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벤추라는 원래 펩을 따라다닐 생각이 없던 사람임. 근데 티토가 감독 부임하자마자 피지컬 트레이닝도 저번 시즌 실패의 큰 원인 중 하나라 지적했고 권한 조정과 가능한 최대한 교체해 주길 원해서 B팀 시절부터 같이 일하던 아우렐리 알티미라가 부에나벤추라의 자리를 대신한 거죠. 부에나벤추라는 그걸 받아들이고 나간 거고 펩이 뮌헨 갈 때 다시 같이 하자한 거임.
애초에 카탈란도 아니고. 안달루시아 사람이고 베티스의 오랜 팬이자 카디스와 연이 깊은 사람이었고. 파코 세이룰로의 제자 중 하나로 유명했던 사람이라 그 명성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일을 비엘사와 함께 시작한 사람이었고.
뉴웰스에서부터 비엘사의 수석 코치로 명성을 날리던 비바스와도 90년대 에스파뇰에서의 연이 있어서 함께했던 사람임. 이때부터 스페인 클럽들 여러 군데 돌면서 본인 이론을 적용할만한 표본도 자기 스스로 쌓고 있는 사람이었고.
그리고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온 펩이 자신이 나중에 퍼스트 팀 감독을 할 때를 대비해 3~4부 리그까지 다 뒤져가면서 코칭스태프들을 발굴했는데 거기서 걸린 게 부에나벤추라였던 거죠.
펩만 노린 사람이 아님. 당시에 믿거나 말거나지만 퍼거슨도 노렸단 얘기도 있었고. 다른 팀들도 노리고 있던 사람임. 슬슬 주기화 이론과 피지컬 트레이닝의 중요성 그리고 무링요의 떡상 이후로 바르셀로나, 스페인, 아약스 등만 추구해 오던 with ball 훈련이 다른 팀들에게도 강조되는 시기였기에 여러 팀들에서 노린 사람임.
근데 신기한 게 모든 제안들을 다 거절하고 계속 카디스에 있다가 펩과 같이 한 거죠. B팀 시절 같이 했던 알티미라는 그때도 총괄 역할이던 파코 세이룰로의 보조 역할인 트레이너였기에 퍼스트 팀 올라오면서 부에나벤추라의 보조 역할로 이어진 거구요.
펩은 B팀 때부터 팀이 제일 중요한 시기에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론을 고민하던 사람이었고. 파코 외에도 그걸 해줄 수 있는 피지컬 트레이너를 원했는데 당시 기준으론 제일 적합했던 인물이었던 셈이죠. 실제로 펩의 4 시즌 중 3 시즌이 이들의 아이디어대로 돌아갔기도 했고. 마지막 시즌은 보드진과의 마찰로 인한 프리시즌 준비 미흡이 제일 컸고.
부에나벤추라의 초기 이론은 90년대 하드 트레이닝 (뒤지기 직전까지 훈련. 지금 마드리드 피지컬 트레이너인 핀투스도 이쪽) + 파코 세이룰로의 모든 훈련에는 볼이 있어야 한다는 이론에 가까웠는데 펩을 만나면서 감독의 분석에 맞게 훈련을 계속 바꿔가는 거였죠. 선수들 먹는 거까지 하나하나 다 관리하면 더더욱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를 한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함. 메시 식단 관리 아이디어의 일부분이었던 사람.
지금은 안 그러는 거 같은데 펩은 원래 훈련 시간 외에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쳐박혀서 경기만 보던 사람임. 그러고 그 과정에서 티토나 토렌트 같이 관점이 다른 사람들 참고해서 계획 짜고 (이거 때문에 티토의 아이디어를 녹여냈다는 헛소리가 돌아다닌 거. 09-10 부터 펩의 축구는 티토와 노선 자체가 다름) 부에나벤추라는 그거에 맞춰서 트레이닝 짜고. 의사들과 연계해서 회복 훈련 짜고 난이도 조정하고 이게 기초였음.
스태프들을 많이 바꿔왔기에 어느 정도 예정된 이별이었다 생각은 하는데 전 여전히 펩의 거취는 에스티아르테의 거취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정해질 거라 생각함.
이제는 옛날과 다르게 능력 있는 피지컬 트레이너가 많아졌고. 더 가다듬은 이론들을 배워서 현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아졌기도 하구요. 부에나벤추라도 시티에 똑같이 오래 있었는데 충분히 그의 이론들을 전파하고 가다듬을 제자들을 키울 시간은 충분했을 거라 생각함. 지금 시티의 피지컬 트레이너들 부에나벤추라랑 마크 휴즈 때부터 있던 고인물 한 명 빼면 싹 다 어린 거 보면 부에나벤추라 본인도 떠날 시간이 됐다 느낀 거죠.
펩이 떠나는 힌트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일부분 동의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근거로선 부족하다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음. 근데 펩 성격상 진짜 오래 한 거임. 시티 아니었음 진작에 떠나고도 남았을 건데 이거 자체로도 시티 팬분들은 꽤 기쁠 것 같은데... 아님 말구요.
개인적으론 이제 시티도 그만 볼 때가 오고 있는 건가 싶네요. 뭐 후임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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