 관계 등은 무시할 수 없는 거라 감안하고 보는 게 맞다 봅니다.
딩요도 현지 팬들도 막바지엔 엄청 싫어했지만 조금만 잘하거나 부활 조짐이 1분이라도 보이면 여론이 바로 바뀌었거든요. 그래서 레이카르트가 검은 양 사건 전까지 뭘 하질 못했죠. 비니시우스도 과정은 다르지만 비슷한 위치에 있는 거 같다 느낍니다.
이게 문제인가 아닌가는 결국 성적이 판단해 주는 거고. 그게 곧 팬들의 민심으로도 나타나겠죠.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