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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PPEOL 6

by 다스다스 2024. 7. 23.

 
 
 
 
콤파니 얘기하다가 레이카르트로 이어져서 무링요까지 오는 잡담.
 
 
 
 

(반 할 1기 성적을 떠나 팀 자체나 경기력은 가장 괜찮았던 시즌인 98-99 시즌 보면 꽤 자주 보이는 그림임. 감독 반 할, 수석 코치 쿠만, 코치 무링요)

 
 
 
 
당시 레이카르트의 후임으로 무링요를 원하던 건 마냥 이상한 현상은 아니었음. 일단 팀이 기강이 무너지고 스타 선수들의 파워가 너무 쎄지는 와중에 보드진이 그걸 감싸버리니 감독이 외톨이로서 싸웠다는 점. (사키는 이거 때문에 레이카르트가 06-07 부터는 잘할 수가 없었다 지적했었음) 그리고 언론들이 출입이 자유로워서 짬밥 좀 되는 기자들은 별에별 정보들을 다 가져가니 경기 전후 기사들과 기자회견장은 늘 난리였다는 점.
 
 
 
 
 
그리고 07-08 시즌부턴 메시가 없으면 진흙탕 축구, 1골 싸움 하다가 먼저 먹히거나 앞서나가다가 선수들 체력이 갑자기 동시에 확 떨어지면서 연속으로 실점하거나 아니면 역전패 당하거나 하고 점유율만 5~60% 채우고 맨날 경기 중간에 리듬을 잃었다. 지배력을 잃었다. 이랬으니 팬들 불만이 장난 아니었음.





쌓이고 쌓이다가 리가 경기에도 깜노우에 관중들이 손수건 흔들기도 귀찮아서 안 오기 시작하다가 막바지에 4만 명도 안 오는 참사가 일어난 시즌.
 
 
 
 
 
이러던 와중 무링요가 후보로 급부상한 건 본인이 바르셀로나 감독을 하기를 강하게 원했다는 게 제일 컸고. (내부 승격 대상이었던 펩을 제외한 외부 후보 중 가장 의지가 강했음) 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서류 뭉치들 (당시 레이카르트 및 전력 분석, 스카우터들이 갖고 있던 정보 이상의 세세함) 을 들고 바르셀로나에 나타난 그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언론들을 통해 공개될 때 늘어져버린 팀에 들어올 워커 홀릭의 의지가 보였다는 게 컸음.
 
 
 
 
 
그다음은 솔직히 카탈루냐 지역 언론들은 물론 스페인 전 지역의 언론들이 싫어하는 인물이었다는 게 컸다 생각함.





롭슨을 거치고 반 할 아래에서 코칭을 배우면서 카탈루냐 언론들은 무링요를 무례하고 존중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죠.





경기 후에도 불만이 많고 너무 행동이 거칠어서 펩이나 루쵸, 피구 같은 선수들이 말리는 일도 많았던 사람이었음. 항상 우리 팀의 패배에는 어떤 이유가 있고 심판 판정은 늘 우리 쪽이 불리하다고 하던 사람이었죠. 많이 안 알려져서 그렇지. 원래 이런 사람이었음.
 
 
 
 
 
레이카르트는 뭐만 하면 내가 잘못한 거다. 그가 혹여나 잘못했어도 그건 내 책임이다.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등등 피해 가고 기자들에게 여지를 안 주려 했다면...





당시 무링요는 예를 들어 호나우딩요가 어제 술집에서 발견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하면 당신 아내랑 놀았다던데? 하는. 데코가 어제 맥주 마시고 드럼 치고 놀았다던데? 하면 그거 당신 누나랑 그랬다던데? 하는. 마르케즈가 어제 갑자기 마드리드 가서 여자친구 만났다던데? 하면 당신 딸내미 커플이랑 더블 데이트 했다던데? 하는 그런 통쾌함을 원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생각함.
 
 
 
 
 
뭐 이미 예전에 써놓은 것들이 있어서 당시 상황들이나 무링요와 바르셀로나의 얘기들은 지금 보기엔 좀 가독성이 좋지 않아도 이때 글들이 더 도움이 될 것 같고. (클릭1) (클릭2)
 
 
 
 
 
반대로 거부감이 심했던 사람들은 일단 크루이프와 사이가 멀어져 공개적인 자리에서 설전을 벌이고 서로를 씹어대며 팀의 상징적인 인물한테 축구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구닥다리라고 욕했던 게 제일 컸죠.





크루이프도 얘 쓸 바엔 레이카르트 1년 더 주거나 당시 3인의 후보 (펩, 무링요, 라우드럽) 중 가장 팬들이 싫어하던 라우드럽을 쓰자 했었음. 그러다가 레이카르트 본인도 떠날 의사를 드러내고 보드진이랑도 도저히 답이 안 보이니 치키랑 합의해서 펩 얘기했던 거죠. 라포르타도 비판 여론들을 못 이겨서 크루이프 조언도 무시하고 무링요 조건을 들어봤던 거임.
 
 
 
 
 
그리고 2년 동안 쌓인 잡음에 기가 빨리다 못해 질려버린 팬들 입장에서 별 것도 아닌 걸로 욱하고 맞받아치는 무링요가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잡음은 사실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임. 통쾌함 몇 번 얻는 대신 따라오는 불쾌함은 더했을 테니. 그러니 보드진은 조건 들어볼 때 반대로 신사적일 것을 협상 불가로 걸었던 거고.
 
 
 
 
 
근데 당시 팀의 문제점들을 꽤 명확하게 바라본 사람 중 한 명이긴 했음. 당시 무링요의 바르셀로나 행의 쟁점은 과연 그가 첼시 시절 자신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가장 알맞아서 했다는 본인의 말에 맞게 바르셀로나 와선 바르셀로나에 맞게 했을까인데 마드리드 2년 차 때부터 하던 거 보면 어느 정도 지키지는 않았을까 싶긴 함.
 
 
 
 
 
확실한 건 왔다면 바르셀로나의 미래는 많이 달랐을 거고. 챠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갔을 거고. 펩 과르디올라는 수석 코치로 퍼스트 팀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바르셀로나에 영광을 가져오긴 했겠지만 이 정도의 임팩트를 남기고 좋은 출발을 하진 못했을 거임.





대신 펩 => 루쵸로 이어지는 그림은 훨씬 잘 그려지긴 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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