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시작부터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상대 머리나 목을 치면서 반칙을 했는데 단순히 주심의 판정 기준을 확인하려는 성격의 반칙은 아니었고 뭔가 의도한 게 있는 거 같았음. 뭘 의도한 건지는 당연히 추측 정도에 그치겠지만 잉글랜드가 역으로 거칠게 나오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말려버리길 바랐던 거 같기도 한데... 뭐 먹힌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12분 즈음에 주심이 경기를 잠깐 멈췄던 것도 잉글랜드 선수들이 같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니까 그랬던 건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한 번 경기를 멈춰서 진정을 시키려 한 후부터는 주심의 판정 기준으로 그대로 끌고 갈 게 아니라 경고성으로 누구한테든 카드를 빨리 꺼냈어야 한다 보긴 했음.
결국 냅두니까 맥 알리스터랑 탈리아피코가 제임스랑 로저스를 쳤을 때 투헬이랑 코칭스태프들이 터졌고. 앤더슨이 메시 진로 방해하면서 몸통 박치기 하니까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결국 터졌고.
이런 경기에서 37분에 앤더슨 반칙으로 첫 카드가 나왔다는 거 자체가 사실 그러려니 넘길만한 문제는 아니었음. 이건 아르헨티나가 문제라는 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경기 흐름이 흘러가고 있다면 주심이 카드를 더 과감하게 꺼냈어야 한다는 거임. 웬만하면 심판 얘기 안 하는데 이 경기는 첫 카드 전까지 그냥 방관자였음.
2. 잉글랜드는 드디어 마두에케를 치우고 라인업 변화를 줬고. 라이스 상태가 안 좋은 걸 감안해 가져갔던 앤더슨 왼쪽 기용을 다시 가져갔음. 오라일리 대신 스펜스가 나온 건 오라일리가 사실 미드필드 출신이라 그런지 그렇게 직선적인 풀백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고 고든이 월드컵 중반부부턴 본인의 역할을 잘 인지했으니 움직임과 체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스펜스가 더 적합하다 본 걸로 느껴짐.
그리고 결국 오라일리를 라이스의 교체 자원으로 넣은 거 보면 라이스처럼 측면-중앙을 오고 가거나 센터백을 도와줄 수 있는 상호 작용이 좋은 미드필드 겸 보조자의 부재 역시 감안한 선택이었던 것도 있을 거고.
3. 아르헨티나는 양 측면 공간을 풀백들에게 최대한 맡기면서 오른쪽 미드필드 (이전엔 데 폴 오늘은 시메오네) 가 메시의 책임 범위를 덜어주면서 우측 공격에도 기여하고 나머지가 왼쪽 공격 보조와 중앙을 책임지는 축구를 하는데 아무래도 메시를 제외하곤 기술적 우위를 가져갈 선수는 없는 스쿼드라 측면 파괴력이나 개인이 뭔가 혼자 해내는 건 거의 없는 게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음.
그만큼 풀백들의 책임 범위가 넓기도 하고 스쿼드가 밸런스가 좋은 편은 아니라 누굴 만나든 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있는 거기도 하고.
엔조나 맥 알리스터, 알바레즈도 그전과 비교했을 때 노련해지고 발전한 부분들도 있겠지만 일단 뛰고 보는 그런 모습들은 이제 잘 보이지가 않아서 사실 이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그래서 지인들하고 경기를 볼 때 시메오네를 써봤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는데 조금은 나았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애매했던 거 같음.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파레데스가 잘해주고 있었는데 반대로 오늘은 아니었음. 풀백들의 책임 범위가 넓고 엔조와 맥 알리스터, 알바레즈가 이전 같지 않다 보니 센터백들도 하이 리스크 플레이들을 자주 하게 되고 때론 미드필드가 그 부분을 덜어줘야 하는데 이걸 잘해주고 있던 게 파레데스임.
파레데스는 본인이 따라다니면서 지연을 해줘야 할 때나 붙어줘야 할 때는 하고. 리산드로나 로메로가 튀어나가거나 지연을 시켜주면 뒤에서 기다리는 수비를 하고 때론 앞선에서 압박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이번 경기는 이런 부분들이 아쉬웠음.
파레데스가 케인만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때론 라이스나 앤더슨한테 따라갈 때가 있었는데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을 안 하고 그렇게 움직이니까 문제가 됐던 거임. 사실 고든 골도 이래서 나온 거고. 루즈볼 뽀록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미 잉글랜드 선수들은 다 달리고 있었음.



4. 결국 사고가 난 이후 수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판단한 스칼로니는 후반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전에 먼저 승부수를 띄웠음. 파레데스를 빼고 니코를 넣으면서 좌우 풀백들의 책임 범위를 줄이고 브레이크 이후에는 데 폴과 몬티엘을 넣어서 오른쪽 체력을 보충하고 오타멘디를 넣어 수비 숫자도 맞춘 거.
잉글랜드 문제는 이때부터 보였는데 먼저 볼을 보거나 누가 잡았는지 확인을 하니까 그냥 볼을 잡은 동료를 믿고 일단 뛰고 보는 선수를 놓치기 시작하면서 수비 불안이 시작됐음.
투헬 입장에선 볼이나 메시가 어디서 잡았는지 메시가 잡은 게 아니면 메시 위치가 어딘지를 확인하려고 하는 거 같으니까 아예 박스 숫자를 늘리는 게 맞다 판단한 거고 스칼로니도 놓치지 않고 라우타로 투입 타이밍이라 느껴서 넣은 거임.






5. 물론 동점 골이 이걸로 나온 건 아니지만 계속 찬스들을 내주고 흔들렸던 건 이게 제일 컸음. 투헬은 어차피 이기고 있으니 합리적인 선택은 수비를 늘리는 거라 판단한 거고. 근데 중요한 건 고든을 뺀 게 결국 동점 골을 내준 원인이 됐다는 거임.








6. 투헬의 선택은 투헬의 성향과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전 경기 양상을 고려하면 그렇게 비판할 문제는 아니었음. 거기서 흐름을 바꿀만한 선수가 있었다면 얘기가 달랐겠지만 그런 선수도 없었고. 투헬이 이럴려고 이렇게 선수단을 뽑은 거니까.
BBC 와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투헬 본인도 이미 경기 양상이 경합에서 지고 찬스들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런 흐름을 고려한 자신의 선택이었다 했는데 문제는 그럼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더 명확한 지시를 해서 선수들이 어떻게 수비를 해야 하는 지를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거임.
사실 비판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무슨 얘기를 했냐라는 거.
이번 잉글랜드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도 투헬이 너무 오락가락하고 안일했다는 거임.
상대 분석을 하는 게 맞나 싶은 경기도 있다가 선발 라인업도 이상하게 냈다가 교체도 느리게 했다가 등등... 파리 이후로 많이 변했다 느끼긴 했지만 이건 변했다의 문제가 아니라 안일함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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