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원칙주의자가

다스다스 2026. 5. 19. 19:32





(이제 누구 봐야 하나 싶네요.ㅎㅎ)





성격이 바뀌는 게 라이트 팬들도 보일 정도고 본인의 원칙을 깨면서 재계약을 한 번 더 했다는 거 자체가 본인이 찾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라 생각함. 그게 아니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겠죠.





이젠 펩을 제일 오래 보고 제일 다양하게 뜯어본 한국인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의 커리어를 다 지켜보고 있지만 사실 바르셀로나 팬으로선 질투가 날 정도로 시티를 위해서 헌신했다 봅니다.





몇 달 전인가 펩이 준비를 하고 있는 거 같단 얘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펩은 믿을 수 없는 사람하고는 일을 하지 않음.





사방이 정치인 + 내부 유출자가 가득한 바르셀로나 특유의 환경을 겪어본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의 스승이었던 크루이프 그리고 많은 영감을 줬던 반 할이나 비엘사, 사키 등의 일하는 방식이 그랬기도 하고 이탈리아에서의 여러 사건들 그로 인한 본인 평판의 문제 등등... 본인의 경험에 의거한 것도 적지 않음.





그래서 이탈리아 생활을 마무리하고선 본인이 나중에 도움이 될 법한 일들만 한 거죠. 원칙주의자 + 완벽주의자로서 제1 원칙이라 볼만한 게 믿을 수 없는 사람하고는 일을 하지 않음임. 오죽하면 초짜 감독 시절부터 별 관계도 없는 사키가 생각난다는 얘기를 그렇게 들었겠어요. 사키도 본인과 너무 비슷한 모습을 한 감독을 보니 그렇게 칭찬했던 거고. 레이카르트 이후로 굳이 바르셀로나를 그렇게 언급할 이유가 없었음. 펩 때문에 그런 거죠.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능하면 본인이 최대한 넓은 범위로 일을 하려 하고 대부분의 결정권을 갖길 원하는 이유 중 하나기도 했음. 대신 축구 내적인 일들만 그러고 싶어 했던 거죠. 초창기 군대에 가까울 정도의 통제를 했던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임.





바르셀로나는 정치가 판을 치는 더러운 곳이라 절대 그럴 수가 없는 팀인데 그러려 해서 결국 현타가 왔던 곳이고. 뮌헨은 의료진을 비롯해 오래된 전통들이나 일 처리 방식을 펩을 위해서 바로바로 바꿔주기엔 무리가 있던 거고. (그래도 뮌헨 입장에선 최선을 다했다 생각함. 펩도 아니까 시티 가선 변한 거라 보구요.)





제가 워낙 많은 얘기들을 해오고 펩 관련해선 내외적으로 비슷하게 흘러간 게 많다 보니 종종 앞으로 뭘 할 것 같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전 개인적으로 더 이상 클럽 감독직은 하지 않을 거라 보고 있긴 합니다. 펩은 원래 감독직을 오래 할 생각이 없던 사람이기도 하고.





혹여나 할 거라면 이제 부담감이 덜한 곳을 원하겠죠. 아니면 옛날 바르셀로나 B팀처럼 아무것도 없는 애들 가르치고 다듬는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클럽을 원할 수도 있고. 선수 시절 리요나 비엘사를 따라다녔던 거 보면 이쪽으론 아직 펩의 동기 부여를 일으킬만한 요인이 있을 수도 있다 생각은 함. 물론 시티에서 이 부분도 일부분 채웠을 수도 있다 생각은 합니다.
 
 
 
 
이탈리아는 예전 라니에리의 증언 ( 링크 ) 처럼 별로 갈 것 같지 않음. 저 때 당시랑 지금 이탈리아의 환경이 그렇게 바뀌었냐 하면 전 그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돈이나 원하는 선수들을 사줄 수 있는 경제력 등은 펩을 흔들지 못함. 그랬으면 시티가 아니라 첼시를 이미 가고도 남았음. 로만이 보아스 같은 펩 따라쟁이를 선임할 정도로 펩 빠돌이였는데 백지 수표 내밀고 다 해주겠다 해도 수락하지 않은 사람임. 결국 펩 따라쟁이 중 노선을 살짝 틀었지만 어쨌든 가장 앞서가던 투헬 선임까지 했던 거 보면 끝까지 펩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던 사람이죠.
 
 
 
 
 
뭐 근데 이제 보면 힌트를 좀 많이 준 거 같기도 하네요. 이적 시장도 단장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거 보면서 펩이 원하는 선수들을 100% 반영해서 사주진 않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단 얘기도 했었는데 그것도 힌트였던 것 같고. 선수단 휴가도 자주 주는 것도 그렇고. 바르셀로나 때도 마지막 시즌엔 통제를 거의 안 했음. 챔스 4강 홈 경기 앞두고는 아예 가족들하고 밥 먹고 오라 할 정도였거든요.





시티가 바르셀로나보단 훨씬 현명한 보드진을 보유하고 있다 생각해서 늘 펩 이후를 잘 대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왔었는데 이제 진짜 능력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네요.
 
 
 
 
 
저같은 경우는 연속성을 위한 내부 경험자를 선택하는 건 이론적으로 옳은 선택 중 하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너무 뼈저리게 느껴서 우려하는 거뿐임. 마레스카의 능력 자체도 전 아직 의구심이 조금 더 크구요. 당연히 티토보다야 낫겠지만 그게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라 보기엔 무리가 있음.





그래서 정반대로 내외적인 접근을 하는 감독이나 아니면 펩 따라쟁이 중에서도 외적인 부분들을 더 따라하는 감독을 원했던 거. 뭐 그런 매물이 있었냐하면 없었으니 시티도 마레스카로 점찍었던 거겠죠. 알론소는 마드리드에서의 경험이 시티 입장에선 마이너스였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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