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전력만큼 문화나 생활 패턴, 베테랑들을 따라 할 수 있는 환경 등도 중요하다 생각하는 편인데 문제는 그런 것들에 너무 빠져버려서 중요도를 착각하는 경우가 나오는 거 역시 안 된다고 보는 편입니다.
선수 개인 차원에서 더 이상의 상승 여력이 없거나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가 이뤄지기 힘든 선수라면 팀 입장에선 그 선수를 치우는 게 맞습니다. 아무리 내외적으로 영향력이 큰 선수여도요. 근데 감독 입장에선 그런 한계가 보이고 이제 곧 하락세가 올 것 같아도 쉽지 않죠. 내외적인 영향력이 큰 선수가 나가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가니까요.
근데 한편으로 팀의 한계가 명확하게 보였을 때 가장 큰 충격 요법은 나갈 일이 없을 것 같은, 안전한 위치인 것 같은 선수를 갑자기 치우는 거긴 해요. 그래야 새로운 동기 부여가 생기고 새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자신도 안전하지 않다는 자각을 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감독이 이성적인 선택을 못하면 보드진이 이성적이어야 하는 거고. 반대라면 감독이 정말 칼 같아야 하는 거고. 내보내는 방식도 선수가 더러워서 나가거나 아니면 알아서 나가겠다 할 정도로 매몰차게 대할 필요도 있는 거죠. 그리고 이런 큰 변화들을 감독도 견뎌내고 정상화 시킬 줄 알아야 고평가 받는 거구요.
한계가 왔을 때 팀을 과감하게 못 바꾸면 그 팀은 사이클을 이어나가거나 새로운 사이클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서서히 가라앉거나 누적치가 터져 팀이 그냥 고꾸라지거나 비슷한 흐름을 탈 수밖에 없어요.
이건 트로피 문제가 아니라 그냥 경기를 보면 보이는 거죠. 내년에도 똑같이 해서 우승할 수 있냐? 내년의 난이도가 과연 올해랑 같을 거냐? 간단하게 답이 나오는 문제임.
하지만 매년 그래야 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사람들끼리 모여서 일하는 곳이니 너무 이성적이면 거부감을 살 것이고. 이적 시장은 매년 매력적이지 않으니) 어느 순간 유지를 택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고.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동기 부여가 꺾이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죠.
결국 팀이 매우 안정적이거나 매우 화기애애 하다는 건 반대로 그만큼 고여있다고 해석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는 거임.
바르셀로나 팬으로서 유지가 독이라는 걸 너무 많이 봐와서 적어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땐 더더욱 과감하게 팀을 바꾸면서 나아가는 게 맞다 봅니다. 어느 팀이든지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는 이때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미 다 긁어본 선수들이나 상승 여력 없거나 내려갈 일만 남은 선수들 오는 걸 싫어하는 거임. 어느 팀이든 적당히 해주고 적당히 버텨줄 선수 구할 생각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경쟁 구도를 바꿔주고 강화해 줄 영입을 해야 하는 거죠. 어차피 실력제로 정리는 알아서 되기 마련임.
그래서 감독은 전술전략이 어떠냐만 볼 게 아니라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라커룸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 선수들 개개인을 어떤 식으로 살피는지 등등 고려할 게 많죠.
늘 얘기하지만 좋은 감독 = 이론이 좋고 전술전략이 좋은 감독이 아님. 사실 전술전략은 트렌드만 따라갈 수 있어도 충분하다 생각해요. 그 이상을 해주거나 트렌드를 주도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건 정말 특별하면서도 소수의 영역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