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가짜들의 쇼

다스다스 2026. 6. 16. 15:27

 
 
 
 
1. 파비안 루이즈의 위치 변화, 요렌테와 쿠쿠렐라 둘 중 한 명만 먼저 올라가는 좌우 활용을 바탕으로 해서 공간을 만들어 내고 공략하려는 의도가 명확했음. 파비안 루이즈는 파리에서도 포워드 역할을 겸하기도 하고 좌우를 덜 가리고 넓은 범위를 뛰는 것에도 익숙하고 스페인에선 이런 미드필드가 페드리와 얘밖에 없으니 야말과 니코가 없으면 결국 쓸 수밖에 없음.
 
 
 
 
게다가 저 둘이 없으면 안과 바깥을 다 쓰는 포워드들이 아예 없는 명단이다 보니 상호 작용도 잘 안 되는 라인업을 짤 수밖에 없어서 최대한 많은 인원을 넣어서 혼란을 주고 순간적으로 비는 공간을 만들고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 본 거죠.
 
 
 
 
 
게다가 따라가는 수비가 아예 안 되는 가짜 수비수들 두 명을 센터백 조합으로 구성했기에 쿠쿠렐라와 요렌테가 동시에 빠르게 올라가서 상대를 가둬버리는 건 데 라 푸엔테 입장에선 하이 리스크라 판단했을 거고. 그래서 상대가 완전히 다 내려갔다 판단이 될 때, 변형 쓰리백 대형을 깨면서 2대8 페너트레이션으로 전개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될 때. 이런 경우들에만 올라가지 않던 풀백이 마저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음.
 
 
 
 
 
그리고 파비안 루이즈의 위치 변화에 맞게 페드리도 좌우를 넘나들면서 좌우에서 양 방향 패싱이 가능하게 설계를 해두면서 4명이 중앙에 서고 2명이 좌우로 퍼져 6명이 벽을 상대하면서 2명 (로드리, 파비안 루이즈, 페드리 셋 중 둘) 은 상황 판단을 하면서 박스 공략에 나서는 거였죠.
 
 

(이렇게 있다가 어느 쪽이 먼저 올라갈지 선수들이 판단하는 건데 대부분의 경우 쿠쿠렐라가 먼저 올라갔음)

 
 

(쿠쿠렐라가 올라가면 요렌테는 변형 쓰리백의 일원이 되거나 페란 토레스나 파비안 루이즈의 위치 그리고 나머지 미드필드들의 위치를 보면서 본인 위치를 판단하는 거임. 가비는 쿠쿠렐라가 올라오는 타이밍에 맞춰 안으로 들어감)

 
 

(그리고 이렇게 카보 베르데가 다 내려앉거나 오른쪽으로 볼이 넘어올 때, 페란 토레스는 완전히 바깥에 빠져있는 게 아닐 때 요렌테는 바깥을 파면서 치고 가는 거임)

 
 

(요렌테뿐만 아니라 쿠쿠렐라나 다른 미드필드들, 포워드들을 통해서도 계속 나왔고 이후에도 나오던 장면인데 여기선 패스가 막혔음)

 
 

(페란이 빠지라고 손짓을 한 걸 확인한 파비안 루이즈. 세 명이 다 신호를 확인함)

 
 

(이렇게 바뀐다. 문제는 미드필드 3명이 뒤로 다 빠져있으니 중앙은 3명이 채운 건데 이게 계속 문제였다.)

 
 

(페란의 위치를 확인한 요렌테가 이번에는 쿠쿠렐라보다 먼저 올라간다.)

 
 
 
 
 
2. 오야르사발과 페란 토레스가 불확실한 볼에 대한 경합이 잘 안 되고 땅으로 굴러오는 볼에 더 강하니 일단 박고 보는 가비와 위치 변화가 자연스러운 파비안 루이즈를 얘네들 짝으로 붙인 셈. 가비는 도망 다니거나 피하지 않고 일단 과감하게 들어가니 좌우 공간이 더 잘 날 거라 생각한 거고 실제로 쿠쿠렐라를 더 이용하려 한 게 가비가 더 적극적이었기 때문. 간격과 대형 유지도 이쪽이 더 잘 됐고.
 
 
 
 
 
페란의 한계를 파비안 루이즈로 가리려 한 건데 파비안 루이즈 본인도 움직임이 빠르지 못했고 페란과의 호흡이 좋지 못했음.
 
 
 
 
 
3. 팀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는데 상대가 이런 좌우 활용에 금방 익숙해질 것을 선수들이 우려했던 건지 아니면 한 골만 빨리 나오면 경기가 그대로 끝날 거라 생각했던 건지 (당연히 둘 다 있겠지만 우선순위는 있을 거니) 전개를 과하게 빠르게 가져가려 했음. 그로 인해 안 나와도 되는 패스 미스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음.
 
 
 
 
 
너무 이상해서 이미지를 따다가 itv 하프타임 아날리시스도 한 번 들어봤는데 후안 마타와 엠마 헤이스 (미국 여자 대표팀 감독)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역시 똑같은 지적을 제일 먼저 했음. 심지어 데 라 푸엔테가 화내는 장면까지 더해준 걸 보면 감독의 의도였다기보단 선수들이 급하게 플레이하려던 게 맞았다는 거겠죠.
 
 
 
 
 
4. 이 문제는 연장선으로 오야르사발과 페란 토레스의 문제점들을 더 가속화시키고 스페인이 가면 갈수록 더 말려버리는 원인이 돼버렸음. 둘 다 적극적으로 상대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거나 시선을 뺏으려 하지 않고 찬스들을 기다리고 볼을 편하게 받으려 하고 아니면 자신이 찬스가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들 때만 뛰었음. 이럴 거면 둘 중 한 명만 쓰는 게 맞지 않았을까 싶은데 교체 명단을 보니 또 납득이 가기도 하고 딜레마였던 거 같음.
 
 
 
 
 
오야르사발 보니까 한쪽 허벅지에 테이핑을 엄청 많이 해놨던데 왜 썼을까. 하던 데로만 하면, 플랜대로만 잘 굴러가면 쉽게 이길 경기였다는 생각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페란이 유독 멍청한 게 눈에 띄어서 그렇지. 얘도 만만치 않았음. 그렇게 서있을 거면 어떻게든 카보 베르데의 포백과 협력 수비들 사이에서 2~3명 하고 붙어있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기를 쓰고 한 명하고만 붙어있으려 하고 자기 공간 확보 하려는 움직임만 가져가던 거 보면 제정신 아니었음. 셋 중 가비만 인지하고 열심히 하고 있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
 
 

(50분이 넘도록 본인이 찬스가 안 나와도, 동료들이 편하게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중앙에서 오프 더 볼 하던 건 가비 하나뿐이었음)

 
 

(그리고 4명을 빨리 못 채울 거 같으면 3명이라도 빨리 채워야 하는데 계속 페란이 늦었음. 파비안 루이즈도 마찬가지지만 페란이 몇 배는 더 심했다는 거)

 
 

(이러니 요렌테는 못 올라가고 답답한 로드리가 그냥 과감하게 올라가서 채워주는 거임. 상대가 이미 내려앉았기에 여기서 페란이 해야할 건 안으로 들어가는 거지. 저기서 받아서 드리블을 치면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님. 오야르사발도 저기서 편하게 받으려고 저러고 있음)

 
 

(이러면 공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냥 페란만 고립돼서 날리는 거임. 실제로 날렸고. 이러니 패스만 쓸데없이 빨리 나가서 카보 베르데가 더 단단하게 수비할 수밖에 없었던 거)

 
 

(결국 페란이 제때제때 안 채워주는 걸 아니까 파비안 루이즈도 지체하지 않고 그냥 채우러 감)

 
 

(여기서도 페란은 안 뛰니까 페드리의 패스 루트는 박스 중앙, 주변 아니면 없는 거임. 요렌테도 올라오지 못함. 페란이 뭘할 지를 모르니까. 상대는 매우 편하게 수비하는 거고 경기는 답답하지만 패스는 무의미하게 빨리 돌거나 로또 패스 노리게 되는 거.)

 
 

(신기할 정도로 요렌테가 볼을 받으면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음. 돌대가리라 하나밖에 못 알아듣는 건가 싶기도 하고...)

 
 
 
 
 
5. 근데 가비는 움직임만 좋았을 뿐. 플레이의 실속은 사실 거의 없었어서 페란을 차라리 왼쪽으로 보내버리고 메리노를 넣어서 자리를 무조건 채워놓게 두고 페드리와 로드리 둘을 자유롭게 풀어버리고 요렌테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쓰기 위한 선택을 한 것. 근데도 페란 토레스랑 오야르사발이 쌍으로 뻘짓을 하니 페란을 빼버린 거죠.
 
 

(여기서도 둘이서 저러고 있음)

 
 

(10초를 저렇게 낭비하다 페란이 갑자기 뛰죠. 지가 뛰고 싶을 때만 뛰는 거임)

 
 

(야말이 바깥으로 빠지게 만들어야 하니 포백의 한 명이 몰아버릴 준비를 하니까 요렌테는 이때 사선으로 박스를 공략하는 거임. 여기서도 페란은 박스로 안 들어가고 상황을 보다가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음)

 
 
 
 
 
6. 굳이 이 경기에 야말도 모자라서 올모, 니코까지 다 넣었어야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는데 경기 감각과 리듬을 생각하면 그래도 필요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전반전부터 스페인이 말린 게 너무 보인 경기였음. 카보 베르데가 끝까지 침착하게 정신 차리고 잘 버틴 것 역시 칭찬할만한 부분.





가짜 수비수들도 모자라서 가짜 포워드들도 쓴 경기라고 요약하면 적절할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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