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페인이 프랑스의 공격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었음.
올리세가 가능하면 터치 라인으로 안 붙고 중앙에서 여기저기 끼어들면서 패스 루트를 뚫어주는 편인데 상대가 뒷공간을 내주는 게 아니면 중앙에서 중앙으로 뚫어주지는 못하고.
중앙에서 좌우 측면을 거쳐서 다시 중앙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패스 루트를 막아버리고 측면에서의 숫자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 프랑스가 원활한 공격을 할 수 없다 판단한 거고 이게 완전히 먹힌 거임.
올리세가 전반전 30분 조금 넘게 계속 중앙에서 뛰었는데 가능하면 로드리가 맨투맨으로 붙거나 놓치지 않되 로드리가 안 붙어도 되거나 프랑스가 왼쪽으로 전개할 때는 그쪽으로 가면서 이때만 파비안 루이즈가 올리세를 맡았음.
그리고 이렇게 올리세를 통한 전개를 최대한 막으니 프랑스가 제대로 된 공격도 몇 번 못 해보고 완전히 말려버렸고.
데샹의 대응책은 올리세를 오른쪽 측면으로 빼고 뎀벨레를 중앙에다 옮겨놓는 거였는데 이게 문제가 뭐냐면 뎀벨레나 음바페나 좋은 위치와 공간을 찾아다니는 선수들이지. 본인들이 안 풀리는 상황들을 나서서 해결해 주는 선수들이 아니니 중앙을 완전히 스페인한테 내줘버린 거임.
2. 이런 와중에 중요한 선수는 라비오였는데 라비오가 프랑스에서 꽤 중요한 자원으로서 기능하는 건 앞에 있는 포워드들을 이어주는 고리이자 동시에 일단 시도하고, 박아보고, 과감하게 뛰는 스타일의 선수여서임.
수비수들도 우파메카노 말고는 다 모르겠다 했던 것도 기다리는 수비와 안정적인 선택지가 기본 베이스인 선수들이라 하이 리스크 플레이를 아예 안 하기 때문. 쿤데나 추아메니는 아예 고착화가 되어가고 있는 선수들이고. 실제로 전반전에 헤맬 때도 어떻게든 올리세로 가는 패스 루트를 찾고 뚫으려고 했던 건 우파메카노밖에 없었음.
라비오가 이른 시간에 카드를 받고 퇴장을 논할만한 상황들이 여러 차례 나오니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선수인 코네로 바꿔치기한 게 꽤 컸음. 왼쪽으로 가는 길을 그나마 뚫어주던 라비오가 빠져버리니 후반전은 더 답답했던 셈.









3. 게다가 전반전에 유효했던 게 하나 더 있었는데 음바페가 왼쪽-중앙을 오고 갈 때 안 놓치려고 쿠바르시가 상황을 보고 박아야 하면 고민도 안 하고 일단 박았음.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전방 압박을 빡세게 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하면서 빨리 내려와 간격과 대형을 갖추거나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도 7-8명이 참여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뒤도 신경 쓰던 게 로드리가 옛날만큼 넓은 범위 커버가 안 되고 쿠바르시나 라포르테가 한 번 선수를 놓치면 따라가는 수비가 안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방지하고자 한 건데 이 대응도 너무 잘 먹혔음.
이거에 몇 번 당하니까 음바페가 여기저기 옮겨 다니기 시작했던 거고. 후반전 초반엔 음바페 위치 변화와 동시에 올리세를 최대한 자유롭게 풀어서 대응하려 했던 거임. 이 마저도 먹히지 않으니 야말을 못 따라가서 과하게 의식하던 디뉴를 치우고 올리세를 대신할 셰르키로 마지막 승부수를 본 거죠.
4. 로드리가 반쪽짜리가 됐다고 하는 건 여전히 팀에서 제일 많이 뛰고 동료들의 위치와 상대 선수들을 보면서 좋은 자리를 잡고 대응하지만 이걸 최대한 넓게 해주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하프 라인 아래에서만 해주기 때문.
사실상 가짜 수비수들을 지키면서 본인도 지키는 거임. 로드리가 앞으로 많이 튀어나가 있을 때는 그만큼 상대 선수들도 다 들어와 있거나 자신 대신 자신 역할을 할 선수가 있을 때.
이번 경기도 잘 보면 로드리가 앞에 있을 때는 뒤에 스페인 수비수들보다 프랑스 선수들 숫자가 훨씬 적을 때가 대부분임. 아니면 파비안 루이즈가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이런 부분에서 파비안 루이즈는 오늘 경기는 스페인 좌측면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라기보단 로드리의 파트너로서 로드리가 메워줄 수 없는 것들을 메워주고 보조해 주는 역할을 훨씬 더 많이 했음.
5. 또 루즈볼이나 오프 더 볼 싸움에서도 차이가 꽤 컸고. 스코어는 2대0 이지만 데 라 푸엔테가 데샹을 완전히 잡아먹은 경기. 데 라 푸엔테는 음바페를 위한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잘 알고 있던 거고.
데샹은 스페인이 하던 데로 하되 기존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로우 리스크로 풀어나간다고만 생각했던 거 같음. 그러니 웬만한 팀들은 다 하는 가짜 수비수들 공략이나 쿠쿠렐라 공략도 시도할 생각도 안 하고 계속 패스 루트 찾는 데만 꽂혀있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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