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월드컵 포르투갈의 문제점은 크게 2가지. 첫째는 당연히 호날두와 칸셀로임.
호날두가 중앙에 있음으로 인해 어떤 선수를 쓰든 단조로운 축구를 할 수밖에 없게 돼서 그 여파로 마르티네즈는 칸셀로를 선호하는 거기도 함. 개인적으로 칸셀로를 쓰는 것도 굉장한 문제라 보는데 이게 연쇄 작용이라 빼놓고 얘기를 할 수가 없음.
칸셀로는 꺾는 타이밍으로 변주를 주고 어차피 일방적인 상호 작용을 하는 선수니 오른쪽에는 비는 공간 찾아가고 직선적으로 잘 뛰는 선수를 선호하게 되는 거죠. 근데 문제는 칸셀로는 오른쪽에선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안으로 꺾어 들어오면서 변주를 주는 선수가 아님.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선수.
그리고 이 나이를 먹고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들고 다양성을 아예 잃어버린 호날두가 중앙에 위치하니까 다른 선수들도 죄다 위치가 고정되어 버리는 거임. 그러니 볼은 바깥으로 돌 수밖에 없고 감독은 칸셀로를 선호하든 선호하지 않든 일단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호날두가 같이 패싱에 끼어들면서 쪼개주는 것도 아니고 동료들 길을 터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료들이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넓게 돌아다니면서 본인이 때론 보조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님. 그렇다고 또 땅으로 굴려서 간다고 해서 호날두가 드리블을 치는 건 아니더라도 볼을 길게 소유해 주거나 최대한 빠른 시간에 슈팅까지 가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최대한 비는 공간을 찾으려 하고 가능하면 뒤를 노리려 하고 웬만하면 중앙에서 상대 선수들 사이에 서있고 그게 다임. 거의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가 원투 터치 안에 끝나는데 상대가 빠르게 붙으면 그마저도 안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거고.
둘째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즈임. 계속 국대만 하고 오래된 감독이라 그런지 경기 템포에 대한 고정 관념이 있음.
그래서 직선적으로 스피드로 승부를 보는 선수들을 이른 선제골을 넣어야겠다는 의도가 있거나 상대 전력이 엄청 떨어지는 거 아니면 항상 후반전에만 쓰려하니까 경기 양상이 늘 비슷하게 흘러감.
그 선수들은 골이 안 나면 2~30분 안에 골을 넣어야 한다는 임무를 받고 들어가니 무리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거. 선수들이 조급한 게 아니라 애초에 감독이 조급한 상황들을 계속 만들어 놓는다는 소리임.
그리고 신기할 정도로 도망 다니는 놈들이 많음. 근데 또 적극성은 떨어지고. 펠릭스를 대체 왜 쓰나 싶었는데 얘가 적극적으로 보일 정도로 죄다 적극성이 엄청 떨어짐. 어떻게 이런 애들만 있지 싶을 정도.
2. 포르투갈부터 얘기하면 미드필드들이 스타트를 끊을 때만 전방위 맨투맨을 썼음. 이게 가능한 건 누누 멘데스 덕분이었는데 누누가 주변 동료들과 자리가 바뀌거나 아니면 자신 대신 누가 먼저 야말을 맡고 있거나 야말이 위험 지점과는 상관 없이 좀 떨어져 있을 때만 과감하게 움직이고 그 외의 상황에선 야말을 맨투맨으로 맡아줬음.
누누 존재 덕에 야말한테는 1명만 붙이고 협력 수비도 초장에 가거나 필수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최대한 기다렸다가 박스 근처나 박스에서만 잡으면 되니 오른쪽은 물론이고 박스에서도, 중앙에서도 숫자 싸움에서 유리했는데 그걸 경기 내내 잘 못 살렸음.
특히 누누를 제외한 수비수들이 볼만 보거나 판단이 느려서 선수들을 자주 놓치는 게 경기 초반부터 거슬렸는데 결국 막바지에 이 부분에서 사고가 나서 실점했음. 헤나투 베이가만 뭐라 할 게 아니라 90분 내내 디아스도 맛이 간 건가 싶을 정도로 별로였고 칸셀로나 달로는 말할 것도 없었음.
누누 멘데스가 나간 이후에 문제가 된 부분은 더 이상 전방위 맨투맨이 불가능해지면서 주앙 네베스의 동선이 기존보다 더 왼쪽으로 고정되어 버린 것과 야말한테 협력 수비를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로 가야 했다는 거. 결국 이렇게 되니 로드리랑 페드리, 올모가 기존에 비해서 훨씬 더 자유로워지면서 경기가 말리기 시작했음.








3. 스페인은 포르투갈 상대로는 중앙만 안 내주면 알아서 바깥으로 돈다는 걸 간파하고 포르투갈을 상대로 전방 압박을 빡세게 하기보단 1~2명씩만 빠르게 붙어서 직선 루트만 막아주고 나머지는 내려가서 간격과 대형을 맞추는데 집중했고 이게 잘 먹혔음.
그리고 가짜 수비수들이 티가 거의 안 났던 건 가짜 수비수들을 가장 크게 가려주는 쿠쿠렐라를 집중 공략해서 괴롭히는 모습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 오늘 포르투갈도 크게 전환을 할 때 빼곤 쿠쿠렐라 쪽에다 롱볼을 갈겼는데 쿠쿠렐라가 이거에 흔들리거나 무너질 정도로 집요하게 강한 공략이 나오지 않았음. 그만큼 포르투갈이 단조롭고 뻔했다는 뜻이기도 함.
4. 두 나라 다 승부수는 후반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였음. 포르투갈은 스피드로 승부를 볼 겸 야말한테 협력 수비 붙는 걸 이용하려는 스페인한테 한 방 먹일 겸 레앙을 넣은 거고. 스페인은 박스 근처에선 바에나보다 나은 페란 토레스를 넣은 거고.
두 번째 승부수도 포르투갈은 양 사이드 다 스피드로 승부 볼 거야였고. 스페인은 일시적인 포워드 역할이 가능한 선수들을 넣으면서 도망 다니는 오야르사발과 영리하지 못한 페란 토레스를 메워주려 했음.


5. 페란 토레스 마지막에 슬라이딩 태클 할 때 와 저 멍청한 짓 한 번에 설마 연장 가나 했는데 그래도 안 먹혀서 다행임. 먹혔으면 욕 진짜 무진장 먹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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